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이용기록 공개·비공개 설정 가능… 기본 설정값 '비공개'"
이용기록 표시된 이용자들 "그런 기능 있는지도 몰랐다" 당혹

"지금 토스 접속 중이시죠?"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으면 상대가 지금 현재 토스를 이용하고 있는지, 몇시간 전에 접속을 했는지 등을 알 수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는 오픈채팅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해당 서비스 내에 친구목록 탭도 추가했는데, 해당 탭을 선택하면 현재 핸드폰에 저장된 이들의 이름과 함께 토스 접속 시간을 상세하게 알려줬다. 

예를 들어 현재 토스에 접속 중인 경우 '활동중', 1시간 전에 이용하고 접속을 마쳤을 경우 '1시간 전', 이틀전이 마지막 접속시점인 경우 '이틀전'으로 표시가 된다.

심지어 토스에 가입한 시점으로부터 며칠이 지났는지도 알 수 있고, 상대방과 연락처에 저장된 지인 중 몇명이 겹치는지도 볼 수 있다.

페이스북 등 SNS에서 주로 제공하는 기능으로, 금융앱을 표방하는 토스앱이 고객들의 활동시간(이용기록)을 표시하는 것에 대해선 과다한 정보 제공이라는 비판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토스 측은 "접속 여부 등 이용기록은 공개 또는 비공개로 바꿀 수 있다"며 "비공개가 기본 설정값이기 때문에 이용고객이 공개로 바꾸지 않는 이상 상대방 정보도, 내 정보를 상대방이 볼 수도 없다"고 해명했다.

결국 공개 설정을 한 경우에만 이용기록을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토스 측 설명대로 비공개 설정으로 돌리니 표시가 사라졌다.

그러나 <뉴스워커>가 이용기록이 뜬 이들을 상대로 확인한 바로는 이용기록 공개·비공개 기능을 아는 이들은 없었다. 오픈채팅 친구목록에 자신의 이용기록이 표시되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비공개 설정이 공개로 바뀐 경우, 연락처를 갖고 있는 이들에게 이용기록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상황을 맞게 되는 셈이다. 그것도 수개월간 말이다.

기자가 해당 내용을 처음 접한 건 지인으로부터였다. 해당 채팅 기능에 대해 들은 건 11월28일이었고, 실제로 이용기록이 뜨는 걸 확인한 건 29일 저녁이었다. 29~30일에 걸쳐 연락처에 뜬 이들에게 해당 기능을 아는지 물었고, 인터뷰를 요청했다. 당시엔 공개, 비공개 기능의 여부조차 몰랐었던 상황에서 유선 인터뷰를 진행했다.

토스 이용고객 A씨는 "토스 앱에 채팅 기능이 있는지도 몰라서 이용하지 않았었다"면서 "굳이 접속 기록을 표시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의아함을 드러냈다.

또다른 이용고객 B씨는 "새로 서비스한다고 해서 오픈채팅을 눌렀다가 깜짝 놀랐다"면서 "전화번호가 저장돼 있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토스 이용 여부,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는 건 반대로 말하면 내 이용 기록도 상대방에게 보여진다는 거 아닌가"라며 찜찜함을 드러냈다. B씨는 해당 기능이 최근 새로 추가된 줄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용기록 표시 기능은 적어도 올해 중순부터는 제공되고 있었다. 

토스가 말한 활동시간·가입일 표시 설정. 적어도 취재진을 비롯, 기자와 인터뷰한 이들 중 해당 기능을 아는 이는 없었다. 오히려 왜 자신의 이용기록이 보여지는 지 의문을 드러냈다.

<뉴스워커>는 30일 토스로부터 공개·비공개 기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앞서 취재 당시 친구목록에 포함된 이들 중 이용시간이 표시된 이들 6명에게 다시 공개·비공개 설정 여부를 질의했다.

그러나 확인한 이들 모두 애당초 이같은 이용기록이 뜨는지조차 몰라고, 따라서 공개·비공개 설정을 바꾼 적도 없었다고 답했다. 이같은 기능이 있는지조차 몰랐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이들은 왜 자신의 이용기록이 보여지는지 의아해하고 놀랐으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 모두 기자와 마찬가지로 해당 기능을 킨 적이 없었다. 

<뉴스워커>는 정확한 답을 얻기 위해 토스 측이 요청한 기자의 토스앱 이용로그 조회에 동의했으나 결국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토스 측 로그 조회에 따르면 기자는 10월29일 저녁 6시 최초 조회 기록이 보이고 12월1일 오전 10시50분 비공개 설정을 한 상황이다. 이는 사실이다. 1일 토스 측으로부터 해당 기능이 있다는 설명을 들은 뒤 실제로 공개 비공개 여부를 테스트했다. 그러나 이전까지는 분명 해당 기능을 키거나 끄거나 한 일은 없었다.

<뉴스워커>가 추가로 확인한 사례를 보면 11월30일 오전 10시 기자의 요청에 따라 토스앱 내 이용기록 표시 여부 확인을 한 C씨는 이용기록이 뜨지 않는다고 알려왔다. 당시엔 기자도 '공개, 비공개' 기능을 알지 못한 시점이었다. 이후 C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10시30분께 업데이트를 해봤고 이후 상대방의 이용기록이 표시되는 걸 확인했다. C씨는 상당기간 토스를 이용하지 않았었고 기자 요청으로 이날 오전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뉴스워커>는 이같은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특정일에 진행된 업데이트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일부 이용고객 이용기록 '비공개' 설정이 공개로 바뀌거나 이 설정과 관계없이 이용기록이 표시된 게 아닌가하는 추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이에 토스 측은 여전히 '비공개'가 기본값이며 업데이트 전후와 상관없이 공개 설정을 하지 않으면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뉴스워커는 추가 확인을 위해 이와 유사한 사례들에 대한 제보를 받습니다. 활동시간 공개·비공개 설정의 존재조차 몰랐거나 해당 기능을 키거나 끈적이 없음에도 이용기록이 표시된 분들은 뉴스워커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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