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염정민 기자] 드론은 일반적으로 무선 전파로 조종할 수 있는 무인 항공기를 일컫는 단어로 알려져 있는데, 해외에서 쓰는 드론의 의미와는 조금 다르게 정의가 내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해외에서는 드론이라는 단어를 UAV(unmanned aerial vehicle, 무인 항공기)뿐만 아니라 UGV(unmanned ground vehicle, 무인 자동차), USV(unmanned surface vehicle, 무인 선박), UUV(unmanned underwater vehicle, 무인 잠수함)등을 포함한 개념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드론의 의미와는 약간 다르다.

우리는 드론이라고 하면 흔히 헬리콥터와 같이 로터 혹은 프로펠러가 달린 UAV나 쿼드 콥터를 연상하게 하지만, 해외에서는 드론이라고 하면 UUV 즉 수중 드론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조금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 그래픽_황규성 그래픽 전문기자

최근 드론이 영화 촬영이나 농약 방제와 같은 다양한 산업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것과 달리, 드론이 처음으로 사용된 분야는 군사 분야였다. 개념상으로는 1910년대 에디슨에 버금가는 발명가, 니콜라 테슬라에 의해서 드론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세계 대전과 중동 전쟁 등을 거치면서 드론의 군사적인 활용도는 점점 광범위해졌다.

현재에도 드론은 군사 부문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무인 공격기 ‘MQ-1 프레데터’는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전쟁터에서 미군의 선봉에 서서 테러 조직을 분쇄하는 등의 성과를 보였고, 고고도 무인 정찰기 ‘RQ-4 글로벌 호크’는 상대의 정보를 미군에게 제공해 미군이 전쟁터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는데 일조를 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중국, 심지어 북한도 드론을 군사적으로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드론은 군사 분야와는 분리할 수 없는 관계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현용 F35 전투기가 최후의 유인(有人) 전투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군사 전문가들이 있을 정도로, 차세대 전투기로는 드론 즉 무인 전투기가 거론되고 있을 정도로 드론에 대한 관심은 높은 편이다.

광범위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고, 활용될 예정인 드론

드론은 초창기의 군사적 사용에서 벗어나 이미 우리 일상생활 가까운 곳에서 활용이 되고 있다. 그 중 가장 손꼽히는 분야로는 영상 촬영과 농업 분야를 들 수 있다.

드라마, 영화 제작과 같은 영상 산업에서 드론 영상 촬영은 기존의 크레인 영상 촬영에 비해서 비용이나 카메라 앵글, 안전성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물론 해상도가 높아 무거운 촬영 장비를 탑재하는 경우에는 고가의 드론이 사용되기 때문에 비용이 비싼 경우도 있지만, 원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서 카메라를 자유롭게 이동시킬 수 있다거나 촬영자의 안전을 비교적 더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드론 촬영은 점점 더 각광을 받고 있다.

한편 지난 1월 3일 국토교통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215개 사업지구에서 드론을 활용할 예정이고, 이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원래 국토교통부는 토지 보상을 위해 해당 토지를 일반 항공기로 항공 촬영하고 토지에 대한 직접 조사를 병행하였는데, 향후 이 업무에 드론을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기존의 항공 촬영을 이용할 경우 연간 130억 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된 것에 비해 드론을 활용한다면 연간 66억 원 정도의 예산 절감을 이룰 수 있고, 드론이 일반 항공기에 비해 날씨의 영향을 덜 받고 항공사진보다 더 높은 해상도의 사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드론의 투입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드라마, 영화와 같은 영상 산업 뿐 아니라 주택, 토지 사업 부분에 있어서도 드론의 진출은 더욱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는 농약 방제와 같은 작업에 드론이 투입되고 있다. 드론을 이용한 방제 작업이 농촌에서 일반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는 없지만, 사람이 농약을 뿌리는 것보다 넓은 면적에 대해서 단시간으로 작업을 끝낼 수 있기 때문에 점점 그 사용이 늘어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드론을 조종할 전문 인력이 많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 지자체 단위로 드론 조종 인력 양성을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남원시에서 1월 한 달간 시청 홈페이지에 드론 조종사 자격증 취득교육 신청자 모집 공고를 게시해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다. 남원에 주소지를 두고 거주하면서 영농에 종사하는 농민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사업은 이론 및 실기시험을 통과하고 교통안전공단에서 면허를 발급받은 지원자에게 교육비 50%를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 드론의 미래

2017년 3월 7일(현지 시각) 제네바에서 열린 모터쇼에서 에어버스는 ‘Pop.up’ 시스템이라는 미래형 이동 수단을 발표했다. Pop.up 시스템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컨셉(concept) 단계에 불과하지만, 드론 기술에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한 자율 주행 기술을 접목시킨 시스템으로 모터쇼 참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에어버스가 제시한 Pop.up 시스템은 자율 주행 자동차가 교통 정체 등과 같은 상황에 직면했을 때, 드론이 날아와서 자율 주행 자동차와 합체해 자율 비행을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 모듈화된 드론이 자율 주행 자동차와 합체한다는 점, AI(인공지능)가 시스템을 조종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무선 조종을 하는 드론과는 차별성이 있다고 하겠다.

한편 현재 연구되고 있는 드론은 AI 기술과 접목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있다. 해외에서는 UAV(무인기) 외에도 UUV(무인 잠수함)도 드론이라고 한다고 이미 언급한 바 있는데, 최근에는 UAV와 UUV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드론이 연구되고 있다.

미국의 러트거스 대학교(Rutgers University) 연구팀의 ‘네비에이터(Naviator)’는 비행을 하다가 물에 착수해 잠수 운항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드론으로 개발됐다. 미 해군의 자금 지원을 받아 개발되고 있는 네비에이터에게, 수중에서는 무선 조종 전파가 전달되지 않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연구팀은 초음파를 이용해 네비에이터을 수중 조종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C9EJhs0pc0&feature=youtu.be 비행을 하다가 물에 착수해 잠수 운항하는 네비에이터의 실험 운행 모습을 보고 싶다면 이 링크를 활용하면 좋다.

해외에서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4차 산업 혁명을 맞아 드론 기술을 개발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드론산업 발전 기본계획 2017~2026년’을 확정해 발표했는데, 이 계획에는 2016년 기준으로 700억 원 규모인 국내 드론시장 규모를 4조 4000억 원으로 성장시키고, 드론 기술 경쟁력 세계 5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한국형 K-드론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으로 있는데, 이 시스템에 AI(인공지능)을 이용한 자동 관제, 빅데이터를 통한 기상·지상 정보와 비행경로 분석, 실시간으로 드론 위치를 식별하고 공유하는 5G 기반의 클라우드 기술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접목시킬 계획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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