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선 종전선언의 구체적인 문안까지 주고 받는 등 한미간 상당한 진전이 있음에도 실제 종전선언의 성사 여부에는 부정적인 견해가 뒤따른다. 종전선언 자체가 정치적 선언의 성격이 있는데다, 당사자인 북한의 반응이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종전선언의 구체적인 문안까지 주고 받는 등 한미간 상당한 진전이 있음에도 실제 종전선언의 성사 여부에는 부정적인 견해가 뒤따른다. 종전선언 자체가 정치적 선언의 성격이 있는데다, 당사자인 북한의 반응이 없는 상황이다.

[뉴스워커_남북정세] 한미가 종전선언 논의에 대해 합의가 마무리 단계임을 언급하면서, 실제 종전선언 성사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실제 성사되기까지는 난항이 예고된다. 한반도의 종전선언에는 중국, 일본 등 주변국가를 고려해야 하는데다 결정적으로 북한과 의견 조율이 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국전쟁 종전선언 추진과 관련해 미국과 합의가 마무리 단계임을 언급하면서도, 실제 우리 정부가 구상하는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종전선언추진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용 장관은 이날 오전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종전선언이 무난히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취지의 질의에 그렇게까지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쉽지 않을 것 같다. 종전선언이 한미 합의만으로 이뤄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정의용 장관 구체적 내용을 밝힐 수 없지만미국과 큰 원칙에 합의

정 장관은 김홍걸 무소속 의원이 한미 간 협의 중인 종전선언 문안에 대해 질의하자 구체적 내용은 밝힐 수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정 장관은 진전이 있었던 건 맞느냐는 추가 질의에 그렇다. 큰 원칙에 합의했다. 형식과 내용,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한미는 종전선언에 대해 협의해 왔다. 이수혁 주미대사는 지난 9일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남북간 종전선언을 채택하는 문제를 한미간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고, 한미간 종전선언 문안까지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창의적인 대북 견인 방안에 대해 심도있는 협의를 하고 있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목표를 향한 외교적인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미는 종전선언과 관련해 구체적인 문안을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양측 문안에 특별한 큰 차이점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은 미국도 종전선언의 필요성, 어떤 형식과 내용으로 추진해야하는지에 관해선 우리 정부와 의견이 일치됐다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 미국 측과 좀 더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고 이를 통해 비핵화 달성, 평화 정착 그 첫 번째 단계로서 종전선언이 필요하다는 게 미국과 우리의 일치된 의견이라며 상당히 의견이 조율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종전선언, 사실상 정치적 선언인데북한 호응 이끌 수 있을지도 중요

다만 일각에선 종전선언의 구체적인 문안까지 주고 받는 등 한미간 상당한 진전이 있음에도 실제 종전선언의 성사 여부에는 부정적인 견해가 뒤따른다. 종전선언 자체가 정치적 선언의 성격이 있는데다, 당사자인 북한의 반응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최근 대화문화아카데미의 한반도 평화의 길 남북관계 개선은 가능한가에서 북한으로서는 종전선언으로 주한미군 철수까지는 기대하지 못해도 한미연합훈련의 완전 중단이나 한미동맹의 재조정을 원할 것이라며 그런데 한미동맹의 재조정을 위해서는 북한 비핵화의 상당한 진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센터장은 미국이 단순히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 종전선언을 위해 (대북)제재 해제에 동의할 리도 없지만 만약 한국이 종전선언 논의를 위해 북한의 한미연합훈련 중단 요구를 수용한다면 우리 사회 내부에서 한국정부가 북한에 저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센터장은 종전선언보다 현 정부가 추진해야 할 것은 북한 핵프로그램의 동결 및 단계적 감축, 한미연합훈련 중단(또는 축소), 남북 군비통제와 평화체제 구축, 북미관계 정상화, 대북제재 완화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남북한과 미중의 4자 정상 또는 고위급 회담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북한과 미국 간에는 매우 뿌리 깊은 불신과 적대의식이 존재하기 때문에 양국이 협상을 통해 핵심 현안들에 대해 접점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결국 북미 간에 대타협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미국의 입장을 잘 이해하면서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한국과 북한의 입장을 잘 이해하면서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중국이 참여하는 미중과 남북한의 북핵 4자회담 개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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