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운임 ‘사상 최고’ 운송 지연에 과일 썩어

항공 물류 ‘쏠림’ 현상 나타날까, “전 세계 물류난에 공동 대응해야”

항공운송을 이용하면 국제 배송 기간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다. 칠레산 체리 기준으로 선박을 활용하면 배송에 40일쯤이 걸리지만, 비행기에 실으면 3~4일만에 국내 창고에 입고시킬 수 있다. 배송일이 10분의 1로 줄어드는 대신 운송비는 몇 배 비싸다.<본문 중에서...>
항공운송을 이용하면 국제 배송 기간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다. 칠레산 체리 기준으로 선박을 활용하면 배송에 40일쯤이 걸리지만, 비행기에 실으면 3~4일만에 국내 창고에 입고시킬 수 있다. 배송일이 10분의 1로 줄어드는 대신 운송비는 몇 배 비싸다.<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경제의 시선] 글로벌 물류대란이 유통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물류대란이 이어지면서 선박 배송 시일이 늦어져 수입 과일이 썩기 전에 비행기로 데려오는 상황이 됐다. 수입 먹거리를 대량 취급하는 국내 대형마트는 비상이 걸리게 됐다.

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연말·연초가 다가오면서 전 세계 물동량이 증가했지만, 물류 인력난은 여전해 선박 선적과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과일의 경우 우리나라에 도착하기 전에 썩는 경우가 많았다. 점차 식품 폐기율이 높아지자 비싼 운임을 지불하고도 비행기를 택한 것.

실제로 인천공항의 올해 10~11월 항공화물 물량은 572600(t)으로 전년 보다 9.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한항공의 항공화물 처리량은 268700t으로 10.3% 증가했다. 이처럼 항공사가 여객선보다 화물로 실적을 내고 있다.

항공운송을 이용하면 국제 배송 기간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다. 칠레산 체리 기준으로 선박을 활용하면 배송에 40일쯤이 걸리지만, 비행기에 실으면 3~4일만에 국내 창고에 입고시킬 수 있다. 배송일이 10분의 1로 줄어드는 대신 운송비는 몇 배 비싸다.

이 같은 효과에 이마트는 최근 칠레산 체리와 미국산 청포도와 적포도의 항공운송 비중을 늘렸다. 세계적 물류난으로 선적·배송기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배송이 지연된 배에서 과일이 익어버리는 이른바 과숙 현상으로 선박 컨테이너 안에서 썩어버리기 일쑤다. 팔지도 못하는 과일을 폐기하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말이다.

수입 과일 항공 운송은 과일의 특성과 물동량이 몰리는 연말연시 상황 때문이다. 냉동 상태로 수입하는 수산물이나 축산물은 별 문제가 없지만 신선도가 중요한 과일은 운송 중 지나치게 익거나 도착 전에 썩는 경우가 많다.

항만마다 인력이 부족해 컨테이너를 내리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해운 운임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아 원자재 가격을 비롯한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연말 다가오며 물자 이동양은 증가하고 있지만, 인력난으로 선박 물류 동맥이 막혀 있어 배송 기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다. 화물량이 많아지는 시기이지만, 선박 물류 대란 여파로 물동량은 항공 화물로 넘어오는 상황이다. 선박 운임은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항공업계, 여객기 운송화물 운임


항공 물류가 주목받는 이유는 선박운임 비용이 가파르게 오른 이유도 있다. 컨테이너선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20204‘818포인트에서이달 3일 기준 ‘4727.06포인트477% 올랐다. SCFI는 글로벌 화물 대다수를 운송하는 컨테이너선의 시황을 반영하는 지표다. 상하이거래소에서 상하이 수출컨테이너 운송시장 15개 항로 운임을 반영해 수치화한다. 이는 물류를 수송하는 공급이 수요를 모두 감당하지 못해 물류가 지체됐음을 뜻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연말을 앞둔 현재 화물기를 100% 운용 중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23, 16대의 화물기를 보유 중이다.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가 있는 4분기는 물류업계의 대목으로 꼽힌다. 특히 미국 물류대란이 장기화 국면에 있는 등 그 여파가 지속되고 있어 항공 화물 은 어느 때보다 바삐 움직이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10~11월 국제선 여객 수가 2019년의 6%밖에 안 될 정도로 여객 운송이 부진했다. 하지만 화물 항공기에 집중하고, 항공화물 운임이 추가 상승하면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업계 분석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양사가 지난달 29일까지 수송한 화물은 21826t으로 집계됐다. 96105t을 기록한 지난해 11월보다 8% 늘어난 수치다. 항공업계는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연말까지 항공 화물 운임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마존 자체 물류망 확보팬데믹 시대에 맞는 물류 공급 계획 필요


한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분위기로 소비가 증가하며 국제 물류대란이 예견된 상황이었다. 국내만 봐도 코로나19로 온라인 소비 비중이 커지며 택배 물량이 증가했다. 팬데믹으로 전 세계 물류 수요는 늘었지만 선박 공급은 이전보다 감소했다.

하지만 해상 물류의 중심에 있는 국가들이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 차단을 목적으로 봉쇄조치에 들어가면서 물류대란은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필요한 상품을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보내는 경제활동인 물류. 물류의 핵심은 운송 속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물류가 제 때 이동하지 못하고 지체되면 비용도 늘어나게 된다.

국내뿐 아니라 국외까지 물류대란이 이어지면서 운임 비용도 상승하고 각 국의 물가상승을 초래하는 상황이다. 특히 식품 관련업체들을 비롯한 수출입 기업들이 초조한 입장에 서게 됐다.

이런 가운데 미국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의 자체 물류망 확보 방식도 눈길을 끈다. 컨테이너박스뿐만 아니라 화물차·선박항공기까지 자체 보유해서 배송 역량을 키워나가는 모습이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이 화물을 실어 나를 선박과 항공기를 빌리고 자체 컨테이너를 제작해 공급 망 혼란을 피하고 있다. 아마존은 자체적으로 임대한 화물선을 이용해 혼잡한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 항만을 피해 다른 항구를 이용해 물류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다만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내년 2월까지 물류난이 갈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 정부도 물류대란에 대응하기위해 고심하는 모습니다. 지난 10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억눌렸던 소비가 빠르게 되살아나고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의 회복은 아직 절반에 머물고 있다물류 차질이 발생하면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플레이션 압력도 확대됐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세계가 글로벌 공급망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국제사회와 기업들이 함께 대체 운송수단 마련, 운송 일정 조절과 같은 대응 방안을 요청했다. 또 향후 물류대란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운송부터 통관, 유통까지 물류 관리 체계를 디지털화 하고 관련 데이터와 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 등을 강조했다.

물류대란을 불러온 공급망 차질은 전 세계인들에게 물리적 인프라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케 해줬다. 문제가 되고 있는 해양 물류의 경우, 세계적인 물류 적체와 선박 부족현상을 겪고 있는 만큼 항로를 선별·집중 관리함으로써 해외 선박 이탈을 최소화하고 항로 안정화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물류대란이 종결돼 원상복귀가 최선이지만, 바이러스의 공습이 언제 끝날지 단정할 수 없는 만큼 지금 상황에 맞는 물류 공급 계획을 짜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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