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김지훈 기자]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회장은 서울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그룹에 입사를 하였다가 유학을 위해 잠시 퇴사를 하고, 런던대학교 정치경제대학원 석사를 마쳤다.

이후, 뱅커스트러스트를 거쳐 다시 삼성그룹으로 옮긴 황 회장은 삼성그룹의 회장비서실과 자금팀 전략기획실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삼성그룹 내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당시 삼성생명 전략기획실 근무시절, 삼성증권 구조개혁과 동양투신 인수를 지휘하며 지금의 삼성그룹 금융계열의 틀을 갖추는데 일조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삼성그룹을 떠난 뒤에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KB금융지주 초대 회장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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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업계에서는 ‘검투사’라는 별명으로, 특유의 도전정신과 전략가적인 면모를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 그래픽_황규성 디자이너

◆ 2015년 금융투자협회 취임, “자본시장의 파이 키우겠다”

2015년 2월 4일 취임한 황영기 회장은 취임식에서 “연기금이 자본시장에 참여하는 규모를 키우고 펀드와 관련된 수요를 늘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저금리 환경에 놓인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로 사업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국내 금융투자업계에 적용되는 규제를 갈라파고스 섬에 비유하며 금융당국에 규제완화를 주문하기도 했었다. 그는 금융투자협회 회장 후보시절 금융정책에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 있는 협회’를 공약으로 내세워 금융투자회사들의 지지를 받았다.

▲ 정리_김지훈 기자

거래세 인하해도, 세수 감소 안돼

또한, 황 회장은 금융투자상품에 부과되던 세금을 없애거나 깎으면 주식시장이 활성화해 오히려 세수가 늘어난다고 본다며, “자본시장 파이를 키우고 국민이 스스로 대비해 풍요로운 노후를 준비할 수 있게 되면 일시적 세수 감소는 장기적으로 충분히 보상되고도 남을 것"이라며 세수감소 우려를 일축했다.

이에 따라 황 회장은 주식이나 펀드 등 장기투자에 면세하고 파생상품에 대한 거래세 인하를 정부에 강력히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 황 회장 취임 이후, 금융투자업의 변화…국내 금융투자업의 글로벌 경재력 강화 기반 마련

황영기 회장은 취임 이후,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금융개혁에 힘을 모은 결과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다수 출시했다. 현장 중심의 금융개혁으로 국민의 금융 편의가 확대되고, 금융회사의 글로벌 경쟁력도 한층 성장할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우선 2016년 규제완화에 힘입어 영국 등 금융선진국에서 ‘국민 재테크 계좌’로 통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국내에 처음 도입했고, 해외투자 활성화를 위해 비과세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를 출시했다.

▲ 자료: 국가 통계포털

◆ 자본시장의 규모 확대도 이뤄내

황 회장의 취임 이후, 자본시장의 규모도 확대됐다. 거래소의 시가총액은 2015년 1416조원에서 2016년 1510조원으로 성장하였고, 2017년엔 1880조를 넘어섰다. 또한 국민연금의 운용자산 규모가 600조원으로 증가하는 등 기관투자자의 규모도 커졌으며 자산운용사의 운용규모도 900조원에 육박하는 등 규모의 성장을 이뤘다.

또한 증권업계에서는 증권사 발전을 위한 대형 투자은행(IB) 육성방안이 발표됐고,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제도가 도입되어 벤처기업을 위한 ‘성장단계별 맞춤형 IB서비스’도 가능해졌다. 이는 국내 증권사들이 향후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는 데 밑거름 됐다.

자산운용업계에선 사모펀드 운용규제 완화, 펀드과세 합리화가 이뤄졌으며 부동산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이 리츠의 자산관리회사 업무도 겸영할 수 있게 되는 등 다양한 성과가 있었다.

특히 사모운용사 진입 규제완화로 실물자산을 비롯한 여러 투자대상에 대체투자기법을 적용한 상품이 경쟁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또한, 부동산신탁업계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에 따라 재개발 사업의 단독 시행사로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자료: 국민연금홈페이지

◆ 2018년 2월 임기 만료되는 황영기 회장…돌연 연임 포기 선언

2015년 금융투자협회 회장에 취임하여, 국내 투자업계에 많은 변화를 이끈 황 회장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임 의지를 피력했던 바와는 달리, 돌연 차기 협회장 선거에 포기 선언을 하면서 관심이 집중 되고 있다.

“현 정부와 결 달라”

황 회장은 12월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회장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의지와 시대적 분위기, 회원사가 원해야 하는데 내가 살아온 과정과 현 정부를 꾸리고 운영하는 분들과는 결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회원사들에서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도 상당수 있는 만큼 연임을 포기했다”며 “정책이 추진되는 방향이 생각과 다르고 건의를 해도 잘 통하지 않는 등 정책을 수립하시는 분들과 가치관이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끼면서 현 시대적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ISA(종합자산관리계좌), 초대형 IB(투자은행), 기업신용공여 제도 개선 등이 이루어졌지만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자본시장 발전 100대, 30대 과제는 황영기 개인이 추진하려던 작업이 아니라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개선되어야 할 일들”이라며 “공론의 장을 통해 개선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황 회장의 연임 불출마 선언에 갑자기 뜨거워진 선거…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등 4명의 후보 선거 출마 의사 밝혀

내년 2월 임기를 마치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현 정부와 결이 맞지 않는다'며 연임 불출마를 선언하자 증권가가 달아올랐다.

갑작스럽게 4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전이 뜨거워졌다. 유력 후보로 꼽히던 황 회장의 예상 밖 불출마 선언에 현직 증권사 최고경영자(CEO)가 출사표를 던졌고 증권업계를 거쳐 간 '올드 보이(전직 인사)'들이 줄이어 출마의 뜻을 밝혔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외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인사는 정회동 전 KB투자증권 사장과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권용원 현 키움증권 사장,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 등 4명이다.

지금까지 4명의 후보가 대외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황 회장의 불출마 선언을 두고,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인해, 부담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 정부가 미리 찍어둔 인사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혹의 시선도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의혹 속에서 현재 자본시장에는 초대형 IB 4곳의 단기금융업 추가 인가와 코스닥 활성화를 포함한 모험자본시장 발전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따라서, 산적해 있는 현안의 해결과, 국내 금융투자업계를 경쟁력 있게 발전시키고, 정부와도 협력하여 나아갈 차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누가 될지 많은 이목과 관심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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