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배달 앱 시장 성장세와 배달 기사 모집 경쟁 과열

그래픽_뉴스워커 AG1팀
그래픽_뉴스워커 AG1팀

배달 일주일에 143만 원


지난 29, 배달 기사 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본인의 일주일 수익을 인증하며 화제를 모았다. A씨가 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간 번 금액은 143800원이었고, 그보다 약간 적은 140655원이 최종 지급 금액이었다.

사진 속 화면에 표시된 총 배달 건수는 205, 그에 따른 이동 거리는 303.9km였다. 배달 앱 특성상 표시되는 이동 거리는 목적지까지의 직선거리에 가까우므로 A씨의 실제 주행 거리는 더 길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의 주인인 A씨는 하루 전날인 28일 배달 기사 커뮤니티에 갓길 주행 외에 교통 법규를 다 지켰다’, ‘일주일 고생해 만족할 만한 금액을 벌어 다행이다등의 내용이 포함된 게시글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수입 인증에 대한 반응은 다양했다. ‘안전하게 배달해주시는 분들이 정당하게 받을 금액이다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A씨의) 수입만큼 소비자가 내고 있다라는 의견도 찾아볼 수 있었다.


배달 앱 시장 성장세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플랫폼을 이용해 배달 및 운송업을 하는 근로자는 114400여 명으로 추산됐다. 아르바이트 등 전업이 아닌 형태로 배달 및 운송업에 종사하는 인원을 포함하면 연 20만 명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종사자 증가의 배경에는 배달 앱 시장 성장세가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 앱을 통한 음식 배달 거래액은 2015억 원이다. 전년의 1436억 대비 43.5% 증가한 수치다. 그런 가운데 지난 88천억 원을 들여 딜리버리히어로에서 요기요를 인수한 GS리테일 컨소시엄이 새 법인명 위대한 상상으로 배달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배달 기사 모집 경쟁: 월급제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배달 기사 확보 방향도 다양해지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 대행 브랜드 부릉과 계약한 수도권 배달 대행 사무소가 최근 월급제 라이더 모집 공고를 냈다. 또 다른 배달 대행 브랜드 바로고와 계약한 사무소도 월급제 라이더 모집 공고를 내며 배달 업계 월급제 도입 시도를 알렸다.

이 같은 월급제의 경우 배달 기사에게 지급되는 임금은 월 300~400만 원으로, 베테랑 배달 기사가 프리랜서로 일해 버는 금액보다 높지 않지만 오토바이 리스비, 수리비, 기름값이나 유상운송 종합보험비 등을 본인이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4대 보험과 연차, 특별휴가 및 퇴직금까지 제공하겠다는 사무소도 있다.

이에 직업 안정성이나 근무 난도 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배달 기사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아직은 근무 자유도가 높고 고수익도 바라볼 수 있는 프리랜서 고용 구조가 선호되기 때문에 월급제의 시장 안착은 불확실한 편이다.


배달 기사 모집 경쟁: 프로모션


배달 대행 브랜드가 근무 효율 저하를 감수하고서도 월급제 카드를 꺼내 든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일명 배달 공룡인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혹한기를 앞두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이츠는 지난 10월 한 달째 슈퍼위크를 진행했는데, 슈퍼위크 기간에는 배달 기사의 몸값이 기존의 3~4배 정도로 증가한다.

배달 기사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프로모션으로 인해 라이더가 많아져 콜을 잡기 어려워지긴 했으나 한 건 배달에 두 건 배달 수입을 얻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로워졌다는 이야기도 찾아볼 수 있었다.


결국은 이용자 부담


현 상황에 관한 유통업계 관계자의 인터뷰가 인상적이다. ‘기업이 언제까지나 손해 보는 장사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치열한 출혈 경쟁이 결국 이용자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배달 기사가 본인의 노동에 정당한 대가를 얻는 일은 환영받아 마땅하지만, 그 대가 지급의 책임을 기업이 어디까지 부담해야 할지, 또는 실제로 부담할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