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의 부친인 창업자 故전중윤 회장은 1961년 서울 성북구 월곡동에 ‘삼양제유주식회사’라는 식용기름 제조회사를 차렸다. 하지만 당시 전후 혼란기에 굶주린 국민들을 애처롭게 여긴 故전중윤 회장이 인맥을 통하여 일본 묘조식품에서 라면제조 기술을 원조받아 1963년 한국최초의 인스턴트면인 ‘삼양라면’을 출시했다.

이후 상호를 ‘삼양식품’으로 변경하고 본격적으로 라면을 주력으로 하는 식품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그리고 2010년 국내 ‘라면의 아버지’인 창업주 故전중윤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일선에서 물러나고 2세인 현 회장인 전인장 회장이 취임했다.

하지만 우직하고 이타심이 강했던 것으로 평가를 받는 창업주인 아버지와 달리 전인장은 회장 취임 이후, 경영실적 악화부터 시작하여, 여러 도덕적해이 행동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뉴스워커-그래픽 팀

◆ 삼양식품의 2세 경영 시작, 전인장 회장의 취임…정직과 신용을 바탕으로 신 사업과 신 제품 개발 박차

2010년 3월 23일 삼양식품은 창업주인 전중윤 회장이 명예회장 자리에 오르고 장남인 전인장 부회장이 회장에 취임하며 국내 최초로 라면을 선보인 원조기업 삼양식품이 2세 경영체제를 본격화했다.

이날 하월곡동에 위치한 삼양식품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은 초청 내빈과 임직원 등 약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인장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창업 이래 지켜온 정직과 신용을 기업의 핵심가치로 계승하고 신사업 진출과 신제품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적극적인 영업활동과 혁신적인 조직문화를 창달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정리_김지훈 기자

◆ 전 회장 취임 이후부터, 고꾸라지는 실적…2010년 전 회장 취임 이후 실적하락세, 2015년 적자전환

2016년 2월 25일 삼양식품은 공시를 통해 2015년 34억300만원의 당기순손실(연결재무제표 기준)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삼양식품이 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2002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2015년 영업이익은 71억4,300만원으로 전년대비 26.47% 쪼그라들었고, 같은 기간 매출액도 7.56% 감소했다.

그리고, 경영실적이 악화일로를 걸은 것은 2010년 전인장 회장이 취임 한 이후부터 뚜렷하게 나타나 전 회장의 경영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 자료출처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다른 사업 여기저기 손대다 성과는 없고, 본업 경쟁력 점차 잃어 ‘전 회장 요리전문점, 햄버거, 우유, 시리얼 사업 등에 진출해’

전인장 회장은 2010년 3월 취임 후, 얼마되지 않아 그해 8월 요리전문점 호면당을 인수하고 시리얼 사업에도 손을 댔다. 2011년 9월엔 제주우유 인수, 2014년엔 크라제버거를 인수하며 햄버거 사업에도 진출했다.

하지만 전 회장의 이러한 신 사업진출은 성과가 좋지 못했고, 전 회장이 다른 사업에 한눈을 파는 사이 삼양식품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매년 줄었다.

그리고 삼양식품의 매출 80%이상을 차지하는 면스낵사업부의 시장점유율이 점점 추락하는 것이 삼양식품의 내부에서 가장 큰 위기로 바라봤다.

과거 한때 농심과 1위 자리를 두고 다퉜던 삼양식품은 2013년 오뚜기에 2위를 내주고, 2016년엔 결국 팔도에게 3위까지 자리를 내줬다.

▲ 자료출처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도덕적 해이 논란도 끊이질 않아…2014년 계열사 통해, 통행세 받아오다 공정위 적발, 과징금 26억 원 부과

전 회장은 여러 곳의 신 사업 추진을 하는 한편, 계열사를 통해 통행세를 수취하여 총수일가 사익을 추구해오다 공정위에 적발되어 시정명령과 함께 26억2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2014년 1월 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이마트에 라면류를 공급한는 과정에서 건조 야채 및 분말류를 제조ㆍ판매하는 계열사인 삼양내츄럴스를 거래단계에 끼워 넣었다.

삼양내츄럴스은 삼양그룹의 전인장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90.1%이며, 삼양내츄럴스는 삼양그룹의 최대지분인 33.3%를 보유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지배를 하고 있는 총수일가 계열사다.

결국 삼양내츄럴스는 아무런 역할 없이 삼양식품과 이마트의 거래에서 중간마진을 챙겨 총수일가의 이익창출에만 기여를 한 것이다.

▲ 자료출처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편법증여까지 ‘에스와이캠퍼스’ 창업주 3세 100% 소유

ㆍ삼양식품의 실질적인 지배

삼양식품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편법 승계논란까지 얽혀있다. 삼양식품 계열사 지배구조의 최정점인 에스와이캠퍼스의 지분은 창업주 3세 전병우씨가 100% 소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7년 2월 ‘비글스’라는 이름으로 설립됐고 2017년 3월 사명을 바꿨다. 에스와이캠퍼스는 삼양식품의 최대주주인 삼양내츄럴스의 지분 26.9%를 보유하며 삼양식품 계열을 지배하는 셈이다.

2007년 당시 에스와이캠퍼스가 설립될 때 창업주의 3세이자, 전인장 회장의 장남인 전병우씨는 13세였다. 에스와이캠퍼스는 설립과 동시에 삼양식품그룹의 알짜회사 테라윈프린팅(삼양식품에 포장 공급)을 그룹에서 분리해 가져가면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았으며,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활용, 삼양식품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올랐다.

◆ 결국 검찰 ‘경영비리’ 삼양식품 본사 압수수색 실시

2018년 2월 20일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는 오전 서울 성북구 삼양식품 본사를 방문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이 오너일가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 및 경영비리 의혹에 휩싸인 삼양식품 조사를 시작한 것이다.

이미 예전부터 삼양식품 오너일가에 대해 각종 의혹이 존재하고 있었으며, 검찰은 오너 일가가 지위를 이용해 업무상 부당 행위를 저질러 사익을 추구했을 개연성 등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삼양식품은 오너 일가가 운영하는 다른 계열사인 삼양식품은 ‘와이더웨익홀딩스’에서 라면 스프 원료를, ‘테라윈프린팅’에서 라면 포장지를, ‘프루웰’과 ‘알이알’에서 라면박스를 20~30% 비싼 가격으로 공급받아 오너일가 사익 추구에 기여를 하고 있으며, 불필요한 유통 구조로 특정회사에 일감을 주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처럼 검찰이 삼양식품에 대하여 압수수색 조사를 하고 있으며, 자세한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하지만 전쟁 후 힘들어 하는 국민들을 위해, 국내 최초로 라면을 개발한 창업주 ‘故전중윤 회장’의 이타적이고 숭고한 기업가 정신은 온데간데 없고, 바로 2대와 3대의 자식들의 각종 비리 사건들로 얽히고 설켜 삼양식품이 훼손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앞으로 삼양식품이 다시 한번 국내 라면 명가의 자존심과 명예를 지켜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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