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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인권·윤리
[한국 오너의 분식과 민낯] ① 일진그룹 허진규 회장, ‘원조 벤처인’도 이젠 ‘갑질 오너경영인’?
이창민 기자  |  2580@newswor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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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8  10:5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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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은 대한민국 ‘원조 벤처인’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허 회장은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차량부품업체인 한국차량기계제작소에 취직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허 회장이 28살이던 1968년, 작은 부품 하나 수입하던 열악한 국내 현실을 바꿔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서울 양평동 자택 앞마당에서 주물공장인 일진금속공업을 세워 종업원 2명과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76년 국채 최초의 동복강선(철선에 구리를 입힌 전선) 개발을 시작으로 반세기 동안 부품ㆍ소재 분야에 매진해 종업원 2명으로 시작한 일진그룹은 연 매출 3조원 이상의 국내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평소 이공계 인재 육성에 앞장서며, 다양한 연구기관과 후학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 팀

◆ 2018년 창립 50주년, ‘사고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100년 맞이하자’…일진의 발전을 위해 고객사, 협력사와 상생의 길을 걷겠다

2018년 1월 1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허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일진은 기술보국의 신념으로 창업해 50년간 국가 산업의 근간이 되는 부품·소재 산업에 집중해왔다"고 회고했다.

허 회장은 이어 "성공적인 혁신의 길을 찾기 위해 기존의 방식을 벗어나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어떤 위기 앞에서도 좌절하지 말고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날마다 전진하자"고 강조했다.

그리고 참석한 직원 및 귀빈들을 대상으로 한 환영사에서는 “일진의 발전을 위해 고객사, 협력사와의 상생의 길을 걷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허진규 회장의 지인과 계열사 대표들이 바라본 허 회장의 50년 경영 스토리를 모은 에세이 '창의와 도전, 행복한 50년'의 출판기념회도 함께 열려 주목을 끌었다.

   
▲ 정리_뉴스워커

◆ 허진규 회장, 상생의 길과는 다른 유망 벤처기업 갑질로 강탈 논란…투자빌미, 생산설비‧영업노하우 통째로 앗아가

2017년 7월 19일 과거 일진그룹 계열사의 주주이자 벤처기업 대표 김유철 전 비즈맥 대표는 “자사의 영업기밀과 장비 등을 허 회장과 일진의 공모로 강탈당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유철 씨는 세계적인 희토류 회사인 프랑스 Rhone-poulence, Molycorp, AMR Technologies 에서 30년 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희토류 관련 영업을 해 왔으며, 총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하여 비즈맥㈜를 설립한 후 2014년 세계에서 2번째로 고품질의 희토류본드 파우더 양산에 성공했으나, 일진그룹의 갑질 횡포로 회사를 통째로 잃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일진은 2014년 11월 19일 갑자기 비즈맥에 투자하지 않고 일진에서 아이알엠㈜를 설립해 놓았으니 비즈맥의 모든 자산을 현물투자로 바꾸고 49% 지분을 주겠다고 제안, 그 해 11월21일 허진규 회장 입회 하에 합의서에 계약을 했다.

당시 계약 후 김 전 대표는 아이알엠의 영업을 책임진 공동 대표이사 겸 고문으로 일했다.

그러나 일진은 초기 투자 합의서를 무시하고 2015년 4월 21일 허진규 회장 주도의 투자심의회의 후 갑자기 200억의 증자를 결정하고 회사가치로 49% 지분을 정리, 2015년7월초 김 전 대표를 회사 영업이 부진 하다는 핑계로 돌연 해임시켰다.

◆ 허 회장 일진IRM 정리해 차남회사로 모두 넘긴 후, 생산재개

2015년 9월 일진그룹 이사회는 일진IRM의 회사경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일진IRM의 생산기계들을 원가 이하로 일진머티리얼즈에 넘겼다.

결국 일진머티리얼즈의 익산공장으로 모든 설비가 옮겨진 뒤, 일진머티리얼즈는 다시 생산을 재개하고 있어, 김대표는 자신을 해임시키고, 치밀한 계산에 의해 모든 생산설비와 희토류 관련사업을 일진머티리얼즈에 넘긴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사실 일진머티리얼즈는 허진규 회장의 차남인 허재명 대표가 56.36%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있으며, 국가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한 희토류 관련 기술을 투자명목으로 접근하여, 기존 대표를 물리치고 차남 회사로 몰아준 배경에 대해 주목되고 있다.

   
▲ 자료출처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2017년엔 허 회장, 역외탈세 미신고 해외계좌 벌금 12억 원

2017년 1월 6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이준식)는 홍콩 페이퍼컴퍼니 차명계좌에 묻어둔 131억여 원을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국제조세조정법 위반)로 허 회장에 대한 벌금형을 청구했다.

2016년 세무조사 당시, 서울지방국체청 조사 4국은 일진그룹의 세무조사를 진행했고, 이때 조사를 통해 조사4국은 허 회장이 2014년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약 1,292만 달러가 보유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따라서,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이 홍콩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약 1292만 달러의 거액을 보유했음에도 이를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았다가 국제조세조정법 위반의 혐의로 벌금 12억 원의 처분을 받았다.

◆ 2013년 편법승계,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로 비난 받아…일진그룹의 정점, 장남이 지배하는 일진파트너스

2013년 11월 26일 금융감독원은 “일진홀딩스가 허 회장의 지분 753만5897주(15.27%)를 시간외거래 방식으로 계열사인 일진파트너스에 전량 매도했다”고 밝혔다.

장남인 허정석 대표가 100% 지분을 보유한 일진파트너스는 이번 매각으로 총 지분 1215만8329주(24.64%)를 확보해 일진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올라서게 됐다.

이번 지분매각은 개인간의 매각이 아닌 일진파트너라는 법인으로 지분을 몰아주면서 거액의 세금을 피할 수 있었다. 법인으로 지분을 증여하거나 매각할 경우 세율이 크게 완화되어 최대 22%의 법인세율을 적용해 세금을 부과할 뿐이다.

따라서 2013년 장남 회사로의 지분매각을 통해 편법으로 세금도 절약하고 경영승계도 할 수 있었다.

◆ 도 넘은 자식사랑, 지나친 일감 몰아주기로 논란

2013년 4월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진파트너스는 2011년 매출액인 90억130만원보다 1.5배 오른 135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3억6900만원에서 8억900만원으로 2배 이상의 상승폭을 보였다.

또한 일진파트너스가 기록한 2012년 매출 135억 원은 모두 일진전기와의 거래로부터 올린 것으로 확인되어 문제가 되고 있다.

사실 일진파트너스는 매출 규모는 2005년 2723만원, 2006년 1억8400만원, 2007년 6억8000만원, 2008년 8억300만원, 2009년 7억9100만원 수준이었고 그룹 계열사들과 이렇다 할 내부거래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0년 장남인 허정석 대표로 바뀌며, 업종을 물류 주선업을 추가하면서, 물류비 절감과 사업비밀 유지를 핑계로 계열사에 일감을 따내기 시작하면서 매출과 이익이 급성장 한 것이다.

   
▲ 자료출처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특히 일진그룹이 일반 국민들의 눈에 잘 안 띄는 B2B기업의 성격을 이용, 일감몰아주기 비율이 100%에 이를 정도로 도가 지나쳐 많은 비난을 받았다.

이처럼 허진규 회장은 28세에 회사를 설립하여, 말 그대로 무에서 시작하여 기술보국의 신념하나로 국내 부품소재 산업에 큰 기여를 해왔지만 성공한 원조 벤처인에서 이제는 어느덧 국내 여타 대기업들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어 많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어 씁쓸한 감정을 지울 수 없다.

지금도 밤낮으로 꿈과 희망만을 가지고 창업과 벤처에 도전하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다시 한번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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