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근로복지공단,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 사망사건 산재인정에 관한 소식을 듣고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근로복지공단,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 사망사건 산재인정에 관한 소식을 듣고
  • 정선효
  • 승인 2021.12.29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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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죽음에도 공식 책임 없이, 가해자에게는 솜방망이 처분만
서울대학교 인권센터는 그 ‘날카로운 말’을 어떻게 봤는가? 결론만 보자면 인권침해가 아니라고 언급했다. 지난 23일 공개된 서울대 인권센터 결정문에 따르면 구 교수와 남 교수의 발언은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규정 제2조 제5호의 ‘인권침해 등’에 해당하지 않았다. 다만 서울대 인권센터 측은 두 교수의 발언이 인권침해가 인정되지 않는다더라도...<그래픽_뉴스워커 AG1팀>
서울대학교 인권센터는 그 ‘날카로운 말’을 어떻게 봤는가? 결론만 보자면 인권침해가 아니라고 언급했다. 지난 23일 공개된 서울대 인권센터 결정문에 따르면 구 교수와 남 교수의 발언은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규정 제2조 제5호의 ‘인권침해 등’에 해당하지 않았다. 다만 서울대 인권센터 측은 두 교수의 발언이 인권침해가 인정되지 않는다더라도...<그래픽_뉴스워커 AG1팀>

2021, 반복된 죽음


2021626, 서울대학교 교내 기숙사의 50대 여성 청소 노동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심근경색으로 추정됐는데, A씨의 사망과 함께 서울대의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같은 달 1일 청소 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필기시험이 가장 큰 문제가 됐다. 해당 시험에서는 각 건물의 준공 연도, 소속 조직의 개관 연도, 일터의 이름 영어 및 한자 표기 등을 물었다.

위 질문이 청소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은 당연함에도 서울대학교 기숙사 안전관리팀장 B씨는 해당 시험 점수를 인사고과에 반영할 것으로 고지하고 집합 시 복장을 강요하는 등 청소 노동자에게 부당한 스트레스를 가했다.

2019년에도 청소 노동자 사망 사건이 있었던 만큼, 서울대 총학생회와 대학원 총학생회는 ‘2년 전의 비극이 있었음에도 서울대학교는 여전하다라는 말으로 대학을 비판했다. 성명문에서는 반복된 청소 노동자 죽음에 대한 책임을 인정할 것, 학내 노동자 근무환경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할 것, 학교 구성원이 참여할 수 있는 논의 자리를 마련할 것, 학내 노동자에게 인간적 처우와 상식적 노동 환경을 보장할 것 등을 요구했다.

비슷한 시기 가슴 통증으로 인해 응급실에 실려 간 청소 노동자 역시 위에 언급된 갑질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했음이 알려지며 비판에 힘을 실었다.


날카로운 말


당시 서울대 학생처장이었던 구민교 교수는 SNS산 사람들이 너도나도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것이 역겹다라는 문장을 포함한 글을 게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했으나, 이후 남성현 서울대 교수의 마녀사냥등 발언과 함께 2차 가해가 됐다는 논란은 피해갈 수 없었다. 구 교수는 제가 던진 날카로운 말은 더 가시 돋친 말이 되어 돌아왔다라며 학생처장직에서 물러날 의사를 밝혔다.

그렇다면 서울대학교 인권센터는 그 날카로운 말을 어떻게 봤는가? 결론만 보자면 인권침해가 아니라고 언급했다. 지난 23일 공개된 서울대 인권센터 결정문에 따르면 구 교수와 남 교수의 발언은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규정 제2조 제5호의 인권침해 등에 해당하지 않았다. 다만 서울대 인권센터 측은 두 교수의 발언이 인권침해가 인정되지 않는다더라도 인권감수성 관점에서 적절한 표현이라고 할 수 없다며, 3개월 이내 인권센터가 지정하는 기관에서 인권감수성 증진을 위한 교육 이수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산재 인정


지난 27, 근로복지공단 서울관악지사가 A씨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승인했음을 알렸다. 근로복지공단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2서울대학교 청소 노동자 사망 사건을 두고 판정 회의를 개최했으며, 6일제 근무, 샤워실 청소, 쓰레기 처리량 등을 고려했을 때 A씨가 부담하는 육체적 강도가 높았을 것으로 봤다.

고용노동부에서 실시한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에서 위 내용 중 일부 사실이 인정된 만큼 추가적인 스트레스도 있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산업재해 인정에 고려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서울대가 아직 청소 노동자의 죽음에 공식 책임을 지지 않았기 때문에 유가족과 협의해 민·형사 후속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관심의 공백


지난 11, 서울대학교 기숙사 징계위원회는 팀장 B씨에게 경고 처분을 내렸다. 서울대학교 기숙사 취업규칙에서 정한 징계 양정은 경고, 견책, 감봉, 정직, 해고의 5단계다. B씨가 받은 경고는 가장 가벼운 처분이었다.

그에 서울대 노조가 반발했다. 고용노동부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판단했고, 서울대 인권센터에서도 인권침해라고 판정했는데 학교 측에서 내리는 징계는 가장 가벼운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1월은 청소 노동자 사망 사건에 대한 대중의 관심에 공백이 생긴 기간이다. 이 사건뿐 아니라 대중의 관심이 쏠리는 수많은 사건에, 그 관심의 공백에 이렇게 어김없이 솜방망이 처벌 또는 물타기식 대처가 끼어드는 것을 보면 그저 안타깝다.

여론의 뭇매 없이도 자정할 수 있는 집단이, 2022년의 대한민국에는 한결 많아지길 기대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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