-퀵커머스에 대한 기대와 우려감 높아져

그래픽 뉴스워커 그래픽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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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전부터 빠르게 빠르게를 외쳤던 사람들이다. 식당에서는 주문한지 5분도 되지 않아서 왜 나오지 않냐고 하는 사람들이 있고 중국집으로 자장면을 주문한 후 10분 후에 다시 전화해서 출발했는지를 물어보는 민족(?)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만큼 우리들은 빠른 문화에 빠져들어 살아가고 있었다. 술 먹는 것도 빠르게 취하기 위해 폭탄주를 만들어서 먹는 우리들이다.

이런 빠른 문화 때문에 경제성장을 이룩했다는 말도 있지만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나 성수대교 붕괴사고 등 각종 사고와 관련해서는 우리의 이런 빠른 문화가 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분명 빠르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 이면에는 언제나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것 같아서 어떤 때는 두렵기 까지 하다.

아직까지도 우리들은 펜더믹시대, 비대면 시대, 코로나19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물론 종식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그 시기를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좁디좁은 한국 땅에서 또다시 빠른 배송을 넘어서 퀵커머스 배송이라는 새로운 명제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과연 코로나19시대가 끝나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주문을 지금보다 더 많이 하고 그 시장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인가. 소비자들은 별로 관심은 없지만 앞으로 우리의 삶이 좀 더 편리해질 것이라는 예측은 가능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비용발생이 늘어나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을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제품 품질보다 빠른 배송만이 경쟁우위 전략


새벽배송이나 로켓배송이 처음으로 등장했을 때 호기심에 물건을 시켰는데 다음날 아침에 물건을 확인했을 때의 놀라움은 이제 없어지고 배송이 늦게 되면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하니 우리는 이미 이 같은 시대에 적응하면서 빠르게 빠르게순응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음날 도착하는 것도 느린다고 해서 퀵서비스를 활용한 퀵커머스시대가 됐다고 한다. 예전의 퀵서비스는 서울지역 내에서 간단한 서류나 급하게 전달해야 할 물건 등을 가장 빠르게 전달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특히 동네 마트에서는 구매한 물건을 일정금액 이상이면 주택이나 아파트 집 앞 까기 배달해 주는 서비스가 있는데 이제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 이츠에서도 주문하면 바로 배송해 준다고 하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리함을 넘어서 놀라울 따름이다. 이제는 마트 갈일이 없다고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는 중이다.

주문 후 당일 배송도 빠르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도 많이 있는데 이제는 2시간 내 배송을 넘어서 1시간 내 배송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니 이제는 빠르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 이츠가 이제는 생필품, 신선식품 등 퀵커머스 시대를 앞장서고 있다. 사실 이제 가격 및 품질보다는 배송 경쟁력이 먼저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좋은 품질을 선택하고 빠르지는 않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구매하는 시대가 아니라 품질은 브랜드를 보고 결정하고 언제 도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사항이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제품의 품질이나 마케팅보다는 빠르게 배송할 수 있는 업체에게 상품을 진열하고 소비자는 그냥 온라인으로 주문만 하게 되니 온라인 쇼핑몰의 파워게임은 점점 커지고 제조업체는 물론 생산 업체들은 그만큼 더욱 어려운 상황이 봉착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대행수수료 적게는 20%~최대 50%까지 수수료 폭리


최근에는 단건 주문 형태로 변경되면서 주문 건마다 적게는 20~30%, 많게는 50%까지 수수료·배달료 명목으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매출액은 늘어날지 몰라도 손에 쥐는 돈은 적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결국 배달대행업체들만 수익을 보는 구조라는 것이다. 소비자들도 예전에는 빠르게 도착했는데 1시간 전에 주문해야 자신의 원하는 시간에 먹을 수 있다고 하니 이제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볼 때 고객 입장에서도 더욱 서비스 수준이 낮아진 셈이다.

결국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 수준은 예전과 다르게 낮아지게 되고 생산 업체들은 매출은 늘었지만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점점 높아지게 됨에 따라서 수익은 점점 줄어드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업체들은 그로 인해 플랫폼 사업자로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이렇게 수많은 기업과 소비자, 노동자들의 희생이 뒤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욱이 기업들은 수수료가 높아지면서 제품 가격을 상승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빠르게 배송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오토바이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기준으로 도로를 누비는 오토바이 수가 약 229만대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중 90% 이상은 배달용 오토바이로 나타났다. 이들 오토바이는 도로뿐만 아니라 급할 때는 인도로 달리는 것도 예사라서 2020년 기준 사고 건수가 21천 건이 넘었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 수도 525명으로 집계돼 하루 평균 1.4명이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험가입도 제대로 되지 않은 그들의 질주를 막을 수는 없지만 지금이라도 제도적인 뒷받침이 선행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다시 퀵커머스의 등장으로 업체 간 출혈경쟁이 지속화되고 있고 배달원의 안전보다는 빠른 서비스만을 추구하고 있어서 일각에서는 이제는 속도보다는 안전한 배송 문화의 정착이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폭리를 취하는 배달앱에 대한 규정이나 법규제정도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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