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신지영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제안으로 국제사회 눈길은 평창올림픽 이후를 주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이 뮌헨안보회의에서 북핵 문제를 집중 논의하며 평화적 해법을 촉구했고, 수전 손턴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지명자는 인준청문회에서 '코피 전략'(Bloody Nose)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히는 등 평화 적 분위기에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16일(현지시간)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 연설에서 북핵 문제를 거론하며 "군사적 수단은 재앙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미국이 언제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본다. 북한을 계속 압박해서 북한에게 대화 테이블로 나오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게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 야욕으로 인해 냉전 이후 처음으로 세계가 핵 분쟁 위기에 직면했기에 의미 있는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 뿐 아니라 미국의 대북 강경파가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코피전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발언도 나오면서 한반도를 통한 평화적 해법 실현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들과는 달리 실제로 북한에 대한 공격은 고려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제안으로 남북 평화 무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때문에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남북관계가 어떻게 흘러갈지 국제사회는 주목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은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모습을 가상하여 그래픽화 한 것이다. <그래픽 황규성 그래픽 전문기자>

외신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소속 진 샤힌 상원의원은 15일(현지시간) "어제 몇몇 상원의원들과 함께 백악관 관리로부터 브리핑을 받았다. 그 관리는 우리에게 북한을 타격하는 '코피 전략'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샤힌 상원의원은 손튼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지명자 인준청문회에서 이를 질문했고, 손튼 지명자도 "내가 이해하는 한 (논의한 적이 없다는데)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손튼 지명자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는 최대의 압박에 기반을 둔 외교적인 해법을 가져야 한다"며 "특히 비핵화는 일관된 의제이며, 북한과 대화하고 접촉할 수 있다. 어떻게든 목표 달성을 할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대북 기조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을 강조했다.
 
◆ 미 국방부의 달라진 분위기…평화적 대화에 힘 실릴까

트럼프 정부는 지속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에 대해 군사적 대응을 강조해왔다. 특히 빅터 차의 주한 미국대사직 내정 철회의 이유를 놓고도 불안감이 지속된 바 있다. 빅터 차가 백악관과 '코피 전략'에 이견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전해지면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정밀 타격을 심각히 검토 중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한반도를 둘러쌓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의 미 국방부는 지난해 연말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국방부는 그동안 공개적으로 '코피 전략'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는데, 손턴 지명자를 통해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우선은 대화 국면으로 평화 해법을 모색하자는 뜻이 아니겠냐는 분석이다. 

'여건이 조성되면'이라는 단서를 붙였던 청와대도 설 연휴 기간 동안 조용히 대미·대북 특사 파견 등 여러 가지 의제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한국 공연을 무대에 올린 북한…이유는?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 공연을 선보였던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평양에서 귀환 공연을 통해 남한에서 불렀던 노래를 무대 위에 올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조선중앙통신>은 "출연자들은 관현악 '친근한 선율'에서 '아리랑'을 비롯한 세계명곡들을 손색없이 연주하였으며 남녘 인민들 속에 깊은 인상을 남긴 여러 곡의 남조선 노래들도 무대에 올렸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노래를 공연했는지는 전해지지 않았다. 

이날 공연에는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을 비롯한 당 중앙위 간부들과 예술인 등이 참석했다. 일부 간부와 예술인이 공연 대상이었지만 북한에서 공개적으로 한국의 음악을 선보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선 평화적인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기 위한 북한의 '대남용' 공연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목적이 어떠하든,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경색된 관계에 봄이 오려는 움직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올림픽 이후 한미연합훈련의 실시 여부가 또 하나의 변수로 떠오르며 3월은 한반도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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