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통큰 배팅을 결정했다. 마치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에 대한 화답이라도 하듯
삼성전자가 통큰 배팅을 결정했다.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삼성전자의 통 큰 투자가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 보답이었다면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부회장의 가석방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삼성전자라는 기업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서 정말 투자하지 않았을까.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은 삼성전자의 투자가 가석방 11일 만에 이뤄진 것을 보고 드는 생각일 것이다.

적패청산의 대상이 되었던 기업이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기업으로 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언론들이 대서특필하기 시작했고 일부 국민들은 현 정부보다 일을 더 잘하고 있다고 하는 단편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하다.

만약 가석방의 보답이었다면 투자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게 될 것이며 이에 반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코로나19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투자인 것이라면 삼성전자는 앞으로 후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기업이며 존경받는 기업으로 인식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삼성의 통 큰투자 그 배경에 대한 국민적 생각 엇갈려


이유는 물론 그 투자규모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21년 우리나라 정부예산은 558조원, 특히 2022년 국가예산 첫 600조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 이후에는 나랏빚 1100조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나라의 기업이 3년간 240조를 국내외로 투자하고 국내에만 3년간 180조원, 연간으로 하면 60조를 투자하게 되는 셈인데 1년간 정부예산의 10% 수준이라는 측면에서도 역대 급이 아닐 수 없다.

투자를 한다는 것은 그 투자를 기반으로 한 산업이 다양한 측면에서 혜택을 받게 되는 것이며 또한 4만 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그 혜택이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되돌아감은 물론이며 이를 통한 직간접적인 사회적 경제 혜택이 넓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더욱이 올 6월 현재 삼성전자의 총 직원 수가 111274명인 것을 감안하면 36% 수준으로 직원 수를 늘린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그 규모면에서도 최고 수준인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단편적인 수치상으로 비교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단순비교 상으로는 최고수준이 아닐 수 없다. 4만 명이면 전라북도 진안군의 전체 인구 보다 많은 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국민들은 재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19년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 3명 중 2명이 '정경유착', '편법 승계', '갑질 행태' 등을 원인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국민 64%가 재벌 때문에 한국경제의 불균형과 사회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고 86%가 재벌을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그 당시 개혁의 대상이 바로 삼성그룹이었음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시간이 2년 흐름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 아니면 다른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큰 변화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또한 삼성전자는 2·4분기에 총 14조 원 규모의 배당을 진행하는 등 전 세계 기업 중에서도 가장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한 후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의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지만 그 배당금액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2019년 총 배당금액은 96192억 원이였지만 코로나19로 인해서 세계경제는 물론 국가적으로 어려웠던 2020년에는 총 203381억 원을 배당한 것으로 나타나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사회적 가치창출과 주주 이익의 균형감각을 찾아야 할 때


기업의 기본적인 가치가 이윤추구이며 주주들에 대해서 이익을 공유하는 것임에는 분명히 동의하지만 발표한 연간 투자금액 (60조 원)과 연간 배당액(20조 원)을 단순 비교만 한다면 투자액보다 배당액이 더 크게 보이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주식투자열풍에 힘입어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가 240만 명이상 증가해 현재로는 5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등 전 국민의 10%이상이 삼성전자 주주라는 점에서 아이러니 하지 않을 수 없다.

투자액에 비해 배당이 많은 것이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기업이 앞으로 삼성전자가 될 것이냐는 것이다. 국내외적으로 3년간 240조 원을 투자해서 미래의 한국경제를 책임지게 될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가석방의 보답으로 투자를 결정했는지 그 내부사정을 확인할 수 없지만 해외에 있는 사람들이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보고 우리나라를 생각할지 기업의 도덕적 가치를 생각할지는 모르는 일이다.

또 삼성전자가 국민들이 생각하는 재벌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삼성이 발표한 함께 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이라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슬로건이 공염불이 되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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