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ㅅㅇㅋ_국민의 시선] 돌다리도 두드려보라 했는데, 반복되는 아파트 붕괴 막을 방법은?

또 무너진 광주 아파트, ‘국민 분노 사는시공사 현대산업개발

중대재해처벌법 등 건설 안전관리 규제 강화 법 추진 중

얼마나 부실이 큰 공사면 거의 다 지은 아파트가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건물이 모래성 무너지듯 내려앉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여론이 크다. 사고 원인 규명에만 최소 두 달이 걸릴 것으로...<본문 중에서>
얼마나 부실이 큰 공사면 거의 다 지은 아파트가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건물이 모래성 무너지듯 내려앉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여론이 크다. 사고 원인 규명에만 최소 두 달이 걸릴 것으로...<본문 중에서>

[ㄴㅅㅇㅋ_국민의 시선]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를 일으킨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에도 광주 학동4 재개발 사업구역 철거 중 붕괴 사고를 일으켰었다. 건설업계 9(2021년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대형 건설사가 연이어 있어서는 안 될 사고를 낸 터라 국민적 불신이 커지는 모습이다.

불과 5초 만에 외벽이 모래성처럼 무너져버린 광주 화정현대아이파크 아파트. 지난 11일 오후 346분 쯤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 2338층 외벽 등 구조물이 무너져 내려 1명이 다치고 6명의 연락이 두절됐다. 다행히 13일 오전 1명의 실종자를 확인했지만, 진입이 어려워 아직까지 구조는 이뤄지지 못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붕괴사고 현장 지하 1층 계단 난간 부근에서 구조대원이 남성 1명을 발견해 철선과 콘크리트 등 적재물을 치우는 대로 구조할 계획이다. 연락이 두절된 작업자들은 붕괴한 건물의 2834층에서 창호, 소방설비 공사 등을 맡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아파트의 시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 작업 붕괴사고로 사상자 17명을 내고, 7개월 만에 또 붕괴 사고가 났다.

연이어 충격적인 대형 인재를 낸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이용섭 광주시장도 앞으로 시가 추진하는 모든 사업에서 배제할 것을 검토할 뜻을 내비쳤다.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깊이 사죄드린다실종자 수색과 구조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경찰은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 A (49)를 건축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얼마나 부실이 큰 공사면 거의 다 지은 아파트가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건물이 모래성 무너지듯 내려앉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여론이 크다. 사고 원인 규명에만 최소 두 달이 걸릴 것으로 보여 해당 아파트의 입주 예정일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공화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에서 그것도 메이저 건설업체가 시공을 맡고 있는 건물이 무너져 국민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인명 사고까지 나서 안타까움도 크다. 이런 아파트 붕괴 사고의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아래층 콘크리트가 완전히 굳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해 무리하게 위층에 과다 타설하면서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구조물이 무너졌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산, 신축 아파트 공사 중단입주 지연·손해배상 불가피


이번 사고로 HDC현대산업개발의 브랜드 신뢰도는 크게 훼손됐다. 당장 현대산업개발이 광주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모든 공사가 중단됐다.

사고가 난 화정 아이파크는 예정된 11월 말 입주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일부 입주예정자들은 공사가 진행 중인 전체 단지 철거 후 재시공을 원하고 있다. 소송을 감수해서라도 계약을 취소하겠다는 이들도 많다. 이럴 경우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입주 지연 보상금에, 철거·신축 비용까지 수백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콘크리트가 잘 굳지 않는 추운 날씨에 진행된 타설(부어넣음) 작업 및 양생(마름) 작업 불량, 불량한 레미콘 사용 등이 붕괴사고 발생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붕괴 직전 상황이 촬영된 영상도 공개됐다. 당시 최상층인 39층에서 콘크리트 타설을 한 공사업체가 사고 발생 직전 상황을 찍은 영상에는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에 거푸집이 의문의 소리를 내고 위로 들리는 장면도 담겨 있다.

그럼에도 해당 아파트 공사 현장에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9월 안전점검에 나섰을 당시 물 고임현상만 조치했을 뿐 콘크리트 양생등 붕괴와 관련된 문제 원인은 발견하지 못했다. 14일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익산국토관리청은 광주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 대한 특별·불시 점검에서 물 고임현상을 발견해 시정 조치했을 뿐이다. 국토부가 운용 중인 건설공사 현장 점검 매뉴얼을 보면 현장 점검에서는 콘크리트 다짐 상태, 타설 전 청소 상태, 양생의 적정 여부, 양생 시 보호조치 등을 확인해야 한다.

또 지난 3년간 감리업체가 작성해 광주 서구에 제출한 감리보고서에는 부적합표시가 있었던 항목이 하나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붕괴된 아파트 외벽에 붙어 있는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은 17일 시작된다. HDC 현대산업개발은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무너진 건물에 붙은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소방당국은 추가 실종자 수색과 함께, 발견된 실종자 1명에 대한 야간 구조 작업도 벌이고 있다. 구조에 필요한 중장비를 투입하기 위한 진입로 확보도 진행되고 있다.


현산의 안전불감증 비난 목소리↑…중대재해처벌법 개정 촉구


거리를 걷다가 가게 간판을 수리하거나 높은 건물의 보수작업이라도 하고 있으면 걷는 속도가 빨라진다. 혹시 뭐라도 떨어질까 불안한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건설현장은 규모가 큰 공사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항상 안전에 힘써야 한다.

안전사고에 대한 주의 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안전불감증(安全不感症)이라 한다. 안전불감증이 모여 결국 모래성 무너지듯 철근 콘크리트 건물이 붕괴하는 대형사고가 일어났다.

온라인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의 안전불감증을 질책하며 중대재해처벌법의 강력한 시행을 요구하는 글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광주 학동 철거 현장 붕괴 당시에도 현장의 책임이 가장 큰 현대산업개발은 빠져나가고 하도급 책임자만 구속됐는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돼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며 재해 발생 시 원도급 경영책임자도 처벌이 가능하도록 중대재해처벌법을 개정하고, 건설 단계별 참여 주체에 안전관리 책임을 부여하고 법을 위반하면 형사책임까지 물을 수 있도록 건설안전특별법도 즉각 제정하라고 입장을 밝혔다. 중대재해처벌법과 건설안전특별법 외에 건설 현장의 안전관리 규제를 강화하는 입법도 최근 들어 계속 추진 중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미 7개월 전에 소를 한 번 잃었지만 외양간은 고치지 않았다. 같은 사고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시공사 대표의 약속과는 달리 더 큰 사고로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이 반복됐다. 이전에도 사고가 있었으면 더 철저히 살펴서 사고를 만회할 기회를 만들었어야 했다. 물론 의심은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무조건 괜찮을 거다며 방관하는 것은 더 위험하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고 했다. 중요한 건 확인이다. 이미 알고 있지만 한 번 더 체크하는 일은 건설 공사 현장에서는 필수이다.

안전사고가 생길 때마다 책임자들은 고개 숙이며 재발 방지를 약속한다. 약속은 말로 하지만, 행동으로 지키라고 있는 거다. 국민들은 시공능력평가 9위인 대형 건설사의 책임 있는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다. 그전에 사고로 안타깝게 실종된 이들을 구출하는 게 먼저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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