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스쿨존 어린이 사고 빌미로 800만 원 요구…‘악법 탓인가, 인간 탓인가?’…대구 어린이 교통사고와 민식이법에 대한 생각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스쿨존 어린이 사고 빌미로 800만 원 요구…‘악법 탓인가, 인간 탓인가?’…대구 어린이 교통사고와 민식이법에 대한 생각
  • 정선효
  • 승인 2021.09.01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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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 그래픽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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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철 tv...


지난 8월 초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가 구독자 100만 명을 달성했다. 한문철 tv의 주 콘텐츠는 시청자가 제보한 교통사고 블랙박스 영상을 한문철 변호사가 본 뒤 과실 비율을 답해주는 것이다. 20189월 개설된 해당 채널은 20202월 말 구독자 40만을 돌파했으며 이후 민식이법 등의 영향으로 구독자가 급증했다.

지난 29, 한문철 tv<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서행하며 진행 중 좌측 가게에서 태권도 차를 타기 위해 뛰쳐나온 어린이와 쿵, 보험사 직원이 전해 들은 말로는 아이 부모가 800만 원 요구?!>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됐다.


블랙박스 영상...


앞서 언급된 영상 속 블랙박스 자료는 지난 527일 오후 5시경 대구광역시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촬영됐다. 영상 속 운전자는 골목을 주행하던 중, 좌측 상점에서 튀어나와 무단횡단하는 어린이를 들이받았다.

영상 제보자 겸 운전자는 어린이 보호구역이기 때문에 시속 20km 속도로 서행했음에도 아이가 학원 승합차를 타기 위해 갑자기 뛰어나와 미처 보지 못하고 사고가 났다고 전했다. 당시 운전자는 아이의 어머니와 연락을 취해 보험 처리를 했다.


보험 처리 후...


문제는 보험 처리 이후에 발생했다. 몇 달 뒤 보험 갱신 시기가 다가와 보험사에 연락했다가 아이 아버지가 합의금 800만 원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아이 아버지는 합의금을 지급하지 않을 시 형사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며 보험사 측에서도 어린이 보호구역 사고는 무조건 벌금이 나온다며 합의를 권했다고 한다.

운전자는 합의해야 할지 소송을 해야 할지 조언을 구했다. 그에 영상을 모두 본 한 변호사는 보여야 피한다’, ‘가게 앞마다 멈춰서 갈 수는 없다라며 운전자가 무혐의 또는 무죄일 것으로 봤다.


민식이법...


운전자가 합의를 고민하게 된 배경에는 민식이법이 있었다. 흔히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안의 일부를 묶어 민식이법으로 칭하는데, 이번 사건은 그중에서도 특가법 개정안과 관련이 있다.

특가법에 신설된 513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해야 할 의무를 위반해 상해 사고가 일어났을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민식이법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여론이 다시 소리를 냈다. 어린이가 고의로 사고를 유발하는 민식이법 놀이등으로부터 운전자를 보호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보호 의무...


그러나 신설 특가법의 가중처벌 전제 조건은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이다. 운전자가 제보 내용대로 시속 20km로 주행했다면 민식이법에 따라 처벌받을 이유가 없다. 한 변호사가 운전자를 무혐의 또는 무죄로 본 것도 그 같은 관점에서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위 사건의 운전자가 억울하게 합의를 고려했던 것은 법에 대한 무지와 피해자 아버지의 악의에 기인한 것이지 민식이법 그 자체가 원인은 아닌 셈이다.

민식이법 놀이에 의해 사고가 나도 마찬가지다. 가중처벌 없이도 지켜야 했던 그 의무를 이행했다면 법을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 정말 놀이를 목적으로 운전자를 위협하는 어린이가 있다고 해도 극히 소수에 불과하며, 의도적으로 차 앞에 뛰어드는 어린이보다야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과속하는 운전자가 많을 것임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어린이는 어른보다 호기심이 많다. 많은 것에 관심을 가지면 많은 것을 소홀히 보기도 한다. 다소의 산만함은 어린이가 갖는 특성이고, 어른은 그 자연스러운 특성으로 인해 노출되는 위협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당연한 의무를 이행시키기 위해 처벌의 강화가 필요했다는 점이, 그조차 악법이라고 외치는 어른이 많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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