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만 태산인 호주 법인에 대여금 150억원 제공.. 자본 털어도 다 못 받아

그래픽 속 인물_양용진 코미팜 대표이사 회장

[뉴스워커_바이오업계 진단 코미팜] 1972년 설립된 코미팜은 동물약품 제조 및 판매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며 200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2019년 미국 법인을 청산해 호주 법인만이 남아 있다. 동물의약 품계 강자로 자리매김한 코미팜은 2018년 금융 당국의 연구 개발비 자산화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자 201798.4%의 자산화 처리를 하던 것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그간 무형 자산으로 계상한 개발비는 2018년 경제적 효익의 검토로 장기화되며 전액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때문에 개별 자산 PAX1의 장부가액은 증발했다. 동물용 의약품 개발비 역시 상당한 손상차손으로 총자산 대비 무형자산의 비중은 미미해졌다. 아울러 해외 법인의 연이은 부진을 겪고 있는데 지배기업인 코미팜으로부터 150억원 대의 대여금 조달 중이다. 자본을 털어도 다 갚지 못할 정도의 대여금에 코미팜만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을 수도 있다.


자산 처리한 개발비에 대규모 손상차손 발생, 무형자산 장부가치 급락


[단위: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자산화 과정에서 엄격한 기준을 제시한 2018년을 기점으로 자산화 처리 비중이 매우 높았던 코미팜도 변화를 맞이했다. 2017년 정보보조금 제외 약 25억여원의 연구개발비 중 98.4%25억원이 개발비로 처리됐다. 2018년에는 금융 당국의 조치에 따라 총 378072만원의 연구개발비에서 27.1%만이 개발비로 계상되었다. 자산화 처리 비중이 매해 줄며 2020년에는 단 0.6%의 연구개발비만이 무형자산으로 들어갔다. 2021년 상반기 말 총 연구개발비 대비 무형자산의 비중은 1.2%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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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금융감독원

개발비로 인식된 두 가지 연구개발은 동물용 의약품과 인체 신약 PAX-1이다. 동물용 의약품(생물학제제 등)2013년부터 시작됐으며 현재는 임상 시험 계획서 준비 및 제출, 야외 임상 시험 진행 중이다. 인체 신약 PAX-12008년 시작된 연구로 이제 겨우 미국 임상 ½상 승인 및 개시와 호주 임상 2상 단계다. 어떠한 국가에서도 3상에 진입한 상태가 아니다. 보통은 3상 단계에 진입해야 개발비로 처리하는 것이 합리적인데 한참 이른 시기에 개발비로 포함시켜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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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개발 성공의 가능성이 낮거나 출시 이후 의약품 중 실적 부진이 예상될 때 손상차손으로 처리한다. 바이오 기업으로서는 굉장히 예민한 부분이다. 코미팜 개별자산 인체 신약 PAX-1에서는 호주 법인 가압류 등의 이슈 때문에 원활한 진행이 있다고 판단, 미래 경제적인 효익을 검토한 뒤 손상차손 반영을 하게 됐다. 2017년과 2018년 사이 인식된 손상차손만 105억원 이상이다. 2017년 말 기준 장부가액을 거의 상쇄할 정도였다. 동물의약품에서도 손상차손이 늘어나더니 2018년에는 약 8억원에서 201941억원 이상으로 급증했다. 그 결과 영업권 이외 무형자산의 규모 역시 초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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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영업권 외 무형자산의 총자산 대비 비중이 9.4%에 달했지만 이후 빠르게 줄어들었다. 무형자산(영업권 미포함)2018년 전년 대비 74.6% 감소해 그 비중이 2.5%대로 대폭 주저앉았다. 2018년 대량의 손상차손 인식 후 무형자산 감소 때문에 한 기업의 규모를 나타내는 총자산도 2017년 연결기준 15억원에서 2021년 상반기 12억원대로 급감했다. 이에 큰 몫을 끼친 것은 거액의 개발비 손상차손이었다.


실적 갉아먹는 해외 법인, 자본 털어도 갚지 못할 150억원대 돈 빌려준 코미팜


[단위: 천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코미팜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액의 안정적 증사에도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8250억원의 매출에 62억원의 영업손실, 15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매해 적자 폭이 완화돼 2020년 약 37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영업손실도 약 22억원으로 개선됐으며 순손실은 특히나 회복세가 빨랐다. 하지만 별도 기준 실적에서는 연결기준과 달리 이미 2020년 적자를 벗어났다. 연결기준에서의 실적 회복이 더딘 이유는 종속기업인 해외 법인의 실적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단위: 천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2018년 약 8억원 상당의 매출을 거둬들인 미국 법인은 당해 순이익은 고장 3백만원에 지나지 않았다. 그마저도 1년 후 매출 8천만원에 1억원 이상의 순손실로 실적 악화의 늪에 빠지며 급기야 201912월 미국 법인을 청산하기에 이르렀다. 호주 법인에서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2018년 약 42억원, 2019년 약 66억원, 2020년 약 40억원의 순손실만이 실적의 전부다. 2021년 상반기에 접어 들어서도 여전히 수익은 없지만 이미 24억원의 순손실이 난 상태로 연결기준 실적 부진의 원인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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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법인은 코미팜으로부터 상당한 자금을 조달 중이다. 지배기업인 코미팜이 호주법인을 대상으로 대여해준 금액은 201849억원이었으나 1년 만에 208.6%나 늘어 150억원대에 도달했다. 2020년에도 소폭 늘어나 155억원을 넘어섰고 올해 6월 말의 경우 총 1578880만원까지 치솟았다. 호주법인은 연이은 순손실로 인해 2018년 자본금 1594548만원에서 올 상반기 말 74.5%나 줄어 40억원7402만원이 됐다. 150억원이 넘는 대여금을 코미팜에 모두 상환하기에도 버거운 자본 규모다. 호주 법인의 승패에 따라서 코미팜이 받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동물용 의약품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주 실적을 올리고는 있지만 현재 신약 개발에 성공을 거두어야만 비로소 한층 더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호주 법인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야 대여금 회수로 지배기업 코미팜이 고스란히 그 피해를 떠안지 않을 수 있다. 최근 미국 FDA로부터 임상 2상 결과로 조건부 판매 승인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떨어지며 기대를 조성했지만 그 결과를 속단하기에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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