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소외계층 사각지대 우려도… 이동점포 운영등 대책 만전

지방은행의 영업점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방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큰 폭으로 감소한 뒤에도 매 분기마다 영업점을 줄여나가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지방은행이 조직 슬림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대면 영업 활성화로 인해 핀테크,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오프라인 인프라 몸집을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방은행 가운데 조직 슬림화에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건 BNK부산은행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은행의 조직 슬림화는 인력과 오프라인 인프라로 대변되는 영업점 축소 등으로 나눠서 진행되고 있다.

먼저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재편이다.

부산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 희망퇴직의 경우 나이제한이 없다. 내년 1월1일 기준으로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라면 희망퇴직이 가능하다.

희망퇴직 지원 대상자 확대 배경 중 하나로는 디지털 전환이 꼽힌다. 비대면 영업의 확대로 조직 슬림화가 필요해졌고 디지털·IT 인력의 중요도가 올라가면서 이들에 대한 채용 확대가 필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영업점(출장소 포함) 통·폐합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지난해 5월 부산은행 중앙동금융센터와 대창동지점이 합쳐져 통합중앙동금융센터가 탄생했으며, 당리사랑 영업소가 당리동지점과 합쳐졌다. 문현지게골영업소도 문현동지점과 통합됐으며, 고관영업소·오륜대 영업소는 각각 수정동지점과 부곡동지점으로 통합됐다.

또한 서면지점은 전포동지점으로 통합됐으며, 안동공단지점과 김해어방지점이 합쳐져 동김해지점으로, 사상서지점과 사상역지점이 사상중앙지점으로 통폐합, 신설됐다.

올해 7월에는 부민동지점이 부평동금융센터에 통합됐으며 진영지점과 진례지점이 진영지점에 합쳐졌다.

또한 해운대금융센터와 해운대중동이 신설된 해운대금융센터로 합쳐지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부산은행 국내 영업점은 2016년 상반기 270곳이었으나 같은해 말 265곳으로, 2017년 말 262곳, 2018년 252곳, 2019년 251곳으로 소폭의 감소세를 보이다가 올해 6월 기준 232곳으로 19곳이나 줄었다. 올해도 통폐합이 진행되면서 230곳 이하로 점포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영업점의 경우 지난해 말 한때 대구은행에 비해 수가 적어졌을 정도로 감소폭이 컸다.

업계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전산·설비 관련 경력직 인력을 채용 중이다. 이는 향후 영업점 추가 통폐합시 전산설비 구축을 위한 사전 인력 확보로 보인다.

지방은행들이 디지털 전환 등을 이유로 몸집을 줄여나가고 있는 가운데 희망퇴직 등을 통해 조직 슬림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특히 부산은행은 인력 감소 속도도 눈에 띈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부산은행 직원(비정규직 포함) 수는 지난해 말 3267명이었으나 매분기마다 줄어들어 올해 6월말 기준 3118명으로 149명 감소했다. 

같은 BNK금융 계열 은행인 경남은행은 같은 기간 2472명에서 2365명으로 107명 줄었다.

지방은행 모두 직원 수가 줄어들었지만 대구은행 91명 등 대부분 두자릿수 감축이라는 걸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그 폭이 크다.

부산은행이 이처럼 인력, 영업점 등에서 조직 슬림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지방은행은 물론 금융권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 등을 이유로 몸집 줄이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영업점 감소로 인한 고용 불안정 우려, 디지털 취약계층 소외 등이 부작용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가 은행 영업점 폐쇄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개정한 것도 이같은 부작용을 우려해서다. 다만 부산은행은 영업점 폐쇄로 발생할 수 있는 디지털 소외계층 사각지대 해소 노력도 함께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행은 영업점 폐쇄와 관련해 고령자 등 디지털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이동점포 운영, 경로당 등 노인 대상 뱅킹앱 사용법 교육 등을 진행 중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인력·감축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면서 "부산은행의 경우 인력이 타 지방은행보다 많았기 때문에 감소폭이 더 커보였고, 직원 규모 중 계약직 직원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계약 만료 등으로 인원이 많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도 있어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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