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모바일 MMORPG와의 차별화 꿈꾸지만 유사점이 더 많아보여

[뉴스워커_김영진 객원기자] 게임빌의 로열블러드가 2018년 1월 12일 정식 서비스 오픈에 앞서 사전 예약을 지난 11일에 시작했다. 사전예약은 시작 4일 만에 예약자 수 50만 명을 돌파하며 이 게임이 내년 인기 기대작임을 증명했다.

로열블러드는 노스렌 왕국의 성물에 대한 마족과 인간에 대한 전투를 세계관으로 하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이다. 게임빌의 핵심 개발진 100여 명이 투입되어 2년 반 이상 제작했다. 특히 리니지2 레볼루션이 출시되면서, 로열블러드를 더욱 향상된 그래픽으로 출시하고자 개발 기간이 연장되었다고 한다. 연장된 기간만큼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진일보된 그래픽이 눈에 띈다.

특히 기존 모바일 MMORPG의 판에 박힌 형식에서 벗어나고자 많은 고심을 하였다. 이를 위해 퀘스트가 아닌 이벤트 드리븐 형식의 진행, 기력 버블을 통한 수동전투의 효율 증대, 태세 전환 등을 적용했다.  지난 9월에 진행된 CBT에 따르면 전반적인 테스터 반응은 좋았다.

게임빌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97%의 테스터가 출시되면 로열블러드를 플레이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열블러드는 ‘판에 박힌 형식’이라는 수식어를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

◆ 첫 인상부터 전형적인 모바일 MMORPG UI

게임의 첫 인상이라고 할 수 있는UI에서부터 기존 모바일 MMORPG와 유사하다. 특별할 것 없는 구성에 자동 전투까지 삽입되어 있어 첫 인상으로는 전형적인 자동전투 모바일 MMORPG라는 인상을 준다. 특별한 부분이라고는 스킬 단축아이콘에 따른 컨트롤과 태세전환, 기력버블을 이용한 쿨다운 정도가 전부이다.

익숙한 것이 장점일수도 있겠지만 유사한 모바일 MMORPG의 홍수로 피로감이 쌓인 유저로부터 외면당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실제 출시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알 수 없으나, CBT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힘들다. 사실상 첫 인상으로도 로열블러드가 어떤 게임일지 뻔히 보이는 마당에 유저에게 얼마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 이번 CBT에서 공개된 전투화면, 전반적인 UI에서부터 많이 보던 형식이다.(출처 : 로열블러드 공식 페이스북)

◆ '이벤트 드리븐 진행'에 포함되는 비전투 임무는 핵앤슬래시물에 어울리지 않아.

모바일 MMORPG로써도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로열블러드는 퀘스트 드리븐 방식의 기존 모바일 MMORPG와 차이를 두기 위하여 '이벤트 드리븐 방식'을 채용했다. 이벤트 드리븐 방식은 필드에서 특정 상황이 충족되면 비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이벤트를 위주로 필드 퀘스트를 이어 나가는 방식이다. 로열블러드에서는 단순 전투 뿐만 아니라 호위, 구출, 파괴, 치료 등 NPC나 타 플레이어와 상호작용하는 비전투 콘텐츠도 포함하고 있다. 

▲ 다양성을 위해 추가된 비전투 이벤트가 얼마나 어울릴지 의문이다.(출처 : 로열블러드 쇼케이스 영상 캡쳐)

그러나 핵앤슬래시 형태의 전투 스타일과 수동전투의 즐거움을 강조한 게임에서, 유저가 맞이하는 비 전투 콘텐츠는 오히려 유저에게 지루함을 느끼게 할 공산이 크다. 애초에 유저 타겟팅을 자동 전투에 익숙한 국내 유저에게 둔 것으로 보이는 UI를 채택하면서, 게임의 콘셉트와 어울리지 않는 무리한 차별화 전략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이런 콘텐츠는 게임 내부 콘텐츠의 다양성이라는 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게임 전체의 컨셉을 해칠 수 있다.

◆ 스토리가 재미 없으면 어떤 방식으로든 진행에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게다가 스토리 또한 특별할 것 없다. 로열블러드의 세계관은 노스렌 왕국의 성물에 대한 마족과 인간에 대한 전투를 배경으로 한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명과 명사만 바뀌었을 뿐 지금까지 출시된 모바일게임과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문장으로 세계관을 설명하고 있다. 

게임빌의 장용호 PD에 따르면, 로열블러드는 개발 당시 선형적으로 진행되는 단순 퀘스트 진행 방식의 모바일 MMORPG 구조를 바꿔보고자 퀘스트 드리븐 방식이 아닌 이벤트 드리븐 방식을 적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의 분석은 문제의 핵심을 벗어났다. 중요한 것은 그 스토리가 갖는 재미이다. 스토리가 재미 없으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던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 재미있는 스토리와 배경, 세계관을 가진 게임은 퀘스트 드리븐 방식으로 진행되어도 재미있다. 퀘스트가 반복되는 기존 MMORPG가 지루한 인상을 주는 것은 맞다.

그러나 하나의 세계를 엿보는 듯한 퀘스트 진행으로 유명한 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또한 퀘스트 드리븐 방식이다. 중요한 것은 유저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잘 짜여진 세계관이다. 결국 그들이 자랑하는 ‘이벤트 드리븐 방식’은 제대로 만들지 못한 스토리텔링에 대한 변명처럼 들린다.

▲ 마족과 인간과의 전투를 배경으로 한 세계관마저 전형적이다.(출처 : 로열블러드 공식 홈페이지)

◆ 어떤 BM을 적용하였는지가 관건

결국 로열블러드는 기존 MMORPG와 별다를 바 없는 게임으로 보인다. 심지어 기존 모바일 MMORPG와 차별점을 목놓아 역설하는 것 마저도 유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열블러드의 출시를 기다려보아야 하는 것은 그들의 과금 모델과 관련된 내용 때문이다. 로열블러드 쇼케이스 현장에 따르면 무료 유저라 하더라도 게임 플레이에 전혀 지장이 없도록 과금 모델을 디자인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뽑기로 최고 등급의 아이템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공개했다.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기존 MMORPG와 전혀 다른 과금 모델인데 이들이 실제 출시했을 때 어떤 BM을 구상하였는지에 따라 로열블러드의 게임성이 결정될 것이다. 진일보된 그래픽 수준을 보여주지만 쿼터뷰 방식으로 인하여 캐릭터 꾸미기와 관련된 아이템의 판매도 어려울 것으로 추측한다. 뽑기로 최고 등급 아이템을 판매하지 않는다면 주요 BM은 편의 기능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핵앤슬래시물로 수동 전투의 효율성을 자동전투보다 높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동전투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데, 자동전투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아이템을 판매한다면 결국 본인들의 기획의도를 본인이 부정하는 꼴이 될 것이다. 그들의 분석처럼 기존 모바일 MMORPG에서 판에 박힌 BM을 보여주고 있는 마당에 어떠한 방식의 BM을 풀어나갈지 기대가 된다. 이 BM에 따라서 로열블러드의 성패와 함께 게임성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 로열블러드 쇼케이스에서 게임빌은 최고 등급 아이템은 뽑기로 판매하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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