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드라마 설강화, 역사 왜곡의 눈발은 국외로 날리나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드라마 설강화, 역사 왜곡의 눈발은 국외로 날리나
  • 정선효
  • 승인 2021.12.06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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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설강화: snowdrop>의 역사 왜곡 논란과 사그라지지 않는 우려

 

설강화: snowdrop

지난달 30, JTBC가 주말극 <설강화: snowdrop>의 캐릭터 포스터를 공개했다. 포스터에는 각자 남자 주인공 임수호, 여자 주인공 은영로로 분한 정해인과 지수가 담겼다. 시놉시스에 따르면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수호와 위기 속에서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영로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다. 첫 방송은 오는 18일로 예정됐다.

‘설강화’는 지난 6월 JTBC 방영 예정이었다. 그러나 역사 왜곡 논란을 피하지 못해 방영을 미루게 됐다. 가장 크게 논란이 되는 부분은 극 중 운동권 학생으로 여겨지는 남자 주인공 수호가 실제로는 남파 무장간첩이었다는 점이다. 한 네티즌은 이를 두고 실제 많은 운동권 대학생이 1987년 당시 간첩으로 몰려 억울하게 고문받고...<본문 중에서>
‘설강화’는 지난 6월 JTBC 방영 예정이었다. 그러나 역사 왜곡 논란을 피하지 못해 방영을 미루게 됐다. 가장 크게 논란이 되는 부분은 극 중 운동권 학생으로 여겨지는 남자 주인공 수호가 실제로는 남파 무장간첩이었다는 점이다. 한 네티즌은 이를 두고 실제 많은 운동권 대학생이 1987년 당시 간첩으로 몰려 억울하게 고문받고...<본문 중에서>

역사 왜곡 논란


사실 이 설강화는 지난 6JTBC 방영 예정이었다. 그러나 역사 왜곡 논란을 피하지 못해 방영을 미루게 됐다. 가장 크게 논란이 되는 부분은 극 중 운동권 학생으로 여겨지는 남자 주인공 수호가 실제로는 남파 무장간첩이었다는 점이다. 한 네티즌은 이를 두고 실제 많은 운동권 대학생이 1987년 당시 간첩으로 몰려 억울하게 고문받고 죽은 역사가 있었음을 짚으며 남자 주인공을 운동권인 척하는 간첩으로 설정한 것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여자 주인공의 이름과 조력자 캐릭터 설정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영로이전의 여자 주인공 이름은 영초였는데, 이는 실제 민주화 운동가였던 천영초를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그에 더해 이런 이름을 가진 여주인공의 조력자가 대쪽같은 성격의 국가안전기획부 직원이라는 서술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서는 326<JTBC 드라마 설강화의 촬영을 중지시켜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고, 마감일인 425일 기준 22678명이 서명했다.


해명과 반박


JTBC 측은 330일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한 입장문을 제시했다. 해당 입장문에 따르면 설강화의 주요 사건 모티브는 민주화 운동이 아니라 1987년 대선 정국이며, 안기부 요원이 대쪽같다고 서술된 것은 해당 캐릭터가 간첩을 만들어내는 것에 환멸을 느껴 해외 파트 근무를 자처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은 네티즌에게 통하지 않았다. 19875월을 배경으로 하면서 민주화 운동을 다루지 않는다는 설정 자체가 비현실적이며, 드라마의 주요 소재라는 1987년 대선 자체가 6월 민주항쟁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드라마에서 민주화 운동을 다루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을 찾을 수 있었다. 그에 더해 당시 안기부 해외 파트도 해외의 우리 국민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며 간첩 사건을 조작하기도 했다며, 해외 파트 근무를 자처했다고 해서 안기부 캐릭터에게 대쪽같다라는 서술이 사용된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비판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해외로 흐르는 역사 왜곡


이렇듯 JTBC는 여주인공의 이름 영초를 수정하겠다는 입장 외에는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한 채 오는 18일로 방영일을 미뤘다. 그리고 지난달 16, 국내 OTT 플랫폼 티빙이 콘텐츠 공급사의 요청에 따라 설강화 전 회차 VOD와 라이브 블록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제 드라마 설강화의 VOD를 소유하게 되는 OTT는 디즈니 플러스가 유일하게 됐다.

디즈니 플러스가 글로벌 서비스를 지원하는 만큼, 해외 팬들이 왜곡된 한국사를 더 쉽게 접할까 우려하는 네티즌도 적지 않았다. 최근 한 외국인이 사극을 통해 조선사를 접하고 추가적인 궁금증을 SNS에 게시했는데, 이를 인용해 설강화가 돈벌이에 눈멀어 국내 논란 무시한 채 해외 수익만 노리는 것 같은데, 그래서는 안 되는 이유를 보여주는 게시글이라는 코멘트를 단 네티즌도 찾아볼 수 있었다.


기록


JTBC 보도국이 게시한 기사 제목을 인용하자면, ‘독재·탄압의 기억은 여전히 아물지 않은 채이다. 가까스로 이 깊은 상처가 아물더라도 잊어서는 안 되는 거다. 우리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기록하고 기억한다. ‘드라마라는 왜곡된 기록이 상처를 헤집을 뿐 아니라 같은 방식의 새 상처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탤 수도 있다는 뜻이다.

수많은 사람에게 어떤 것을 알리고자 하는지, 어떤 것을 남기고자 하는지. ‘기록하는 사람들로서 더 충분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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