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김지훈 기자] 김해준 대표는 지난 1983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증권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최근 대우증권의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해 물러난 홍성국 전 대우증권 사장 등과 함께 대표적인 '대우맨'으로 통한다.

그는 대우증권에서 투자은행(IB) 본부장, 법인사업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여 년간의 대우증권 생활을 마치고 IB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아 2005년 교보증권으로 이직했다. 2008년까지 교보증권에서 IB 본부장, 프로젝트 금융본부장 등을 맡았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가 발생했던 2008년 IB 투자본부장에서 대표이사직으로 발탁되었지만,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첫 해는 경영여건이 혹독했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주변의 증권사들은 인력감축으로 뒤숭숭했고,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고 시름에 빠지는 등 국가적으로 혼란했지만, 김 사장은 당시 단 한 명의 직원도 내보내지 않았다. 오히려 '어려울 때 직원과 함께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며 '융화'를 강조했다.

▲ 그래픽_뉴스워커

이 같은 그의 경영철학은 현재 4연임과 조직원들의 충성을 이끌어 냈으며, 또 김해준 사장은 실적향상이란 실적으로 실력을 입증해 보였다.

평소 그는 독실한 불교신자로, 취미 역시 반야심경과 함께 가장 많이 읽히는 경전인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을 베껴 쓰며, 또한 여유 시간에도 종교 관련 활동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보이차 애호가로. 중국 차에도 조예가 깊어 수십만 원짜리 양질의 보이차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 2016년 4연임 성공, 증권가 장수 CEO반열에 올라…2008년 6월 취임 후, 2018년 3월 4번째 임기를 마치면 교보증권 CEO로만 10년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은 2016년 4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교보증권은 2016년 2월 24일 이사회를 열고 김해준 현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은 3월 18일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기 2년의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된다.

2008년 6월 취임 후 8년간 교보증권을 이끌어왔던 김 사장은 이번 재선임으로 4연임에 성공하게 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일찌감치 그의 연임을 기정사실화했다. 교보증권이 지난해 16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 중엔 2007년부터 CEO를 역임하고 있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에 이어 두 번째 장수 CEO가 됐다.

◆ 4연임 성공의 발판은 무엇보다도 실적

김 사장이 4번째 연임에 성공한 것은 지난해 16년만의 최대 실적을 거둔 것이 큰 배경이 됐다.

교보증권의 2015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6.4% 오른 973억1800만원이다. 이는 지난 1999년 이후 최고 실적이다. 2011년 기준 국내 54개 증권사 가운데 37위(101억 원)였던 교보증권의 영업이익 순위는 지난해 58개 증권사 중 13위로 껑충 뛰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매출액은 1조310억7860만원으로 41.2%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789억 3590만원으로 165.2% 증가했다.

이 같은 경영 성과는 상반기 증권 업황 호조뿐만 아니라 수익다변화 차원에서 김 사장이 일찌감치 뛰어들었던 구조화금융(SF)과 프로젝트금융(PF) 등 신 사업 성장이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지난 2008년 취임 직후 기존 브로커리지 영업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 사업 다각화를 통해 체질을 개선하고 신 사업 투자에 집중했다. 그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2009년 3월 결산기준 자산 규모 1조9556억 원, 매출액 1조2000억 원을 달성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2008년 이후 2013년까지 적자 없이 매년 100억~25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2015년 2016년에는 당기순이익이 789억 원, 623억 원을 달성하였다. 또한 2015년 3∙4분기에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2.3%로 2013년 같은 기간에 비해 241% 증가했다.

◆ 김사장의 ‘파격리더십’으로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을 선도, 하지만 아쉬운 건 역시 실적!

2017년 10월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기준 한국형 헤지펀드 설정액은 12조6,368억 원에 달한다. 2015년 말 3조4,000억 원 수준에서 거의 4배에 가까운 정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 중 교보증권 헤지펀드 설정액이 1조6,672억 원 수준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이 시장에 뛰어든 지 3개월여 만에 1조원이 넘는 투자금을 끌어 모아 선발 주자였던 NH투자증권을 크게 앞지른 것이다. 이런 배경에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의 파격 리더십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해준 사장의 ‘파격리더쉽’으로는 교보증권의 헤지펀드를 이끌고 있는 담당 부서 인력이 젊다는 것이다. 이 부서 평균 연령이 32세에 불과한 데다 김창현 부서장의 나이는 현재 34세다.

교보증권의 다른 부서 평균 연령보다 10세 가량 낮은 셈이다. 그러다 보니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회의에선 다양한 아이디어가 거리낌 없이 나온다고 한다. 새롭게 진출한 시장에서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이러한 젊은 조직을 조직하고, 믿어준 김해준 사장의 파격 리더쉽이 빛을 발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5연임은 물음표를 남기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이후, 줄곧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교보증권은 2015년 사상 최대 실적 달성 이후 실적이 하향세다. 2016년 교보증권은 매출은 1조 1018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늘어났으나 금융업체 실적을 따질 때 가장 중요한 항목인 순이익은 6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 줄었다.
교보증권은 2017년 상반기 매출 5,732억 원, 순이익 365억 원을 거뒀는데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각각 10%, 22% 줄어든 매출 6,390억 원, 순이익 472억 원을 기록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이러한 최근 실적하락과 함께 교보증권과 김해준 사장의 평판과 신뢰도에 금이 가기 시작해, 2018년 3월, 5연임에 도전하는 김해준 사장이, 이번에도 과연 연임에 재 성공할지 업계에서는 전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남은 짧은 시간 안에 김해준 사장이 어떠한 행보를 취하여 반전을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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