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산업은 오는 2020년 300조원을 바라볼 만큼 거대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국내 유통시장의 구조를 살펴보면, 가장 크지만 현재는 그 규모가 축소돼 가고 있는 재래시장을 들 수 있으며, 이어 재래시장의 대항마라 할 수 있는 할인점의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를 뒤이어 백화점, CVS(편의점, 슈퍼)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이에 본지는 국내 유통시장을 살피고, 그 유통을 이끄는 수장들의 경영적인 측면에서의 면면을 살피고자 한다. 이에 그 첫 번째 시간으로 거대 백화점의 유통 호랑이라 할 수 있는 신세계백화점 장재영 대표를 시작으로 그 포문을 연다.<편집자 주>

▲ 장재영 신세계 백화점 대표는 1961년 1월 10일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진고를 거쳐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장 대표는 1984년에 신세계에 입사해 신세계 백화점 지점의 영업팀 부장을 역임하였고, 2004년에는 신세계 백화점 미아점의 점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점장이 된지 불과 1년 만에 우수한 경영성과를 상층부로부터 인정받아 마케팅 담당 상무보로 승진하였고, 다시 2007년에는 상무로 승진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뛰어난 마케팅 능력이 신세계 그룹의 상부로부터 인정받아 고객전략본부장으로 승진하였고, 2012년에는 신세계 대표이사로 취임해 오늘날까지 백화점 업계에서 최장수 CEO로서 그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그래픽_황규성 디자이너>

[뉴스워커_염정민 기자] 장재영 신세계 백화점 대표이사는 1961년 1월 10일 부산 출신이고, 부산진 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장 대표는 1984년에 신세계에 입사해 신세계 백화점 지점의 영업팀 부장을 역임하였고, 2004년에는 신세계 백화점 미아점의 점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점장이 된지 불과 1년 만에 우수한 경영성과를 상층부로부터 인정받아 마케팅 담당 상무보로 승진하였고, 다시 2007년에는 상무로 승진하는 기염을 토하게 됐다.

그의 초고속 승진은 상무에서 멈추지 않았다. 2009년에는 그의 뛰어난 마케팅 능력이 신세계 그룹의 상부로부터 인정받아 고객전략본부장으로 승진하였고, 2012년에는 신세계 대표이사로 취임해 오늘날까지 백화점 업계에서 최장수 CEO로서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장재영 대표이사의 장수 비결 중 하나로 마케팅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올린 노련미로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학교에서 배운 전문적인 경영 이론이 아니라 유통업계의 최전선에서 고객들과 부딪히며 얻은 살아 숨 쉬는 경험들이 오늘날의 장재영 대표이사를 만들었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정리 염정민 기자

◆ 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the Basic)

2016년 5월 31일 장재영 대표는 신세계 경영 이념으로 ‘Back to the Basic’이라는 것을 제시했다. 이 경영 이념은 급변하고 있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임기응변식의 묘수를 생각해내기보다는 백화점이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기본인 ‘고객’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매출이나 수익과 같은 단기성과도 중요하지만 고객의 성향을 파악하고, 더 나아가 고객의 성향을 주도할 수 있는 트렌드를 만들어나가는 ‘신세계’라는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장대표의 생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장 대표는 마케팅 책임자 출신답게 매출이나 수익 증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고객을 직접 응대해야 하는 부하 직원들과 백화점의 협력 업체들의 사기 진작에도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유명하다.

장 대표가 승진을 한 부하직원들에게 일일이 과일 바구니와 메시지를 전달하고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하고 전문적인 심리상담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만들어 직원들의 정신적 휴식에 적극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져 호평을 받기도 했다.

또한 장 대표는 협력 업체들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지 않고, 동반 성장의 의지를 보이며 협력 업체에도 편지를 보내 신세계라는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도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장 대표는 2015년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이는 최전선에서 신세계 백화점의 얼굴이 돼 고객을 직접 응대해야 하는 직원들과 그를 직간접으로 지원해야 하는 협력업체 직원들의 사기가 백화점 경영에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기본 정신으로 다시 돌아간 결과로 볼 수 있다.

◆ 사드 보복과 같은 경영 외적인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신세계

지난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으로 4426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71억 원으로 4.5% 신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다른 경쟁사들이 사드와 같이 경영 외적인 악재로 인해 같은 기간 저조한 실적을 보인 것과 대비하면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특히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총괄사장이 취임한 이후인 2016년의 실적은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출처: 금융감독원/ 정리 염정민 기자

게다가 이 기간은 사드 보복으로 백화점을 포함한 유통업계 전체가 타격을 받고 있던 시기와 겹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신세계의 실적은 업계에서는 다소 놀라운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낼 수 있었던 한 요인으로 정유경 총괄사장의 패션 센스에 기반한 과감한 의사결정과 그를 보좌하는 장재영 대표의 노련한 경영을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 과감한 정유경 총괄사장과 노련한 장재영 대표의 시너지 효과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총괄사장은 1996년 신세계 입사 후 한 번도 신세계 백화점의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정 총괄사장은 2016년 12월 15일 열린 복합쇼핑몰 대구 신세계 그랜드 오픈식에 권영진 대구광역시장 등과 함께 신세계 공식 행사에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후 정유경 총괄사장은 광폭행보를 보이며 신세계 백화점 경영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에서 패션에 대한 감각을 키운 정 총괄사장은 자체 패션 브랜드를 출시하는 등의 신세계 패션 사업 부분을 강화하는데 일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 인터내셔날’이라는 패션기업을 맡아 2013년에는 매출 8천억 원대에 머물던 것을 2014년에는 9천억 원, 2015년에는 매출 1조원을 돌파해 2016년에는 1조 21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올해까지 기록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그녀는 신세계 백화점 자체 란제리 브랜드인 ‘언컷’을 출시하였는데 시장의 반응은 그리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즉 신세계 백화점 외의 브랜드와 자체 브랜드를 통해 정 총괄사장은 뛰어난 패션 감각을 발휘해 신세계 백화점의 매출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패션시장은 1.6% 성장한 2012년 이후 5년째 계속 1~3%의 낮은 성장률에 머물러 있는데 반해, 연간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정 총괄사장의 패션 경영으로 인해 신세계 백화점은 매출 증가 외에 고급 브랜드화라는 부수 효과도 얻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오랜 마케팅과 백화점 경영 경험을 가지고 있는 장재영 대표와 미국 유학과 천부적인 패션 센스를 가지고 있는 정 총괄사장의 장점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이루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패소로 인한 신세계 인천점 이탈 극복이 관건

지난 11월 14일 대법원 민사3부는 신세계가 인천시와 롯데인천개발을 상대로 제기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소유권 이전 등기 말소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 인해 사드 보복 등의 경영 외적인 악재를 극복하고 선방해왔던 신세계 백화점은 새로운 악재에 직면하게 된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매출을 기준으로 신세계 백화점은 1조 6437억 원으로 1조 8318억 원을 기록한 현대 백화점과는 2000억 원 정도의 차이로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매출 규모로 신세계 백화점이 보유한 점포 중 4위에 해당하는 인천점의 이탈은 백화점 업계 2위 탈환을 노리던 신세계 백화점으로서는 상당히 뼈아플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신세계는 최근까지 대구 영업점 오픈을 포함해 공격적인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당분간은 인천점의 매출을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업점을 오픈할 여력은 없어 보인다. 이런 이유로 신세계 백화점이 차후에 업계 2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천점 이탈로 인한 매출 감소를 극복할만한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인천점의 이탈로 신세계 백화점의 미래가 절망적이라고 보는 것은 금물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인천점 이탈로 타격이 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신세계 면세점 명동점의 일평균 매출이 7월 34억 원, 8월 45억 원, 9월 48억 원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여기에 사드 해빙 무드까지 더해진다면 매출이 더욱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신세계 백화점을 측면 혹은 직접 지원하고 있는 패션 브랜드의 성장세가 예상되고, 기본에 충실한 마케팅 전문가인 장재영 대표와 패션 센스가 탁월한 정유경 총괄 사장이 이미 보여주었던 시너지 효과를 다시 한 번 보여줄 수 있다면 이번 악재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악재를 만난 신세계 백화점은 경영이념으로 내세운 적이 있는 ‘Back to the Basic’을 충실히 지킬 수 있다면, 사드 보복에 의한 손실을 극복한 것처럼 인천점 이탈이라는 악재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업계에서는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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