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 대학병원 신생아실 아동학대 논란과 살필 점에 대해

아이가 칭얼거려 공갈 젖꼭지를 물게 했으나 계속 뱉어냈다며, 의료진이 손으로 잡고 있을 수만은 없어 의료용 테이프를 사용해 아이의 얼굴에 부착했다고...<본문 중에서>
아이가 칭얼거려 공갈 젖꼭지를 물게 했으나 계속 뱉어냈다며, 의료진이 손으로 잡고 있을 수만은 없어 의료용 테이프를 사용해 아이의 얼굴에 부착했다고...<본문 중에서>

신생아실 아동학대 논란


경남 창원의 한 대학병원 신생아실에서 아동학대 논란이 일었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달 28일이었다. 산모 A씨는 신생아실에서 면회 도중 아이의 침대 아래쪽에서 처음 보는 공갈 젖꼭지를 발견했다. 해당 공갈 젖꼭지에는 테이프가 길게 붙어 있었다. 아이가 괴로워하는 것처럼 보이자, A씨는 병원 측에 정황을 물었다.

병원 관계자는 아이가 칭얼거려 공갈 젖꼭지를 물게 했으나 계속 뱉어냈다며, 의료진이 손으로 잡고 있을 수만은 없어 의료용 테이프를 사용해 아이의 얼굴에 부착했다고 전했다. 자극이 심하지 않은 테이프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는 A씨에게 충분한 해명이 될 수 없었는데, 생후 채 이틀이 되지 않은 아이가 계속해서 거부하는 공갈 젖꼭지를 강제로 물게 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테이프를 사용한 것 또한 문제가 되기는 마찬가지다. 산모 A씨가 직접 공갈 젖꼭지를 발견하기 전까지 해당 상황은 A씨에게 단 한 번도 설명되지 않았다.

A씨는 해당 병원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 고발했다.


SNS와 여론...


병원 측의 조치에 분노한 A씨는 경찰 고발에 앞서 당시 상황을 SNS에 게시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공갈 젖꼭지를 물리는 이유가 뭐냐라며, 돌봄 인원이 본인의 편의를 위해 아이를 학대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해당 게시글에서는 다른 병원 신생아실에서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산모들의 댓글도 찾아볼 수 있었다.

A씨와 함께 분노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A씨의 아이가 생후 채 이틀이 되지 않았다는 점에 놀라는가 하면 신생아의 유일한 의사 표현인 울음을 강제로 막았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해당 병원 외에서도 이런 일이 당연하게 일어났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네티즌도 적지 않았다.

한편 병원 측을 두둔하는 여론도 있었다. 과한 울음으로 인해 신생아의 산소포화도가 널뛰는 것을 막기 위해 공갈 젖꼭지를 부착했다면 의료진의 편의를 위해 재갈 물리듯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그랬다. 한 산모는 과거 본인의 아이가 빈호흡증후군으로 신생아중환자실에 있을 때 A씨의 아이와 비슷한 처치를 받았음에도 그리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문가 의견...


한 소아과 전문의는 신생아에게 공갈 젖꼭지를 물린 것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생후 한 달간은 공갈 젖꼭지를 물리지 않기를 권한다는 것이다. 곰팡이 등이 생길 수 있으며 원활한 모유 수유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이 사건을 두고 신생아에 대한 학대’, ‘심각한 신체적 위해등 표현을 사용했다. 이처럼 많은 아동 전문가들이 치료 목적이 아님에도 아이 얼굴에 공갈 젖꼭지를 고정해 두는 것은 학대라는 의견을 밝혔다.


살필 점...


앞서 전문가들은 치료 목적이 아닐 때아이 얼굴에 공갈 젖꼭지를 고정하는 것이 학대라고 짚었다. 그렇다면 병원 측을 지지하는 의견에 따라 해당 처치를 신생아 산소포화도 조절이라는 예방치료로 볼 경우 학대가 아니라고 해석할 여지도 있다. 그러나 예방치료가 맞다고 해도, 공갈 젖꼭지를 부착하는 것, 그러한 상황을 산모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처치였는가 하는 문제는 남는다.

앞서 언급했듯 A씨의 SNS 댓글에 따르면 위 병원 외에도 적지 않은 병원에서 신생아를 대상으로 이러한 처치가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관례의 배경에는 늘 제기돼 왔던 의료/돌봄 인력 부족환자에 대한 고려 부족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현 인력으로 감당 가능한 예방치료가 공갈 젖꼭지 부착외에 마땅히 없다 보니 관례로 굳어지고, 비의료인인 환자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보니 관습적 처치/치료 관련 설명의 미비로 이어진 것이다.


개선책...


병원 측은 언론 취재에 대해 산모의 마음에 충분히 공감한다라며 개선책 마련 등 관련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응답했다. 병원이 어떤 개선책을 마련할지, 그 개선책이 최선의 처치에 얼마나 가까울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문제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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