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이 우수한 바이오 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할 필요 있어

그래픽_뉴스워커 AG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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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 개발


[뉴스워커_산업] 지난 929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은 생명연 소속 김용삼박사 연구팀이 초소형 유전자 가위 기술인 CRISPR-Cas12f1’의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유전자 가위란 특정 염기서열을 인지하여 해당 DNA를 절단하는 제한효소를 의미하고, 특정 DNA를 제거하거나 염기서열을 치환하는 것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므로 유전자 편집이나 유전체 교정 기술에서 핵심적인 분야로 평가되고 있다.

기존에는 대표적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로 CRISPR-Cas9’이 언급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기존 유전자 가위인 CRISPR-Cas9은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지 않기 때문에 아데노 바이러스를 활용하여 환자의 체내로 전달하는 것에 다소의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하여 생명연은 아데노 바이러스가 전달할 수 있는 유전자의 크기가 4.7kb 수준으로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신형 유전자 가위는 Cas9과 비교하여 1/3 수준의 크기에 불과하므로 아데노 바이러스 전달용 유전자 가위로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게다가 신형 유전자 가위 기술이 유전자 교정 효율과 오프타겟(Off-Target) 문제에서 상당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명연은 분석했다.

개량되기 전 자연계에서 Cas12f1 시스템은 유전자 크기는 작았지만 유전자 교정 효율을 거의 기대할 수 없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생명연의 김용삼 박사 연구팀은 Cas12f1을 개량하여 유전자 교정 효율을 Cas9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CRISPR-Cas12f1의 가이드 RNA 서열 중 구조적으로 불완전한 5군데를 최적화하고 가이드 RNA의 길이를 40% 축소하는 등의 개량을 거쳐 최대 80% 이상의 유전자 교정 효율을 갖춘 신형 유전자 가위 시스템을 개발했다.

신형 유전자 가위의 유전자 교정 효율성 관련하여 88개 유전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검증 실험이 수행되었는데, 신형 유전자 가위의 유전자 교정 효율성은 Cas12a보다 향상되었으며 Cas9과 비교해도 동등 혹은 그 이상의 효율성을 가진 것으로 입증됐다.

한편 유전자 가위 기술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유전자에 영향을 주는 오프타겟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신형 유전자 가위 기술은 Cas9과 비교하여 오프타겟 문제를 절반 수준으로 감소시키는 것에 성공했다고 생명연은 설명했다.

즉 신형 유전자 가위 기술은 Cas12f1에 기반하고 있어 아데노 바이러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Cas9 기반 유전자 가위와 비교하여 비슷한 수준의 유전자 교정 효율성을 가지는 동시에 절반 정도 수준의 오프타겟 문제를 일으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신형 유전자 가위 기술 개발로 고효율의 유전자 교정 플랫폼 기술을 확보함과 동시에 아데노 바이러스 전달 방법을 활용하여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련 논문은 세계적 학술지인 ‘Nature Biotechnology’ 온라인 판 92일자에 ‘Efficient CRISPR editing with a hypercompact Cas12f1 and engineered guide RNAs delivered by adeno-associated virus’란 논문명으로 게재됐다.


연구원 창업기업인 진코어와의 협업으로 상용화도 추진


생명연은 김용삼 연구원이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KRIBB 바이오 스타트업 부스터의 지원을 통해 신형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하여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는 벤처기업인 진코어를 창업했다고 밝혔다.

생명연과 진코어는 CRISPR-Cas12f1 기반의 신형 유전자 가위 기술을 공동으로 출원한 후 기술가치 평가를 거쳐 진코어에 관련 기술을 이전했다.

진코어는 기술 이전된 신형 유전자 가위 기술을 바탕으로 시각장애, 근위축증, 빈혈 등 다양한 유전질환 및 희귀난치 질환 관련 치료제를 개발할 예정이다.

한편 생명연과 진코어는 향후에도 협업을 지속할 예정이며, 생명연은 R&D를 담당하고 진코어는 치료제 개발을 담당하는 등 두 기관이 가진 강점들을 모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모범적인 연구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생명연은 창업기업의 초기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2000년부터 2970규모의 바이오벤처센터를 운영하여 창업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2017~2021년까지 116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2020년 기준 창업 지원을 받은 기업 25개사가 819억 원의 매출과 366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등의 실적을 거뒀다고 생명연은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 기업이 창업된다고 해도 창업 초기에는 자금력이나 규제 대응 능력 면에서 취약한 경우가 많으므로,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기까지 생명연과 같은 기관이 진코어와 같은 창업 기업을 측면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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