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이필우 기자] 지난 해 DB그룹(옛 동부그룹) 김준기 전 회장이 여비서 성추행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미국으로 도피생활을 하게 된데 이어 김준기 전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 전 회장이 일선에서 빠지면서 DB그룹은 새로운 수장이 필요하게 됐고 이렇게 그룹의 중장기 추진 정책이 새롭게 수립되면서 떠오른 인물이 바로 김준기 전 회장의 장남 김남호 부사장이다.

▲ DB그룹(전, 동부그룹)의 김준기 회장이 지난해 여비서 성추행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 이후 DB그룹의 새 수장으로 떠오른 인물이 김준기 전 회장의 장남 김남호 부사장이다. 하지만 김 부사장에게 쏠리는 재계의 시선은 그리 곱지 만은 않아 보인다.<그래픽_진우현 기자>

김 부사장은 올해 나이 43세(만)로 경기고와 웨스트민스터대학(미)을 졸업, 워싱턴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수여 받은 바 있다. 김 부사장은 지난 2009년 동부제철 차장으로 입사해 2013년 동부팜한농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이어 김 부사장은 2015년 DB생명(전 동부생명)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어 그는 DB금융연구소 부장으로 이어 지난해에는 상무로 고속 승진 하면서 경영일선에 모습을 드러내게 됐으며 올해 1월 그는 DB손해보험(손보)의 부사장 자리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김 전 회장의 사퇴가 현실화되면서 재계에서는 김 부사장을 경영일선으로 나와 DB그룹을 진두지휘 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 가운데 김 부사장의 승진인사가 구체화 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김남호 부사장의 고속 승진 엘리베이트 탑승과 달리 사회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아 논란이 되고 있다.

우선 김 부사장은 지금까지 뚜렷하게 알려진 성과없이 승진만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초고속 승진이라는 쭉쭉 뻗어가는 모습이, 내부에서는 축하할 만한 일이지만 외부에서는 따가운 눈총을 보내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초고속 승진과 상당히 진행된 지분 승계 절차에 비해 김 부사장의 자질은 아직까지 베일에 싸여 있다는 점이 향후 DB그룹이라는 거대 함선을 이끄는 수장으로써 적절한가에 대한 자질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주요 기업이나 대기업 후계자들이 핵심 보직을 맡으며 자질 검증을 혹독히 받고 있는 데 반해 김 부사장은 앞서 언급됐듯 검증 절차 없이 초고속 승진을 잇고 있어 뒷말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김 부사장이 지난 2015년부터 몸담고 있는 DB손보 산하 DB금융연구소는 금융계열사의 중장기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나 구체적인 결과물은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다. DB금융연구소가 수립한 전략이 계열사에 적용된 사례도 전무하다는 것이 김 부사장의 자질론을 일으키고 있다.

김 부사장은 DB금융연구소로 자리를 옮긴 뒤부터는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고 있다. 3년여 동안 공식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DB금융연구소에서만 업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승진 이후에도 김 부사장은 경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아무런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DB금융연구소에 꼭꼭 숨어있는 듯한 인상이다.

이에 대해 DB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상무로 승진 한 것은 타 그룹 오너 2~3세에 비해 오히려 늦은 것이다”며 “김 부사장은 1남1녀 중 유일한 아들로 경영권을 승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오너의 아들이니 당연히 그룹을 승계해야 한다는 말로 해석된다.

한편, 김 부사장은 그룹의 지주사 격인 (주)DB 지분 18.2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알짜 계열사인 DB손보 지분 9.0%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 기사 수정: 수정일자 2018년 1월 11일 14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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