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지만 먼 나라 중국 그리고 무역으로 먹고 사는 한국

[뉴스워커_염정민 기자] 한 국가의 시장은 국내를 상대하는 내수 시장과 외국을 상대로 하는 무역 시장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한국의 경우는 내수 시장보다는 무역을 통해서 경제를 성장시키고 있는데 무역 의존도가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 한국의 대미국, 대중국 수출액 변동 추이, ()안은 수출비중, 출처: 한국 무역 협회 / 그래픽_황규성 디자이너

명목 GDP는 한 국가의 경제 규모를 무역액은 교역 규모를 나타내기 때문에, 무역 의존도는 “무역액(수출액+수입액)/명목GDP”으로 계산하여 한 국가의 경제 규모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율을 표시한다.

2016년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 무역 의존도가 63.9%로 수출 1위 국가인 중국(33.3%)보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편이고, GDP즉 국가 경제 규모가 비슷한 캐나다(52.7%)와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이는 한국의 경제 구조가 내수 시장보다는 무역 시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음을 의미하고, 무역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다른 나라보다 영향을 더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한국은 다른 나라와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 국가 경제에 더 큰 피해를 주는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무역 의존도가 낮아지는 경향

한국은 무역 의존도가 높은 편에 속한 국가이지만 최근은 무역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는 내수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최근 세계적인 불황으로 인해 무역액이 감소한 영향도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출처: 통계청

최근 4년간의 자료를 통해보면 한국의 무역 의존도는 2013년 82.4%를 기록한 뒤 점차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2013년과 2016년의 수출액과 수입액을 비교해보면 수출액은 5596억 불에서 4954억 불로 642억 불이 감소하였고, 수입액은 5156억 불에서 4061억 불로 1095억 불이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무역액 기준으로는 무려 1737억불이 감소된 것이다.

이에 의해 2013년의 무역 의존도 82.4%가 2016년의 무역 의존도 63.9%로 감소한 것은 온전히 내수 시장의 성장에 의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볼 수 없고, 1737억 불에 달하는 무역액 감소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볼 수 있다.

즉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 경제는 무역 의존도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경제 구조 개선의 결과라기보다는 1737억 불에 달하는 무역액 감소의 영향으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이를 따른다면 한국은 과거와 비교해서 여전히 세계 무역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영향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 편중 수준으로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다

한국은 산업화를 추진하면서 전통적으로 미국과 일본 같은 서방 국가와의 교역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을 지나면서 한국의 최대 수출 상대 국가는 미국에서 중국으로 고정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림의 표를 보면 1998년까지만 해도 미국은 제1의 수출 상대국으로서 수출 비중은 17.2%로 중국의 119억 불, 9.0%에 비해서 거의 2배 정도로 한국의 물건을 구매하였다.

그러나 2003년을 지나면서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 상대국이 되었고, 수출 비중은 1998년 대비 2013년 기준으로는 9.0%에서 26.1%로 거의 3배 성장을 하였다. 2013년을 기준으로 한다면 중국은 미국보다 2배 더 많은 한국의 물건을 구매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경향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 출처: 한국 무역 협회

2017년 1월에서 10월까지 수출액을 비교하면 미국은 569억 불로 수출 비중기준으로는 12.0%를 기록하였고, 중국은 1143억 불로 수출 비중기준으로는 24.1%를 기록하여 미국의 2배 정도를 기록한바 있다.

특히 수출 상대국 1위 국가가 중국, 2위 국가가 미국인 것을 감안한다면 미국, 중국과의 무역 상황이 한국의 전체 무역 1/3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경제, 무역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미국과 중국 그 중에서도 중국은 한국 수출품의 1/4을 구매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편중되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을 정도로, 한국 수출은 특정 국가에 집중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소제목 : 편중된 무역 구조는 국가 외교력에도 영향을 미치다.

미국, 중국에 편중된 무역 구조는 한국의 외교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중국에 편중된 수출 구조는 두 국가 사이에 외교 마찰이 발생할 경우에 한국이 수세적 위치를 점할 수밖에 없게 하는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다.

최근 사드 갈등이 해빙 국면을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중국과 유사한 갈등이 발생할 경우 한국은 다시 한 번 경제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를 우려하여 한국의 외교적 자세 또한 중국과의 관계에서 강경한 자세를 취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중국과의 외교 관계에서 이른바 “희토류 전쟁”이라는 갈등을 겪기도 하였는데, 일본은 중국에게 비교적 강경한 자세를 취하였다. 물론 희토류 전쟁은 일본과의 “조어도(일본 지명 센카쿠 열도) 분쟁”에서 촉발된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드 배치와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중국의 경제 보복을 당한 것에는 유사점이 있기 때문에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 출처: 한국은행

중국의 희토류 전쟁에 대해서 일본은 WTO제소 등과 같은 비교적 강경한 자세를 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일본의 국력이 한국보다 강한 것도 있지만 일본은 무역 의존도가 높지 않은데다가 중국에 수출이 편중되어 있지도 않은 것도 강경한 자세를 취할 수 있었던 하나의 이유가 되었다.

일본의 경우 무역 의존도는 25.4%, 수출 의존도는 13.1%에 불과하며, 특히 수출이 중국에 편중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중국과 강대강(强對强) 대결을 벌인다고 해도 경제적 충격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본의 사례를 본다면 향후 중국과 갈등 관계가 발생했을 때 한국이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무역 의존도를 낮추고, 대중국 수출 비중을 낮추는 산업 구조로 재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상황을 종합해보면 될 수 있는 한 중국과 좋은 외교적 관계를 유지하되, 무역 의존도를 줄이고 편중된 수출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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