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오는 12월 중순께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를 받는다. 

이는 금감원이 당초 수립한 검사업무 연간계획에 잡혀있는 일정이지만, 이를 두고 금융권 일각에서 군말이 나온다. 연간 계획상 일정으로는 예정된 게 맞지만, 세부적인 일정으로 들어가보면 금감원 사정으로 11월 예정됐던 종합검사가 한달여 뒤로 밀렸기 때문이다.

당초 우리금융그룹에 대한 종합검사는 이달 15일로 일정이 잡혀있었지만 금감원은 일정대로 종합검사를 진행하지 못하게 되자 우리금융그룹 종합검사 보류 결정을 내렸다. 당시엔 언제 검사 일정을 재개할지 조차도 정해진 게 없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우리금융그룹에 대한 종합검사가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종합검사 자체가 금감원에서도, 받은 쪽에서도 대형 이벤트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준비과정이 길고, 투입되는 인력과 소요되는 시간도 많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보류 결정을 사실상 잠정 철회로 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우리금융그룹이 특혜를 받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반전이 있었다. 금감원은 지난 16일 우리금융그룹에 대한 종합검사를 올해 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밝힌 일정은 12월 중순이다.

금감원은 종합검사 일정 지연에 대해 코로나 확산 등으로 인해 검사반 편성에 애로가 있었고 검사제도에 대한 다양한 개선요구 등을 감안해 앞으로의 검사실시 방향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일정이 지연됐다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이 우리금융그룹 종합검사에 대해 유보를 하면서 공식적으로 철회라고 언급하진 않았지만, 연말에 느닷없이 종합검사를 받게된 우리금융그룹 입장에서는 날벼락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종합검사를 실시한다는 내용을 우리금융보다 언론이 먼저 알았다는 말도 나온다.

금감원의 연간 계획에 따르면 올해 검사 휴지기 중에는 연말연시도 포함돼 있다. 금감원이 밝힌 연말연시 기간은 2021년 12월23일~2022년 1월4일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연말 검사 휴지기를 코앞에 두고 종합검사를 받는 셈이다.

그나마 다행스런 점은 규제보다는 리스크 예방검사로서 사전적 감독과 사후적 감독간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이번 검사가 진행될 예정이라는 점이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지난 8월 취임한 이래 규제·사후감독보다는 지원·사전감독 방향으로 검사 정책 방향에 대해 밝혀왔다. 이른바 예방적 감독 철학을 강조한 것이다.

금감원은 이번 종합검사를 향후 검사업무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시발점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이번 종합감사의 방향이 항후 금감원의 검사 방향에 대한 이정표가 될 거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금감원이 이전과는 얼마나 바뀐 기조를 보일지, 그 첫 시범케이스가 된 우리금융그룹의 종합검사 과정과 결과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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