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제네시스 GV60 1대 내걸자
국민은행 상위車 4대 앞세우며 맞불
금융당국의 자제 시그널에 경품 교체

마이데이터 사업을 두고 시중은행에서 '자동차'까지 경품으로 등장하자 금융당국이 자제 시그널을 보내는 등 은행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당국의 계속되는 자제 요청에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건 은행들은 해당 경품을 결국 다른 물품으로 교체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오픈 알림 이벤트와 관련해 고가의 자동차 경품을 먼저 내건 건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8일 제네시스 GV60을 경품으로 내걸고 대대적인 이벤트를 진행했다.

뒤이어 국민은행은 지난 17일 제네시스 GV70, GV80 각 2대씩 총 4대를 경품으로 내걸고 이벤트를 시작했다. 우리은행보다 경품 규모가 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이 판을 만들자 국민은행이 판을 더 키웠다는 말도 나왔다.

당시는 금융당국이 마이데이터 관련 과도한 마케팅 조짐에 대해 언론 등을 통해 우려를 드러내고 있던 시점이었다.

결국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은 이벤트 마감일을 앞두고 자동차 경품을 다른 물품으로 교체했다. 1명에게 제공되는 고가의 자동차 경품 대신 보다 많은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물품으로 교체한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고가 자동차'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자동차가 아닌 다른 물품으로 교체해도 이벤트 참가자에 돌아가는 평균 제공금액은 동일하다"면서 "애당초 3만원을 초과하는 금전·편익 등 제공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위법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그 수준이 과하다는 의미로 자제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직접적으로 공문 등을 통해 자제를 요청한 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위법 사안은 아니기에 신호를 보내는 수준에서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이익 제공(경품) 관련 기준이 미비해서 발생한 해프닝 정도로 보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의 연이은 과다 마케팅 자제 신호에 따라 향후 금융권에서는 마이데이터 홍보 마케팅에 대한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의 선점이 중요하다보니, 금융권에서는 앞으로도 해당 사업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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