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순위 1위 리니지M, 모바일 게임 시장의 장르 고착화 일으킬지도

[뉴스워커_김영진 기자]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올해로 출시 20년을 맞이한 원작 PC게임 리니지의 IP를 그대로 옮긴 모바일 MMORPG 게임이다. 2017년 6월 21일에 출시된 리니지M은 출시 첫 날 매출 107억원을 기염을 토했으며, 이후에도 양대 마켓 매출 순위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지켰다. 2017년 하반기에는 출시 게임의 성공 척도로 넷마블 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과 함께 '리니지 형제를 꺾을 수 있는가'가 기준이 될 정도였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의 성공을 토대로 출시 이후 주가가 20% 가량 상승했다.

▲ 리니지M (출처 : 리니지M 공식사이트)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니지M의 성장은 대한민국 게임산업에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M이 거둔 큰 성공에 비하여 훌륭한 게임은 아니라고 보이기 때문이다.

출시 첫 날 많은 수의 유저의 반응은 '경악' 그 자체였다. 20년 전 게임을 그대로 따온 듯한 발전없는 그래픽과 게임성은 너무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리니지 원작에서도 경쟁력있는 플레이를 위해서 필요한 과금도 막대하였는데 리니지M은 이를 우습게 뛰어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아이러니 한 것은 리니지M이 이런 혹평을 비웃기라도 하듯 수익적인 면에서는 큰 성공을 거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성공을 마냥 박수치며 축하해줄 수는 없는 것도 사실이다. 매출 1위 게임으로써 리니지M이 대한민국 게임산업에 끼치는 영향력을 생각하면 그들이 가진 문제점이 그대로 시장에 투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오로지 IP에 대한 충성심만으로 매출 상한가를 보여준 리니지M

리니지M의 성공 핵심은 바로 'IP에 대한 충성심'으로 평가된다. 리니지M을 플레이하는 사람 외에는 어떤 사람도 리지니M을 호평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리지니M을 플레이하는 유저들 조차도 일부는 리니지M이 훌륭한 게임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을 정도다.

리니지M의 성공 주역은 이른바 '린저씨'라고 부르는 유저이다. 이 충성심 뿐만 아니라 과금 능력마저 높은 일부 유저층이 리니지M의 매출을 굳건히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유저를 타겟으로 하는 게임이 성공한다는 공식이 굳어지면서, 유사 장르의 게임이 연이어 출시될 수 있다. 

2000년대 초반에 대거 출시되어 마지막에는 거의 외면당한 PC MMORPG의 연이은 출시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유저를 타겟으로 하는 게임이 성공한다는 공식이 굳어지면서, 유사 장르의 게임이 연이어 출시된 바 있다. 결국 이러한 흐름은 대한민국 게임시장에 장르 고착화를 일으킬 수 있다.

▲ 최근 리니지M의 매출 그래프, 1위을 놓치지를 않고 있다. (출처 : 게볼루션)

◆ 원작보다 더 심해진 과금 요소와 사행성

20년 이상 명맥을 이어온 PC 리니지를 상징하는 것이 있다면 아마 과금 요소와 사행성일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MMORPG가 월 정액 가격을 인하하거나 부분유료화 모델로 전환하였다. 원작 PC 리니지는 현재 월 요금 2만9700원의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정상적인 육성과 경쟁을 위해서는 다양한 부가 아이템을 추가로 구매하여야 한다. 이는 다른 MMORPG에 비하여 많은 수치임에도 불구하고 리니지M의 과금 유도는 이를 뛰어넘는다.

가장 특징으로 꼽히는 것이 '아인하사드의 축복' 시스템이다. 원작에서는 아인하사드의 축복을 적용받을 때 최대 130%의 경험치 혜택을 받는다면, 리니지M에서는 최대 700%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심지어 전에 없던 아이템 획득 제한까지 걸어두었다. 아인하사드의 축복 수치가 '0'이면 거래 불가 장비만 획득할 수 있다. 

▲ 수치에 따른 아인하사드의 축복 혜택 변화, 수치가 낮을땐 아이템 획득도 어렵다.(출처 : 인게임 캡처)

심지어 소비 속도도 낮지 않다. 경험치를 빨리 얻을수록 많이 소모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레벨이 오를수록 소모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일일 피드 이벤트 등을 통하여 아인하사드 수치를 회복시켜주고는 있으나 이는 미봉책일 뿐이다. 

◆ 개선 없는 '아인하사드의 축복' 시스템

이에 대다수 유저가 아인하사드의 축복 시스템에 대한 수정 건의를 지속적으로 넣고 있으나 변경된 내용은 없다. 일부 고과금 유저는 아인하사드의 축복 시스템에 대하여 불만을 나타내는 유저를 '징징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원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엔씨소프트가 어느 유저 층을 타겟으로 게임 운영을 하고 있는지 자명하다. 실제로 이러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리니지M의 매출 순위는 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불만을 나타내는 유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리가 없다.

▲ 오픈 첫 날, 아인하사드의 축복 관련하여 유저 반발이 심하자 바로 소모량 감소 패치를 내놓았다.(출처 : 리니지M 공식사이트)

◆ 어차피 할 사람은 한다지만...

리니지M의 이러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오픈 이후 계속되고 있지만, 이런 혹평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애초에 원작 리니지 역시 매니아층이 강한 게임이었기 때문에 리니지M 또한 매니아층을 기반으로 꾸준히 매출이 나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문제는 그 다음에 있다. 다른 게임 제작사에서도 리니지M을 벤치마킹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처럼 모바일 게임 시장 역시 장르의 고착화를 겪을 위험이 높다. 그러한 징후는 이미 보이고 있다. 2018년 신작에 MMORPG가 대거 보이는 점이 마냥 반갑지 않은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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