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김준환

일본 부동산시장은 1990년 전후 부동산 버블붕괴 후 지속적인 가격하락을 거듭하다, 2004년 이후 다시 가격상승기에 접어들었다. 이후 지속적인 상승을 지속하다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다시 가격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이러한 일본의 부동산 버블붕괴 이후 2004년부터 최근까지의 변화에 있어서 특이한 점은 그 변화가 마치 부동산 버블과 버블붕괴 후의 변화패턴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일본 부동산시장은 이러한 두 차례 급격한 시장의 변화를 겪으면서, 시장이 더욱 성숙되고 안정된 시장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현재 일본 부동산시장은 가격 상승이라는 요인 보다는 수익률이 부동산시장의 투자 척도와 상품의 가치평가 척도로써 거의 자리매김을 해가고 있다. 즉 부동산의 가격 상승은 수익률이 뒷받침 될 때에만 가능하며, 따라서 수익률이 올라야만 가격이 상승하고, 그 반대로 수익률이 낮아지면 가격도 하락하게 되는 부동산 투자 상품의 가격변화 패턴이 거의 공식화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럼 부동산 버블붕괴 이후 2004년부터 최근까지 일본 수익형부동산의 가격변화와 수익률은 어떠한 변화를 보이고 있을까?
이는 최근 한국 부동산시장이 버블논쟁이 시작되고 있으며, 그 변화도 과거와는 매우 다른 패턴으로 변화하고 있는 현재의 시장 상황과 또한 일본 부동산시장과 많은 유사점이 있는 한국 부동산시장을 생각할 때 현 시점에서 많은 독자들이 궁금해 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최근 한국 부동산시장에서 원룸,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 주거용 수익형부동산 상품이 높은 투자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일본의 주거용 수익형부동산의 수익률 변화추이 등에 대한 분석 자료는 현재 우리에게는 매우 필요하고 절실한 자료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필자는 이러한 필요성은 인식하고 수익형부동산 중 최근 한국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높다고 할 수 있는 주거용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가치평가와 투자판단의 근거를 제공하고자 일본 주거용 수익형부동산의 변화 추이에 대해서 5회에 걸쳐서 기고하고자 한다.
그 순서는 아래와 같다.

아무쪼록 주거용 수익형부동산을 보유하고 계시거나, 투자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조그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호는 그 첫 번째 순서로 이번 분석에 쓰인 자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우리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일본 주거용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하는 순서가 되겠다. 일본 부동산시장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다소 흥미로운 내용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 분석 자료와 일본 주거용 수익형부동산의 이해 ]

이번 분석에 참고한 자료는 일본 주택마케팅 인덱스 2011년 하반기 조사결과로써,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의 데이터가 분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자료의 대상 물건의 특성이 우량물건이 많다는 점과 그 대상이 맨션에 한정되었다는 점을 고려 할 때, 일본의 주거용 수익형부동산의 실제 평균 가격과 평균 임대료는 자료에 발표된 수치보다 다소 낮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기 바란다.
또한 면적에 따라 대형타입과 중형타입, 그리고 소형타입 등 세 가지로 분류를 했는데, 대형타입은 전용면적 80㎡ 이상, 중형타입은 전용면적 40~80㎡ , 소형타입은 전용면적 40㎡ 미만의 주택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건축년도에 따라 신축 분양주택과 기존 중고주택(10년 기준)으로 나누어 신규 주택과 중고 주택의 차이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자료의 지역별 범위는 도쿄 도심 5구와 도쿄 23구이다. 여기서 도심 5구는 한국의 강남지역이나 종로와 같은 도심 및 상업/업무중심지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 치요다구, 추오구, 미나토구, 신주쿠구, 시부야구 등 5개구가 여기에 해당된다.
또한 도심 23구는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개념이라 이해의 혼돈이 생길 수 있어 간략하나마 부연 설명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일본 도쿄의 본래 행정구역명은 도쿄도로서 서울특별시와는 달리 한국의 광역시와 마찬가지로 구부와 시부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도쿄도는 구부와 시부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시부를 제외한 구부는 총 23개구로 구성이 되어있다. 따라서 23구는 도쿄도의 도시지역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다음은 일본의 주거용 부동산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일본의 주거용 부동산의 분류는 한국의 분류와는 매우 다르다. 일본 주거용 부동산은 아파트(アパト, 아파토), 맨션(マンション, 만숀), 단독주택(一戸建, 잇코타테) 등 3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일본의 아파트는 대게 4층 이하의 건물로써 한국의 다세대나 빌라와 같은 개념이며, 맨션은 보통 5층 이상의 건물로써 한국의 아파트나 원룸형 주거형태(원룸,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를 의미한다. 또한 일본에는 한국의 주거형 오피스텔이라는 개념이 없으며, 한국의 주거형 오피스텔은 일본의 맨션에 해당한다는 점에 유의하기 바란다.

끝으로 일본은 한국과 같은 전세제도가 없으며(보증부 월세도 없음), 순수 월세만 존재한다. 다만 다소 특이한 점은 처음 임대를 계약할 때 세입자는 시키킹(敷金, 임대보증금), 레이킹(礼金, 사례금), 야찡(家賃, 월세) 등을 모두 내야한다는 점이다.

시키킹은 일종의 임대보증금으로써 통상 월세의 2-3개월 치를 계약 시 집주인에게 주는 돈이다. 이 돈은 한국과 같이 월세가 밀렸을 때를 대비한 선 월세의 개념도 있지만, 대게 이사를 갈 때 집을 원상복구 하는데 사용된다. 즉 일본은 한국과 달리 세입자는 이사를 갈 때 도배, 다다미는 물론이고 훼손시킨 집을 원상태로 수리해야만 한다.
따라서 집주인은 계약당시 받았던 시키킹으로 집을 모두 수리한 후 남은 돈만을 세입자에게 돌려주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일부를 돌려받지만, 만약 집의 훼손정도가 심할 경우에는 세입자는 시키킹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거나 추가 수리비용을 지불하기도 한다.
이는 한국의 경우 집주인이 대부분 집의 유지/보수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집을 소유하고 계신 분들에게는 다소 부러운 제도일 것으로 생각된다.

레이킹은 말 그대로 집주인에게 집을 빌려 주셔서 감사하다는 사례금으로써 통상 월세 1개월에서 3개월 치를 집주인에게 처음 계약할 때 주는 돈으로 재계약 시에는 다시 지급하지 않으나, 이사 갈 때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는 돈이다.
이는 우리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제도로써, 소유자에게는 절대적으로 유리하지만 세입자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제도이다. 하지만 일본은 과거부터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세입자의 저항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크지는 않다. 사실 필자도 일본 유학시절에 이 레이킹을 도대체 왜 내야하는지 너무 억울하고 또 너무 부담이 돼서 이사 가기가 너무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야찡(월세)은 말 그대로 월세로써 매월 지급하는 임대료이며, 통상 1개월 먼저 선 지급해야 한다. 참고로 부동산중개업을 하시는 독자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중계수수료는 신규 계약 시에는 야찡 1개월 치를, 그리고 재계약 시에는 야찡 1/2개월(반달) 치를 중계업자에게 지급한다.

지금까지 이번 분석에 쓰인 자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일본 주거용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위해 간략하게 기술하였다.
다음 호부터는 총 4회에 걸쳐서 일본 주거용 수익형부동산의 변화 추이에 대해서 살펴보고자한다. 다음 호는 도심 5구 주거용 수익형부동산의 평균 임대료, 가격 및 수익률 변화 추이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자./

 

 

김준환 교수는 고려대학교 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일분으로 건너가 메이카이대학에서 부동산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로 재직중에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시가지재개발사업에 있어서의 주택공급효과', '일본 도심재개발사업의 이해'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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