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알고리즘 투명성 요구…빅테크 규제 본격화될 듯

“페이스북 도덕적 파산 바로잡고 규제 강화해야”

그래픽_뉴스워커  AG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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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경제의 시선] 페이스북이 2004년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페이스북의 내부 고발자가 미 의회 청문회에서 페이스북이 돈벌이를 위해 공익을 저버렸고, 어린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사회의 분열을 조장한다면서 최고 경영자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의 내부 비리를 폭로한 프랜시스 하우건 전() 페이스북 상품 매니저는 지난 5(현지시각) 미 상원 상무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공공의 이익과 페이스북의 이익 간에 충돌이 있었고 페이스북은 계속해서 천문학적 이익을 위한 선택을 했다페이스북은 가짜 뉴스가 올라온 사실을 알면서도 삭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스타그램이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페이스북 측이 내부보고서를 통해 이미 알고 있다고 폭로했다. 하우건은 2019년부터 올해 5월까지 페이스북에서 근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자회사 인스타그램은 10대 청소년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내부 조사를 실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페이스북이 3년간에 걸친 조사를 통해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10대 여성들이 자신의 신체에 불만을 갖는 등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하우건의 주장에 따르면 인스타그램도 특정 게시물이 청소년의 우울감, 자살률을 높이는 등 유해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방치했다.

더 큰 문제는 페이스북인 돈벌이와 이익을 우선시 하며 인종 혐오발언과 가짜 뉴스를 근절하는 일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사회분열을 조장했다는 점이다.

하우건은 페이스북이 실태를 알면서도 수익 때문에 방치하고 있는 만큼, 강력한 규제를 위해 미 의회가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페이스북을 해치려는 게 아니라 고치려는 것이라며 알고리즘을 분석하고 조직의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 경영자는 친구들과 연결할 수 있는 SNS를 이용하면 정신적으로 풍족해질 수 있다고 반박하며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페이스북은 전 세계 인구의 절반 가까운 이용자를 보유한 파급력이 큰 SNS. 아무리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지만 SNS의 기반인 사회적 네트워크가 확대될수록 공공재의 성격이 강화되는 만큼 기업도 책임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내부 고발자 페이스북, 그림자 속 경영미 의회 비판


페이스북 내부 고발자 하우건은 알고리즘을 공개하지 않은 페이스북을 두고 그림자 경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 의회가 나서서 페이스북의 데이터 처리 방식과 알고리즘에 대한 투명성을 높일 것을 주장했다.

하우겐은 공개 조사에서 연구한 결과를 숨기고 있는 한 그들에게 책임을 지울 수 없다페이스북이 이용자를 사이트에 머물게 하는 방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 절대적인 지배력이 상황을 악화시켰다현재 그에게 책임을 물을 사람은 자신 외에는 없다고 비판했다. 저크버그가 문제를 보고받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고 개발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올해 4월 기준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의 의결권 있는 주식의 약 58%를 보유 중이다.

결국 회사의 수익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많은 사회적 분열과 해악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하우겐의 증언 후 미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페이스북을 향해 도덕적 파산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고강도 조사 및 대책 마련을 예고했다. 소위원회 위원장인 리처드 블루먼솔 민주당 상원의원은 저커버그가 의회에 출석해 증언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진실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페이스북 내부 고발 사태로 빅테크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WSJ 보도에 따르면 이번 청문회에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데이터와 사용자 경험을 형성하는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등 기존보다 한 단계 나아간 제안이 나왔다.

또 양당 의원들은 개인정보 보호 및 경쟁법 강화 아동에 대한 특별 온라인 보호 플랫폼의 책임 강화 등 규제 요구를 재확인했다.


3위 부자 저커버그 초심어디갔나


코로나19와 함께 우리는 비대면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럴 때 SNS를 통해 지인 또는 관심사과 비슷한 이들과 소통하며 상대의 생각과 일상·생활양식을 공유한다. 이런 점은 사회성과 인간관계 개발 측면에서 장점에 있는 반면, 지나친 관심에 대한 집착을 일으켜 정신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또 그곳에 의도적으로 양극화와 사회분열을 조장하는 가짜 뉴스가 돌아다닌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페이스북은 2004년 하버드 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마크 저커버그와 에두아르도 세버린이 기숙사에서 사이트를 만들면서 탄생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다. 1984년생인 마크 저커버그는 당시 19세였다. 17년 만에 전 세계 이용자 28억명, 시장 가치는 약 1조 달러(한화 약 1200조원)로 혁신적으로 성장했다. 또 지난 5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미국 400대 부자3위에 마크 저커버그(1345억 달러·한화 1601600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본인이 MZ세대(밀레니얼 세대)의 끝자락에 있다고 언급한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 2017년 하버드대 졸업 축사에서 우리 세대의 도전은 모든 사람들이 목표의식을 갖는 세상을 창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모든 사람을 위한 목표의식 창출과 더불어 공동체 건설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부 고발자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연결을 거들 뿐 그 안에서 내용의 콘텐츠가 공유되든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떠밀고 있다. 그로 인한 광고 수익은 모두 페이스북이 챙겨 가는 구조다.

혁신적인 기업이 가짜 정보를 그대로 노출 시킨 점은 많은 사용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특히 내부 고발자로 인해 페이스북의 해악을 인지하고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점이 알려지면서 회사는 도덕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가짜 뉴스를 알고도 묵인한 점 등은 규제가 필요해 보인다. 전 세계 28억 명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SNS가 극단적인 견해나 자극적인 콘텐츠를 상위에 노출시키는 것은 건강한 공동체 건설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클수록 책임도 크다. 책임지지 않는 자유는 방종이 될 수 있다. 페이스북이 도덕성 파산이라는 딱지를 떼기 위해 장 폴 사르트르의 말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인간에게 자유란 자의(恣意)가 아니며, 반드시 책임을 동반한다.” 질서 있는 SNS 시스템 구축을 위해 페이스북 관계자들이 깊이 새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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