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나무 한여름에 냉해입어, 물류대란까지 겹쳐

한국, 세계 3위 커피 소비 “국제 커피 시장 가격 상승 중”

전 세계적으로 커피 수요는 늘면서 커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다만 국내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업체는 1년 이상 해외 산지 농장 직영 체계로 장기 계약을 맺기 때문에 그간 확보해 뒀던 원두 재고가 있어 큰 타격이 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소 규모의 커피 전문점들은 사정이 다르다. 커피 유통상을 통해 수입하거나 직접 구매하기 때문에 가격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본문 중에서>
전 세계적으로 커피 수요는 늘면서 커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다만 국내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업체는 1년 이상 해외 산지 농장 직영 체계로 장기 계약을 맺기 때문에 그간 확보해 뒀던 원두 재고가 있어 큰 타격이 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소 규모의 커피 전문점들은 사정이 다르다. 커피 유통상을 통해 수입하거나 직접 구매하기 때문에 가격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경제의 시선] 따뜻한 커피가 생각하는 겨울의 문턱에 왔다. 독특한 풍미와 짙은 갈색의 커피.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유독 남다르다. 그런데 원두 값이 크게 뛰었다. 하루 한 잔의 커피가 그날 원동력이 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 커피 원두값 상승으로 커피 가격도 오르고 있다. 국내 주요 원두 공급업체들은 최근 원두 가격을 1000~3000원 가량 올렸다. 커피 원두는 11만원대부터 6~7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커피점들이 주로 쓰는 원두는 kg2~3만원대. 평소 2만원대 원두를 주로 사용해온 카페에서는 원재료 값이 10%가량 인상된 것이다.

원두는 생두를 말려서 볶은 것으로 가격도 생두 값에 비례해 책정된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아라비카 원두 선물가격은 지난 12(현지시간) 파운드(454g)2.2달러(2595)에 거래됐다. 작년 11월 초 1.03달러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1년 사이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전 세계 커피값은 브라질의 기상 여건에 따라 움직인다. 최근 원두값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최대 생산지인 브라질의 이상기후다. 세계 커피 원두의 3분의 1 이상을 생산하는 브라질에 지난해부터 가뭄과 한파가 연달아 닥치면서 생산이 잘 이뤄지고 있지 않다. 올해 7월에는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져 커피나무들이 얼어 죽었다.

브라질 커피산업협회가 지난 8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커피 생산량은 60들이 4880만 포대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22.6%나 줄어든 수치다. 세계에서 두 번째 규모의 커피 생산·수출국인 베트남도 코로나19로 커피콩 생산 지역을 봉쇄했다.

생산량은 줄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커피 수요는 늘면서 커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다만 국내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업체는 1년 이상 해외 산지 농장 직영 체계로 장기 계약을 맺기 때문에 그간 확보해 뒀던 원두 재고가 있어 큰 타격이 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소 규모의 커피 전문점들은 사정이 다르다. 커피 유통상을 통해 수입하거나 직접 구매하기 때문에 가격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업계는 원두산지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향후 2년 간 원두 값이 상승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커피나무를 다시 심어 생두를 수확하기까지 보통 3~5년이 걸린다.

앞으로 커피 값은 어떤 변동이 있을까. 브라질과 베트남 등 세계적인 기후변화와 물류대란의 여파로 세계 3위의 커피 소비시장인 우리나라는 어떤 변화를 맞게 될까.


동네카페 울며커피 값 인상한 이유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 커피전문점 시장 규모는 약 54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커피 수입량은 176648t, 수입액은 73780만 달러(8700억원)이다. 이는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최대치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8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은 1인당 연간 353잔의 커피를 마셔 세계 평균(132)3배에 달하는 커피 사랑을 보인다.

하지만 원두 가격상승으로 당장 동네 카페들부터 타격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는 타격이 덜한 편. 프랜차이즈는 주로 1년 정도의 여유를 두고 원두를 선구매하는 시스템이라 원재료 가격 변동에 덜 민감하다.

하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의 경우 중간 공급업체와 계약을 맺고 단위로 원두를 받는 경우가 많아 가격 상승에 직접 영향을 받는다. 게다가 카페라떼의 주 원료인 우윳값도 올라 비용부담이 커진 상태다. 소매점 커피 가격은 건물 임대료, 인건비, 원두·우유·설탕값을 모두 반영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국내 우윳값이 오르며 커피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 서울우유가 최근 흰우유 1L가격을 5.4% 올렸고 이어 남양유업, 빙그레, 매일유업 등도 인상을 결정했다.

전 세계적인 물류대란으로 원활한 공급이 막힌 것도 원두 가격 상승에 한몫했다. 아라비카 원두 대표 산지인 에티오피아는 지난 8월부터 내전이 확산되어 커피 농가와 현지 물류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베트남에서도 이상기후는 물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동시와 항구 봉쇄에 들어가면서 물류 이동이 어려워졌다. 문제는 이런 세계적인 기후변화와 물류대란에 따라 국내 커피 값이 내년부터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원두·우윳값 오르며 카페 타격 내년 커피값 상승 무게


커피는 커피나무 열매(Cherry)속의 씨앗(생두·Green Bean)을 볶고(원두·Coffee Bean), 물을 이용해 그 성분을 추출하는 과정을 거쳐 우리에게 온다. 커피나무에서 생두를 수확하고 가공공정을 거쳐 볶은 후 한 가지 혹은 두 가지 이상의 원두를 섞어 추출하게 된다.

커피는 식물인 커피나무의 열매로 만든다. 과일과 채소가 몸에 좋은 것처럼 커피에도 카페인뿐 아니라 클로로겐산·트리고넬린·마그네슘 등이 들어 있다. 이 물질들이 우리 몸의 산화를 줄여주는 항산화 효과를 낸다. 다만 불면증과 위 점막 질병 등은 조심해야 한다.

현대인들은 특유의 향과 맛, 그리고 카페인 성분이 잠을 깨우는 효과도 있어서 아침에 혹은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곤 한다. 하지만 이젠 카페 출입도 부담스러워질 것으로 보인다.

안양에 사는 30대 직장인 A씨는 일주일 전 쯤 회사건물 1층에 있는 작은 카페의 커피 가격이 20% 올랐다는 문구를 봤다. 원두가격 상승으로 커피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하지만 A씨와 동료들은 카페 대신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렸다고 한다. 점심 먹고 쉬는 시간에 동료들과 잠시 이야기를 하려고 동료들과 카페에 가서 커피를 테이크아웃 했었는데, 하루 만에 20% 가격 인상이 되니 선뜻 사먹기가 꺼려진다는 것이다. A씨와 더불어 다른 동료들도 카페로 향하는 발길이 줄었다고 한다.

이처럼 직접 원두를 공급받고 우유를 따로 사는 중소규모 커피 매장들은 가격 부담을 지게 되면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의 JM스먹커, 독일의 치보, 일본의 UCC커피 등은 커피 소매가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커피 전문점들은 원두 가격 추이를 지켜보는 상황이다. 원가가 뛰는 상황에서 판매 가격을 유지할 경우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업계 측은 미리 확보한 원두 재고가 소진된 뒤, 새로 수입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소비자 가격에 원가 상승분을 반영될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11잔의 커피라는 국룰이 깨질까. 전국의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들이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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