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 부문 미약한 존재감 해결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성공해야

그래픽_뉴스워커 AG1팀

[뉴스워커_해운업계 조명 HMM] 1976년 설립된 HMM(구 현대상선, 배재훈 대표)은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을 보유한 해운 회사로 현대그룹의 주요 계열사였으나 워크아웃 이후 분리됐다. 채권 출자 전환 이후 현재 산업은행이 24.96%의 지분율로 최대주주가 됐다. 경영 정상화 과정이 순탄치 않았지만 운임지수가 고공 행진하며 HMM도 실적 풍년을 이루며 흑자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해양진흥공사에 등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이자율 상승 시기가 다가오자 부담감이 가중됐다. 이에 따라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자본 계정으로 잡힌 이상 상환 시 부채비율이 크게 오르는 문제가 떠오른다. HMM은 포트폴리오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 실적 반등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컨테이너선 부문에 집중된 구조는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익에서 다소 불안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조원대 영구채, 상당한 이자 부담에도 부채비율 하락 우려로 당장 상환 못한다


민영화 작업을 목전에 둔 HMM은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이슈에 부닥쳤다. 해당 신종자본증권의 금리는 발행 당시 3%였으나 5년을 주기로 조정된다. 이런 조건이 있는 이유는 조기 경영 정상화를 달성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자율 상승 시기가 다가오며 막대한 부담감이 형성되고 있다.

[단위: 백만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HMM2012, 2017, 2018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2018년 신종자본증권 잔액이 16199억원이었으나 이듬해 58% 이상 증가하며 256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2020년 이후에는 32800억원의 영구채가 회계상 인식되고 있다. 2017년 발행한 6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의 이자율은 내년 6%로 인상될 것이며 1조원의 신종자본증권(2018년 발행)2023년에 접어들면 똑같이 6%로 이자율이 오른다.

[단위: 백만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채권자협의회)에 지급된 수익분배금은 곧 신종자본증권의 이자대금이다. HMM에서 부담한 수익분배금은 2017, 2018년 연이어 발행한 영구채로 인해 매해 급증하고 있다. 2018년 약 200억원이 수익분배금으로 지급됐으나 다음 해인 2019년 이보다 2.7배 이상 더 많은 545억원이 지급됐다. 지난해 말 수익분배금은 876억원으로 상당 수준이었으며 올해 2분기까지 발생한 수익분배금만 해도 492억원에 달한다. 이자율 상승 시 수익분배금으로 지출될 금액은 지금보다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호실적을 내지만 이러한 비용 부담을 최소화할 목적으로 이를 상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단위: 백만원,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여전히 신용 등급이 BB라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영업 활동으로 유입된 현금 등을 영구채 상환에 마구잡이로 사용할 수도 없다. 특히 자본계정 중 기타자본구성요소로 자본의 일종인 영구채를 상환할 시 부채 비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4조원 이상의 결손금에도 불구 신종자본증권 등이 증가해 자본 규모가 늘어나 부채 비율은 감소했다. 부채비율 556.7%였던 2019년 부채가 6조원대인 것에 비교해 자본총계는 1조원대로 매우 작았다. 부채총계도 늘어났지만 동시에 신종자본증권이 자본 계정에 계상되자 자본 규모가 서서히 늘어났고 부채비율은 455.1%로 하락했다. 올 상반기에는 전환사채의 전환으로 인한 자본 증가까지 합세해 부채 비율이 140%대로 떨어질 수 있었다. 이 상황에서 신종자본증권을 한 번에 갚게 되면 부채 비율은 기존 수준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역대급 수익에도 존재감 사라지는 벌크선 부문.. 사업 포트폴리오 손봐야


[단위: 백만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최근 3년과 올 상반기 실적 추이만 두고 보면 재기에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매출액의 경우 201852221억원이었다면 3년 새 64133억원으로 1조원이 넘게 늘어나게 됐고 자연스레 적자를 만회했다. 2019년 약 3000억원의 영업 손실은 단 1년 만에 무려 12805억원이 늘어 980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또한 같은 기간 5898억원의 순손실은 1240억원의 순이익으로 돌아서 흑자 전환했다. 이와 같은 실적 회복세는 올해도 이어지다 못해 더욱더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2021년 상반기 매출액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98.4%나 증가한 53347억원이었는데 이는 2019년 한 해 내 벌어들인 매출액과 맞먹는다. 올 상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661.7%나 커진 24082억원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2020년 영업이익의 2.5배다.

[단위: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이처럼 비약적인 수익 회복의 원동력은 단언컨대 컨테이너 부문으로 판단된다. 위 그래프는 각 부문별 매출액 대비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2018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수익 대부분이 컨테이너 부문 수익이었다. 그 비중은 2019년을 기점으로 점차 더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2020년에는 컨테이너 부문에서의 매출 비중이 88.28%였으며 최고 경신을 계속해서 갈아엎은 올 상반기에는 그 비중이 93.15%까지 치솟았다. 반면 벌크선 부문의 비중은 20199.89%를 찍은 다음 해마다 비중이 쪼그라들며 존재감은 사라졌다. 반짝 수익 효과에 그칠 것이 아니라면 벌크선 등의 사업 부문의 강화가 필요하다.

경영 정상화 궤도에 올라서며 민영화 시기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점진적 매각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HMM가 떠안고 있는 막대한 이자 부담을 주는 신종자본증권은 매각 과정에서도 단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갈수록 이자율이 높아지는데 인수자 입장에서 썩 내키지 않는 조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HMM의 탄탄한 수입원 확보를 위해 단순히 컨테이너 부문에 치중된 포트폴리오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이를 인지한 HMM은 주력 사업이 아닌 유조선 부문을 부흥시키기 위해 자기자본 대비 15.28%에 달하는 투자(초대형 유조선 3)를 단행하고 있어 투자에 대한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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