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저축은행 점포 300곳 이하로 줄어들듯

본점을 제외한 지점, 출장소 등 저축은행 영업점 현황. (자료 금융감독원/뉴스워커 재구성)

은행권이 점차 점포를 줄여나가고 있는 가운데 비은행권인 저축은행도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비대면·디지털 금융 서비스 강화 등이 이유로 꼽히지만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급속도록 몸집을 줄여나가면서 지점 방문이 필요한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정책이 필요해질 전망이다.

25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애큐온저축은행은 오는 12월6일 상당한 규모의 지점 통폐합을 진행한다. 먼저 기존 공덕역지점과 수유지점을 합쳐 새로 강북금융센터를 신설한다.

강남역지점과 잠실지점은 사라지고 애큐온저축은행 영업부로 이전된다. 기존 부산지점도 부산서면지점과 합쳐한다. 

웰컴저축은행의 경우 오는 12월10일 일산마두역지점이 문을 닫고 여의도역지점과 통합된다.

앞서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3월 말 수원지점이 영업을 종료하고 분당본점과 합쳤다.

이같은 저축은행의 점포(지점·출장소) 감소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말 323곳이던 저축은행 영업점(지점·출장소)은 2021년 6월 기준 304곳으로 19곳 줄었다. 올해 말에도 일부 저축은행에서 영업점 통폐합이 예정된 상황이라 연내 300곳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은행권, 비은행권 가리지 않고 영업점 운영을 축소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 서비스 소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내달 6일자로 일부 영업점 통폐합을 진행하는 애큐온저축은행.

은행권 노조에서는 점포 폐쇄가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에 점포 폐쇄 관련 가이드라인 강화를 비롯해 연간 폐쇄 가능한 점포수 규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고령층 고객이 금융 서비스 이용에 제약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업계와 금융감독당국은 비대면 강화와 디지털로의 전환은 시대적 추세로, 영업점 축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다만 금융당국의 경우 금융권이 오로지 업무 효율화만을 이유로 디지털 취약계층을 외면한 채 점포를 무차별적으로 줄이는 건 지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시중은행 등 금융권 전반에서 디지털 취약계층 보호 노력이 필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고령층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서 만든 저축은행 통합 뱅킹앱 'SB톡톡플러스'는 고령층을 위해 기존보다 큰 글씨로 화면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OK저축은행은 일선 영업점에 고령자·장애인 고객전담 창구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아울러 고령층을 포함한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한 매뉴얼 업데이트·직원 교육을 통해 고객 서비스 질 향상을 꾀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도 고령자 등을 위한 전용창구인 '행복한 금융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고령자를 위한 매뉴얼도 마련해둔 상황이다. 향후에는 고령층 고객을 위한 금융 교육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도 각각 본점에서 '소보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소보로 서비스는 창구 직원의 안내 음성을 전용 태블릿PC에 문자 형태로 실시간 변환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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