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전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상반돼…대기발령 조처
-“젊은 꼰대·역꼰대라는 말까지 등장 易地思之 자세 필요”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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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A그룹 최연소 임원으로 화제를 모았던 30A상무가 막말 의혹으로 대기발령 조치를 받아 주목을 받고 있다. A상무의 폭언은 직장인 익명 앱에 폭로 글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동료에게 바보냐는 말은 물론 욕설까지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서는 A상무가 직원에게 인신 공격성 막말을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작성자는 A상무가 사람한테 대놓고 후지다’·‘바보냐’·‘모자라냐등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러 간 직원에게 오래 걸리게 왜 보건소로 갔냐등의 발언도 했다고 전했다.

작성자는 상황이 정말로 심각하다. 그동안 몇 명이 퇴사했는지 보셨냐면서 한 사업부 인원의 절반이 회사를 나가버린 경우도 있다고 폭로했다.

A그룹 계열사 관계자는 해당 임원은 조사 중에 원활한 업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기 발령된 상태라고 밝혔다.

1985년생인 A상무는 지난 2019년 말 단행한 A그룹 계열사 인사에서 최연소 여성 임원(당시 만 34)으로 주목 받았다. 이곳은 성과주의 인사 원칙에 따라 해당 상무를 발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가 진두지휘한 헤어·바디케어 부문이 높은 매출 성장률을 거뒀던 것.

A상무는 2019년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당시 해당 계열사는 물론 A그룹 내에서 최연소 30대 임원으로 기록을 세웠다. 당시 언론보도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여자 이명박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초고속 승진의 주인공이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965년 현대건설 평사원으로 입사해 3년 만에 과장으로 진급했다. 그리고 1년 후 부장이 됐다. 2년 후 임원으로 승진해서 현대건설 이사가 되고 32살에 전무, 33살에 부사장, 36살에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으로 발탁됐다. 이 전 대통령의 승진은 입지전적인 일로 회자된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을 거쳐 대통령까지 됐지만 여성 상무는 막말 논란으로 대기발령 신세가 됐다.

유리천장을 뚫고 최연소 여성 임원이 됐다는 당시의 찬사와는 상반된 모습이라 안타깝다. ‘꼰대는 흔히 연륜이 있는 이들 중에서 본인의 말만 옳다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30A상무의 막말을 보면 극강 꼰대가 따로 없다. 역시 나이가 전부가 아니다. 회사는 일만하는 곳이 아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도 중요하며 일을 통해 배울 것이 있다는 사실을 느낄 때 애사심을 가지고 다닐 수 있다. 상사의 역할이 중요시 되는 이유다.


젊은 꼰대도 문제 다분능력·성과주의도 장단점 있어


꼰대는 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은어다. 기성세대 중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자신보다 지위가 낮거나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질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하지만 A상무처럼 나이가 상대적으로 어린 젊은 꼰대도 있다. 사실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결국 상대방을 대하는 마인드의 문제다.

사람이 어떤 직위에 있게 되면 그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변하게 마련이라는 말을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서도 그런 경우를 익히 봐왔다. 어리숙했던 사람이 어떤 직책을 맡으면 유능해 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반대로 겸손했던 사람이 갑자기 무례해지는 일도 있다. 기억해야 할 것은 어느 자리든 그에 합당한 책임이 따른다는 것. 예컨대 결혼해서 부모가 됐을 때도 그냥 어른이라는 타이틀만 붙는 게 아니라 아이를 길러야하는 책임과 의무가 함께 따라온다.

최근 재계의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능력위주의 평가다. 나이를 불문하고 전문성과 능력, 추진력을 앞세운 젊은 임원 비중을 늘리는 등 그룹의 핵심 사업에 유능한 인재를 전진배치하고 있다.

기업 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국내 500대 기업 중 334곳의 임원 평균 연령 분석한 결과 총 임원 13567명 중 약 24.7%(3351)의 나이가 50세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500대 기업 임원 100명 중 약 25명이 젊은 임원인 것이다.

특히 A그룹여풍이 거센 걸로 알려져 있다. 실제 그룹 내 여성 임원 규모는 2019년 말 39명에서 2020년 말 51(부사장 1·전무 9·상무 41)으로 증가했고 전체 임원 중 비중도 5.5%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젊고 능력 있는 임원을 발탁하는 배경을 두고 최근 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와는 물론 직원과 소통하는데 장점이 된다고 설명한다.


대안 제시할 때 비난보다 조언역꼰대인지 자문해야


하지만 A상무의 경우 직원들과의 소통은 고사하고 불통의 대명사로 꼽혔다.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 게시된 글에 따르면 A상무의 태도는 아랫사람들을 무시하며 인신공격했다. 해당 기사를 접한 누리꾼들도 꼰대와 갑질은 나이, 성별과 무관하다는 댓글 반응을 보였다.

단순히 비판을 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오히려 아랫사람에게 마음의 상처만 줄 확률이 높다. 하지만 조언은 다르다. 조언은 대안을 제시해주는 것이다. 무조건 틀렸다고 말하는 것 보다 실수를 재발방지를 위한 차원의 말이 훨씬 도움이 된다. A상무는 함께 일하는 이들에 대한 애정도 없고 대안도 없이 비난만 쏟아내 직원들의 원성을 샀다.

꼰대와 갑질은 살아온 시간인 나이와는 별개다. 마인드가 중요하다. 나이가 많든, 적든 상대를 대할 때 훈계와 조언의 의미를 알았으면 좋겠다. 윗사람이라고 해서 비난 섞인 훈계는 마음의 상처만 남을 뿐이다. 윗사람이라면 업무 관련해 실수한 내용을 두고 문제를 풀어갈 방법과 대안을 제시해야한다.

다만 역꼰대는 조심해야 한다. 꼭 필요한 조언, 과오 등을 알려주는 상대방을 꼰대라고 지칭하며 소통을 아예 차단해버리거나 선배를 이용·무시하는 이들이 역꼰대. ‘역꼰대들은 오히려 리더들을 외롭게 하는 존재다.

결국엔 개인의 권위의식과 조직에 자리 잡고 있는 갑질 문화에서 모든 문제가 비롯된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잘못된 언행에 대한 자각이 있어야 한다. 젊은 사람들 중에도 내가 권위적인 생각을 하는 건 아닌가질문 해보며 본인을 먼저 살펴야 한다.

우리는 상대적인 세상에 살고 있다. 절대적인 게 있을까. 지나친 권위의식은 덜고 소통을 채워야한다. 모든 직원이 본인의 의사를 말로 표현할 수 있을 때 수평적 조직문화에 가까워질 것이다. ‘리더는 외롭지 않고 신입 사원은 두렵지 않은 조직이 되는 길은 진부하지만 역지사지의 자세다. 한 번이라도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해 보려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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