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김지훈 기자] 김수천 대표는 아시아나항공 신입사원으로 입사를 하여, 광저우지점, 중국팀 팀장을 역임했고, 이후에는 인사팀 등 주요 요직을 거쳐 2008년 에어부산 대표를 맡았다.

2008년 에어부산 대표를 맡으며, 저비용 항공사인 에어부산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으며, 4년 연속흑자, 국내시장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려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1988년 이후 줄곧 항공업계에 몸을 담은 풍부한 경험과, 에어부산에서의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2014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체질개선에 집중을 하고 있다.

▲ 그래픽_황규성 그래픽 전문기자

◆ 2014년 아시아나항공의 구원투수로 친정에 복귀 ‘제2의 창업’ 의지 피력…박삼구 회장 특명을 받고 6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

지난 2014년 2월 김수천 대표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영방침은 제2의 창업”이라며 “1988년 아시아나항공 제1의 창업에도 참여했고, 2008년부터 저가항공사인 에어부산의 창업도 이끌어왔던 경험을 살려 반드시 제2의 창업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장거리 노선에서는 A380 투입을 통한 경쟁력 강화, 중단거리 노선에서는 웹 기반 판매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강화를 강조했다.

김수천 대표는 2013년 미국에서의 항공기 사고와 실적 부진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위한 박삼구 회장의 특명을 받고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된 것이다.

▲ 정리_김지훈 기자

◆ 김대표 취임 후 4년, 아시아나항공에서의 경영성과는 아직 의문…취임 후 4년, 2018년 신년사, ‘장거리 노선 중심의 항공사로 탈바꿈 포부 밝혀’

아시아나항공은 어느덧 창립30주년을 맞아 2018년 6월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기념 간담회를 열어 “올해 경영방침을 ‘아름다운 비상 2018’으로 정했다”면서 “A380, A350 등 최첨단의 신기종 도입을 통한 장거리 네트워크 항공사로의 변화로 새로운 30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이 저가항공사와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의미다. 아시아 노선의 매출 비중이 높았던 아시아나항공은 저가항공사의 등장으로 점유율을 뺏기게 됐고, 대한항공과 격차가 계속 벌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 몇 년간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에 단거리 비수익 노선을 이관하는 작업을 진행했으며 앞으로는 장거리 노선 공급이 전체 공급의 60%를 차지하는 장거리 중심의 네트워크 항공사로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 아시아나항공, 저가항공사와 대한항공에 치이는 샌드위치 신세…재무건전성 ‘빨간 불’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이렇다 할 큰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경영정상화는 물론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김수천 대표의 재무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수년째 사채, 금융리스부채, 장·단기차입금 등 부채가 급증하면서 빚이 전체 자산의 90%에 달하고 있다.

특히 전체 부채의 절반가량이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채무, 즉 유동부채다. 반면 1년 이내 환금할 수 있는 자산인 유동자산은 유동부채의 37% 수준에 불과하다.

▲ 자료_전자공시시스템

2017년 9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749%다. 같은 기간 자산총액은 8조4491억 원으로 88.2%가 부채로 채워진 셈이다.

특히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가 3조6298억 원으로 전체 부채 7조4540억 원의 48.7%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1년 이내 환금할 수 있는 자산인 유동자산은 1조3527억 원으로 유동부채의 37% 수준에 불과하다.

오는 2019년부터는 새 회계기준인 IFRS16 도입으로 내년 1월 1일부터는 항공기 운용리스료가 부채로 인식되어 부채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금 조달이 시급한 상황이나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수월치 않을 것이라는게 시장의 분석이며, 한국신용평가는 2017년 11월 CJ대한통운 지분매각설 및 서울 광화문 금호사옥 매각설 등으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BBB-로 낮췄다.

▲ 자료_전자공시시스템

◆ 이어지는 악재…박삼구 회장의 성희롱 논란 ‘미투운동 확산에 구설수 올라, 여직원 세배 및 팔짱 끼기 등 불필요한 신체접촉 일삼아’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하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여직원들에 대한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의 금호아시아나 게시판에는 박 회장과 관련한 글이 100건 이상 올라와 왔다.

박 회장은 매달 한 번씩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당일 비행을 앞둔 승무원을 격려하고 있는데, 이 방문행사가 ‘강제적’인 데다 ‘성희롱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승무원들은 이 시간에 맞춰 본사 1층 로비에 커다란 원 모양으로 둘러서서 대기하다가 박 회장이 들어서면 손뼉을 치며 맞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다른 직원은 댓글을 통해 “아시아나뿐만 아니라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일 년에 한 번 등산 행사를 하면서 박 회장의 팔짱을 끼고 손잡는 일을 하고 있다. 젊은 여자들의 기(氣)를 받으러 온다고 말했다’는 소문도 있다”라고 고발했다.

박 회장이 매년 초 여직원들만 모아 세배를 받는 것도 논란이 됐다. 한 직원은 블라인드에 “여승무원들 몇 명 추려서 신년에 한복 입고 세배한다.

◆ 논란이 커지자 박삼구 회장 그룹 인트라넷에 장문의 사과글 올려

박삼구 회장이 자신에 대한 성희롱 논란이 거세지자, 박 회장은 12일 그룹 인트라넷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나의 타운(아시아나항공 본사) 방문으로 비행 준비에 불편함과 마음의 불편함을 입은 직원이 있다는 것은 전적으로 나의 불찰이고 책임"이라며 "불편함을 겪은 직원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며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하며 자신의 논란에 대해 사과 했다.

◆ 이러한 논란에도 김수천 대표 “지켜봐 달라” 답변 회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여성 승무원들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고 여성 승무원들에게만 세배를 받았다는 내용의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박삼구 회장이 사과글을 올린 가운데 김수천 대표는 묵묵부답이다.

김수천 대표는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박삼구 회장의 성희롱 의혹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알면서도 묵인을 했느냐, 향후 대책이 있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지난 주말에 이슈화가 된 사안이라 경영진도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깊게 살펴볼 계획이다.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답변을 회피했다.

또한 김 사장의 답변에 앞서 아시아나항공 쪽은 “창립 30주년의 취지에 맞는 비전과 전략 등을 질문을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하며 성희론 논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자제시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듯, 김수천 대표는 에어부산에서의 신화를 바탕으로 아시아나항공의 구원투수로 돌아왔지만, 현재 경영능력 면에서 아직은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고, 최근 붉어진 성희롱 논란에 대해서도 미흡한 대처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제2의 창업’을 고객들의 신뢰 없이 이뤄 나아갈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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