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책정은 직원 처우의 핵심적 요소다. 임금 인상률에서 직원과 임원 간 차이가 클 경우 기업 윤리 차원의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국내 타이어업계 매출 1위인 한국타이어의 경우 지난해 임직원 간 임금 격차가 25배였던 것으로 나타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뉴스워커> 취재진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를 비롯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주요 타이어업체 3사의 2019~2020년 실적 및 임직원 간 임금 격차 내용을 비교·분석했다.
타이어3사 지난해 매출 하락… ‘순이익’ 한국 ‘감소’, 금호 ‘순손실 증가’, 넥센 ‘적자 전환’
한국타이어는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 감소와 함께 순이익도 소폭 줄었다. 다만 영업이익 부문은 다소 증가했다.
매출액의 경우 2020년 6조4530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기록한 2019년 매출액 6조8832억원 대비 6.2%(4302억원) 줄어든 수치다.
2019년 5439억원의 영업이익이 난 데 이어, 2020년 영업이익 628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기준 2019년 대비 15.4%(843억원) 늘어난 수치다. 반면 순이익 부문은 감소했다. 2020년 당기순이익은 2019년 대비 10.3%(444억원) 줄어든 3852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2019년엔 4296억원의 당기순이익이 났다.
금호타이어는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 하락과 더불어 영업이익이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순손실은 2배 가량 늘어났다.
매출액의 경우 2020년 2조1706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기록한 2019년 매출액 2조3691억원 대비 8.3%(1985억원) 감소한 수치다.
2019년 573억원의 영업이익이 났지만, 2020년 영업손실 44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순손실은 대폭 증가했다. 2020년 당기순손실은 829억원이었다. 앞서 2019년엔 434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났다.
넥센타이어는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 감소와 함께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줄었다. 순이익 부문은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의 경우 2020년 1조6981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기록한 2019년 매출액 2조223억원 대비 16%(3242억원) 줄어든 수치다.
2019년 2073억원의 영업이익이 난 데 이어, 2020년 영업이익 39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기준 2019년 대비 80.9%(1679억원) 감소한 수치다.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2020년 당기순손실은 165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2019년엔 1184억원의 당기순이익이 났다.
이처럼 타이어업체 3사 모두 지난해 매출 하락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는 순이익 감소, 금호타이어는 순손실 폭 증가, 넥센타이어의 경우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타이어3사 직원·임원 간 임금 격차… 한국 ‘25배’, 넥센 ‘12배’, 금호 ‘3배’
국내 주요 타이어업체 3사를 비교했을 때 직원과 임원 간 임금 격차가 가장 큰 기업은 한국타이어(25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로 넥센타이어(12배), 금호타이어(3배) 순이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2020년 등기임원 1인에 평균 18억3200만원의 보수액을 지급했다. 앞서 지급된 2019년 등기임원 1인당 평균 보수액은 9억3700만원이었다. 지난해 기준 2019년 대비 95.5% 오른 수치다.
미등기임원의 2020년 1인당 평균 보수액은 3억1400만원이었다. 앞선 2019년 미등기임원 1인에 평균 2억6100만원의 보수액이 지급됐다. 지난해 기준 2019년 대비 20.3% 상승한 수치.
특히 한국타이어는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린 조현범 사장에 지난해 15억900만원의 성과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3년 치(2018~2020년) 장기성과금은 10억9700만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아울러 한국타이어는 조현범 사장에 지난해 1년 치 단기성과금 4억1200만원을 지급했다. 이는 앞서 지급된 2019년 단기성과금 2억3700만원 대비 73.8% 증가한 수치다.
반면에 2020년 직원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은 7400만원이었다. 2019년 직원 1인에 지급된 평균 급여액은 7100만원으로, 지난해 직원들의 급여 수준은 2019년 대비 4.2% 증가폭에 그쳤다.
따라서 2019년 직원과 등기임원 간 임금 격차가 13배 가량이었다면, 지난해 약 25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지난해 직원 급여 인상률이 4%대에 불과했다면, 등기임원 보수 인상률의 경우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를 보인 것이다.
한국타이어에 반해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직원 임금이 오르는 사이, 등기임원 임금은 반토막이 났다. 다만 직원과 등기임원 간 임금 격차는 3배 수준이었다.
2020년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6400만원이었다. 2019년 지급된 6100만원 대비 4.9% 오른 수준.
등기임원 1인에 지급한 2020년 평균 보수액은 2억400만원으로, 2019년 4억1500만원 대비 50.8% 줄어든 수치다. 미등기임원의 경우 2020년 1인당 평균 보수액은 1억400만원이었다. 앞선 2019년 1억500만원 대비 0.9% 감소한 것.
이와 관련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등기임원 임금 총액으로 보면 지난해 절반 가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이나, 5억원 이상의 지급 내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김종호 전전 대표이사가 2019년 1월 퇴직함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었다”고 설명했다.
2019년 보수총액 20억7400만원에 김종호 전 대표가 지급 받은 상여금 16억7700만원이 포함된 부분.
이어 관계자는 “그 점을 제하면 임직원 임금 인상률은 큰 변동이 없었다”고 언급했다.
넥센타이어의 경우 임직원 간 임금 격차는 한국타이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나타났으나, 지난해 직원 임금이 줄어든 결과를 보였다. 임원 임금 상승과는 대조되는 양상이다.
직원과 등기임원 간 임금 격차는 12배 수준.
2020년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6100만원이었다. 2019년 지급된 7100만원 대비 14% 감소한 것. 결과적으로 지난해 1000만원이 줄어들었다.
등기임원 1인에 지급한 2020년 평균 보수액은 7억3900만원으로, 2019년 7억2600만원 대비 1.7% 증가한 수치다. 미등기임원의 경우 2020년 1인당 평균 보수액은 1억4900만원이었다. 앞선 2019년 1억2600만원 대비 18.2% 상승한 수준.
넥센타이어 오너 일가 강호찬 부회장의 경우 지난해 9억9800만원의 보수액을 지급 받았다. 지난 2019년 지급된 9억7100만원 대비 2.7% 늘어난 수치다. 다만 급여 자체를 보면 2019년 7억6600만원, 2020년 7억3200만원으로 지난해 소폭 줄었지만, 상여금이 지난해 2억500만원에서 2019년 2억66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넥센타이어 측은 ‘직원 임금이 줄어든 결과는 2019년과 달리 지난해 수익성 악화로 성과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며, ‘등기임원 임금 산정 시 직원과 달리 2019년도분 성과금이 2020년에 반영돼 보수액이 오른 것처럼 보인 것’이라 설명했다고 전해졌다.
직원 처우의 핵심 요인은 임금 책정이다. 사내 상급자일수록 높은 업무 강도나 책임이 뒤따르고,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가 산정되긴 하지만, 직원 대비 임원의 ‘과한’ 임금 책정, 높은 인상률이 과연 기업 윤리에 맞는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