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텀블러는 살 수 있지만 소모품 고무 패킹을 재구매할 수 없는 친환경

그래픽_뉴스워커 AG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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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평판지수 상위권의 공통점


7,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커피전문점 브랜드평판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기간은 202197일부터 107일까지였으며, 30개 커피전문점 브랜드 빅데이터 1582444개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1위는 스타벅스, 2위는 투썸플레이스, 3위는 메가커피가 차지했다.

상위권을 차지한 10개 브랜드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자체 디자인을 입힌 텀블러나 보온병을 굿즈로 판매한다는 것이다. 종이, 플라스틱 컵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다. 같은 맥락에서 개인 다회용기를 사용해 음료를 포장 구매하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마케팅도 진행했는데, 10곳 중 메가커피 단 한 곳만 예외였다.


텀블러는 파는데


커피전문점 굿즈를 포함한 많은 텀블러는 특성상 내구도가 높은 본체와 별개로 음료의 누수를 막아주는 고무 패킹이 내장돼 있다. 그리고 이 고무 패킹은 소모품이다. 본체보다 훨씬 약해 사용 중 곰팡이가 피거나 찢어지는 일이 흔하며, 그렇지 않더라도 1년에 1, 주기적으로 교체해주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텀블러를 구매한 카페에서 고무 패킹을 따로 구매하는 일도 가능할까. 브랜드평판 상위 10개 업체 중 그런 별도 구매가 가능한 업체는 투썸플레이스 단 한 곳이었다. 대부분 카페에서는 고무 패킹의 정확한 규격을 알 수조차 없었다.

물론 커피전문점 굿즈는 위탁생산되기 때문에 외부 생산 업체까지 찾아가서 고무 패킹 소매를 제안하는 방법도 없지 않겠지만, 문제는 누가그렇게 나서겠냐는 것이다. 결국, 텀블러 굿즈의 수명은 딱 그 고무 패킹의 수명만큼이라는 뜻이 된다.


리유저블 컵 데이


지난달 28일 스타벅스는 리유저블 컵 데이라는 행사를 진행했다.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제조 음료 주문 시 다회용 컵에 음료를 제공했으며, 해당 컵에는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디자인이 적용됐고, 무엇보다 한정판이었다.

스타벅스 한정판 굿즈는 매 시즌 인기를 끈다. 한해 매출의 8~10%를 차지할 정도다. 그러다 보니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소장뿐 아니라 재테크를 목적으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지난 28일의 수많은 리유저블 컵도 마찬가지였다. 29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해당 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스타벅스는 해당 행사 전후로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플라스틱 제품을 양산한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 왔다.


그린워싱


스타벅스를 포함한 커피전문점의 친환경 마케팅이 보이는 모순을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그린워싱이 되겠다. 그린워싱은 실제로 친환경적이지 않은 것을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 환경주의의 다른 말이다. 쉽게 말하자면 보여주기식 친환경이라고 하겠다.


하지 않아야 하고, 속지 않아야 할 것


앞서 서술한 상황에 대해 커피전문점들이 카페 내에서 고무 패킹을 팔고, 고객에게 주기적인 교체를 권유한다면 그린워싱 지적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찾아볼 수 있었다. 기업을 대상으로 그린워싱을 하지 않도록하는 조언이다.

고무 패킹을 별도로 판매하면 그만큼 예쁜굿즈 텀블러 수요가 줄어들고, 환경에 유의미할 정도의 변화가 있을지와는 별개의 문제로 말이다.

그린워싱에 속지 않는 소비자가 되는 것도 중요하겠다. 교묘한 그린워싱은 아무리 현명한 소비자라도 피하기 힘들겠지만, 단순한 그린워싱을 간파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환경에 해로운 다른 물건 대신사는 게 아니라 무조건 더사길 권한다면 그건 친환경이 아니다.

환경은 소비를 촉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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