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김지훈 기자] 정지석 코스콤 사장은 1987년 코스콤 공채로 입사해 27년 동안 기술연구소장과 경영전략본부장, 시장본부장, 인프라본부장, 정보본부장 등 코스콤 전 조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또한 현재 서비스 중인 체크단말 등 다양한 상품을 처음 기획한 초창기 멤버기도 하다.

이후 2013년 코스콤을 퇴직하여, 대학 교수 및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외래교수, 한국지역정보개발원 정책기술본부장을 역임한 뒤, 이번 2017년 코스콤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되며, 다시 코스콤으로 복귀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정지석 사장이 코스콤과 한국지역정보개발원 등 IT분야에서만 31년간 일한 만큼 IT전문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고, 내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코스콤이 가진 장단점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평이다.

▲ 코스콤이 최초로 내부 인사를 사장으로 채용하면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코스콤에 새롭게 수장이 된 정지석 사장 역시 과거 사장들과 함께 낙하산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아울러 재직 시절 인격모독성 발언을 하는 등의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래픽_황규성 디자이너

◆ 노조는 정지석 사장 후보시절부터 반대, 총파업 예고…재공모 요구, 사장 저지 투쟁 돌입 안건 만장일치 의결

11월 20일 코스콤 사장추천위원회는 후보자 면접심사를 통해 세 명의 후보자 중 정지석 본부장(현, 사장)을 단독후보로 추천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차기 사장으로 내정 됐다.

이에 코스콤 노동조합은 정지석 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11월 21일부터 차기 사장 후보로 추천된 정지석 한국지역정보개발원 정책기술본부장에 대해 재공모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섰다.

노조는 21일 여의도 본사에서 조합원 총회를 열어 총파업을 포함한 사장 저지 투쟁 돌입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 투쟁에 대한 모든 방식을 노조에 위임 한 것이다.

▲ 정리_김지훈 기자

노조는 11월 22일부터 시스템 운용본부별 연차투쟁을 실시하고 2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장선임안이 통과될 경우 총 파업 결의 절차를 진행에 12월 초부터 총파업에 들어갈 계획임을 밝혀, 코스콤은 자본시장 주문체결, 결제, 증권망관리, 재해복구 등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파업 시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조, 정 사장의 과거 이력 거론 하며 반발, 적폐‧갑질‧낙하산 논란

노조는 정 사장의 유력 후보설이 나돌 때인 지난 11월 13일 서울 여의도 코스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지석 본부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데 그는 배임 수재 등 각종 비리 혐의로 불명예 퇴진한 정연태 전 사장 최측근이었다”며 “재직 시에도 직원들에게 인격모독성 발언을 하고 갑질을 일삼았던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노조는 정 본부장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대학교 동문인 점을 놓고 낙하산인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지난 11월 27일 제18대 코스콤 대표이사 취임, 노조와 ‘상생’ 협약

코스콤은 올해 11월 27일 서울 본사에서 제18대 정지석 신임 대표이사 사장 취임식을 개최했다.

이날 취임식은 전 직원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40년 만에 처음으로 코스콤 공채 출신 사장을 맞는 행사였으며, 정지석 사장은 취임식에서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고 코스콤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며 “사업혁신 및 다각화로 금융IT 생태계를 선도하는 한편 활기찬 조직문화 조성에도 힘써 나가겠다”고 코스콤 운영방향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 “첨단기술의 융•복합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와 금융 비즈니스 IT 생태계 변화를 가져올 4차 산업혁명 흐름에 앞서 끊임없는 기술혁신으로 진정한 금융 IT파트너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노동이사제 도입을 통해, 노조와의 갈등 해소

또한 이날 취임식과 함께 노동조합과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노동이사제 도입이 입법화되면서 회사 경영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해 반영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노동이사제는 문재인 대통력의 공약 중 하나로, 노동자 대표가 발언권과 의사결정권을 갖고 경영자와 동등한 입장에서 기업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도록 한 제도로, 현재 새 정부 출범 후,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지석 신임 사장의 선임에 반발해 총파업을 예고했던 노동조합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상생 협약을 맺고 투쟁을 중단했다.

◆ 코스콤 최근 10년간 모두 낙하산 인사

한국거래소의 IT자회사인 코스콤은 창사 40년 이래 처음으로 내부 출신인 정지석 사장을 배출했다. 공공기관 해제 후 첫인사에서 내부 출신 사장이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는 크다.

최근 10년간 사례를 보더라도 코스콤 사장은 모두 낙하산 인사였다. 물론 내부 출신은 없었다. 이종규, 우주하 전 사장은 관료 출신이고, 정연태, 김광현, 정연대 전 사장은 민간 IT 전문가지만 정치권과 끈이 닿아 있었다.

◆ 12월 6일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 “새로운 성장 발전 기틀 마련 할 것”

정지석 사장은 취임 후 12월 6일 서울 여의도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투자업계의 대형화 및 M&A, 대내외 한경 변화로 코스콤은 현재 수익성 한계에 있다”며 “플랫폼 비즈니스를 통해 새로운 성장 발전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코스콤은 첫 직장이자 청춘을 바친 곳”이라며 “회사 내에서 거의 모든 부서를 거쳤고 상품기획과 운용 등을 거치며 현재 서비스 되는 상품들을 기획해 상품화 한 다양한 성공사례들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코스콤은 최근 외부 환경 변화 속도에 따라가지 못해 미래를 준비하기 보다는 현재를 꾸려나가기 바빠 침체된 몇 년 간을 보냈다”며 “수치에 연연하지 않고 직원들이 도전하고자 하는 일들을 할 수 있도록 경영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회사가 성장하기 보다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중

사실 코스콤은 지난해 영업이익은 173억2797만원으로 지난해(101억7047만원)보다 대폭 늘었지만, 정작 영업수익은 2796억3756만원으로 전년(2923억5703만원)대비 4.35% 줄었다

이는 종업원 급여와 일반관리비가 전년대비 줄어, 영업비가 감소한 것이다. 감소 금액 자체는 크지 않지만 매출이 늘기보다는 비용을 줄여 이익을 내는 모양새로 정체되어 있는 셈이다.

이를 위해 정 사장은 △고객 신뢰회복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금융IT 생태계 구축 △활기찬 조직문화 실현 등 세 가지 경영 방침을 소개했다.

또한, “새로운 비전과 혁신이 필요한 때로,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에 과감한 투자를 통해 각종 서비스와 상품에서 고객들이 변화된 가치를 느끼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지석 신임 사장은 취임 전부터의 노조의 반발을 노동이사제 도입을 통해 잠시 무마시켰지만, 앞으로는 정체되어있는 코스콤을 어떠한 방향으로 성장시켜 나아갈 지가 더 큰 문제로 남아있다.

따라서, 정 사장이 내부출신이고 IT전문가로써, 코스콤에서의 전문성은 검증은 되었지만, 앞으로 경영자로써, 정 사장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되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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