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9)이 박근혜 전 대통령(66)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0)의 '0차 독대'가 이뤄지기 전날 자신의 보좌관으로부터 독대를 준비하기 위한 자료를 전달받았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30일 열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9)은 이 같이 밝혔다.

지금까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는 2014년 9월15일과 2015년 7월25일, 2016년 2월15일 등 세 차례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항소심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두 사람이 2014년 9월12일에도 청와대 안가에서 만났다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이는 지금까지 없었던 독대가 추가로 밝혀진 만큼, 둘 사이의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것을 입증할 정황으로 봐달라는 취지다. 이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특검이 신청한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은 2014년 9월11일 저녁 10시 넘어 김건훈 전 행정관에게 '삼성·SK 말씀 참고자료'를 이메일로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은 특검이 주장하는 '0차 독대'가 있었던 9월12일의 전날이다.

안 전 수석은 "이는 다음 날에 있을 이 부회장과의 단독면담을 준비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검찰 측 질문에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삼성·SK 독대를 위해 파일을 받은 건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보통 대통령이 독대하면 참고할 자료를 올려드린다"며 "그 전에 비서관·행정관이 만든 자료를 제게 보내주고 확인하는 과정이 있는데, (참고자료의 용어는) 독대에서 쓰는 용어와 비슷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전 수석은 "대통령이 단독면담을 보안사안으로 하라고 말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제 기억으로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여러 대기업 회장들이 따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건의하는 게 좋겠다는 차원"이라며 "기업들이 (각자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하는 게 좋겠다고 하시며 보안에 신경쓰라는 이야기를 하셨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