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그래픽 ... 메인 퀘스트와 돌발 임무는 아쉬워

[뉴스워커 _김영진 기자의 게임 리뷰] 게임빌의 모바일 MMORPG '로열블러드'가 지난 1월 12일 정식 오픈했다. 이틀 전 사전 오픈하며 완성도에 자신감을 내비친 로열블러드는 정식 오픈 첫 날,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30위, 앱스토어 매출 순위 7위를 기록하며 기대 신작치고는 비교적 조용한 시작을 알렸다. 우수한 그래픽과 기존 모바일 MMORPG와 차별점을 역설했던 게임빌의 로열블러드가 실제로 어떻게 출시되었는지 살펴보았다. 

▲ 2018년 1월 12일 정식 오픈한 게임빌의 모바일 MMORPG '로열블러드' (출처 : 공식 홈페이지)

◆ 자동전투의 틀 속에서 '조작의 즐거움'을 넣으려 한 로열블러드 

로열블러드 역시 자동전투를 포함한 MMORPG이다. 쇼케이스와 CBT를 통해 보여준대로, 로열블러드는 자동전투로 획일화된 모바일게임 장르 내에서 '조작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기력 버블', '태세 전환' 등의 다양한 시스템을 추가했다. 기력 버블은 몬스터를 잡을수록 획득하는 '기력' 수치를 이용하여 쿨타임 제한 없이 연속으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게다가 기력 수치는 자동 전투 시에는 사용되지 않도록 조정해, 기력을 이용하는 수동전투에 효율성을 보장했다. 

또한 '태세 전환'을 통하여 간단한 UI로 여러 스킬을 조작할 수 있도록 구현한 것도 눈에 띤다. 기본화면 UI에 사용 가능한 전투 스킬이 3개이나, 태세 전환 시 기존과 다른 새로운 스킬이 노출된다. 이 새로운 스킬은 기존 스킬들과 쿨타임을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간단한 UI에서 더 많은 스킬 조작이 가능하게 되었다. 

▲ '태세 전환'을 통하여 동일 UI에서 간편하게 여러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출처 : 인게임 캡처)

실제로 로열블러드 내에 돌발 임무나 레이드 등의 협업 미션에서는 일종의 기여도를 기준으로 보상을 차등 지급한다. 이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더 강한 장비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더 많은 스킬 사용과 회피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처럼 로열블러드는 타 MMORPG처럼 자동전투를 기반으로 하되, 보상을 통하여 수동전투의 효율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조작의 즐거움'을 넣으려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 돌발임무나 레이드 등의 협업 미션에서는 기여도를 기준으로 차등 보상을 지급한다.(출처 : 인게임 캡처)

◆ 지루한 초반 육성으로 '조작의 즐거움' 느끼기엔 힘들어

하지만 초반 육성 과정이 지나치게 길고 어려워 '조작의 즐거움'을 느낄 때까지 과정이 험난해 보인다는 것은 다소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레이드, 필드 전쟁, 유저 간 3:3 전투, 거래소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담고 출시되었으나, 이 모든 콘텐츠를 즐길 때까지는 메인 퀘스트의 흐름을 따라 레벨링을 해야한다. 이 과정이 퀘스트와 퀘스트로 이어지는데, 각 퀘스트가 반복적이라는 점도 눈에 띤다. A라는 몬스터를 10마리 잡고 온 뒤에, 이어서 동일한 몬스터를 15마리를 더 잡아오는 방식의 퀘스트가 계속 이어진다.

▲ 단순 반복의 퀘스트가 끊임없이 이어진다.(출처 : 인게임 캡처)

메인 퀘스트를 통해 전개되는 시나리오의 재미가 떨어지는 점도 초반 육성의 지루함을 더하고 있다. 유명 IP를 활용하지 않고 자체 IP를 생산하여 사용하였는데,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워 보인다. 모든 클래스의 캐릭터가 왕자, 공주인 점이나 각 마을의 NPC들이 플레이어의 캐릭터를 첫 마을에서부터 마지막 챕터의 맵까지 따라다니며 퀘스트를 주고, 받는다는 점 등에서 메인 퀘스트 스토리 라인의 조악함이 보여 아쉽게 느껴지기도 하다. 

레벨링에 필요한 경험치 양도 큰 편이다. 하루 꼬박 플레이해도 20레벨 남짓 올리기가 힘들다. 이 레벨에서는 PVP 콘텐츠도 즐길 수 없다. 즉 주요 콘텐츠를 모두 접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 경험치와 골드 획득량을 약 100% 이상 높여주는 '축복의 포션'을 사용하여 전투하더라도 그렇다. 로열블러드가 강점으로 뽑을 수 있는 조작 요소를 직접 느끼기까지 과정이 지나치게 긴 것이다.

◆ 기획 의도에 부합하지 않는 이벤트 드리븐 방식, 돌발 임무

게임빌은 로열블러드 쇼케이스 자리를 통하여 로열블러드에서 채택한 '돌발 임무' 시스템에 대하여 설명했다. 돌발임무는 길드워2와 유사한 방식으로, 선형적으로 이어지는 퀘스트 흐름이 아닌, 고정된 성장 방식을 따르지 않아도 되는 실시간 퀘스트 시스템이라고 햇다. 아쉽게도 실상은 게임빌의 의도대로 구현되지 않아 보인다.

우선 레벨링과 주요 콘텐츠를 연이은 퀘스트로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선형적으로 이어지는 퀘스트를 필수적으로 따라가야 한다. 이로 인하여 돌발임무는 플레이어에게 메인 퀘스트 대신 선택할 수 있는 대안으로써의 지위를 상실하게 되었다. 그저 메인 퀘스트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필드에서 발생하는 하나의 이벤트로 전락한 것이다. 

▲ 총 24개의 메인 스토리가 사실상 강제되기 때문에, 돌발 임무는 단순 이벤트로 전락하게 되었다.

돌발임무의 강제 참여도 아쉽다. 돌발임무는 필드에 존재하는 유저를 대상으로 발생하는데, 이를 거부할 수가 없다. 채집이나 몬스터 사냥과 같은 다른 콘텐츠를 즐기기 위하여 필드에 왔다 하더라도, 돌발임무가 발생하면 필드에 있는 유저가 강제적으로 참여된다. 메인 퀘스트의 강제성, 돌발 임무 자체의 강제성으로 인하여 길드워2 방식의 자유도와는 거리가 멀게 되었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