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익 적자전환, 2015년 영광 재현 위해 고의적 물량조절 가능성 제기

터닝메카드, 헬로카봇 등을 제조 공급하고 있는 어린이 완구 전문기업 ‘손오공’의 얄팍한 상술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자사의 ‘터닝메카드R 컨트롤러 덱(컨트롤러)’을 정가보다 비싸게 판매해 오픈마켓의 악질 리셀러(reseller)와 같은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손오공이 실적 개선을 위해 고의적으로 물량조절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손오공은 최근 이마트 온라인쇼핑몰인 ‘이마트몰’에서 컨트롤러를 정가(1만 2000원)보다 6000원여 비싼 1만 8624원에 판매해 소비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정가로 판매하는 자사 온라인쇼핑몰 ‘손오공이샵’에는 품절로 표기해 놓고 다른 채널에서 웃돈을 붙여 판매한 것 자체가 오픈마켓 리셀러들의 악질 판매 전략을 답습한 것이기 때문이다.

제조사의 이 같은 속 보이는 짓에도 이마트몰에서 판매된 컨트롤러는 수 분만에 품절됐다. 지난해 9월 해당 완구가 출시된 직후부터 사실상 이 가격에 구매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실제 오픈마켓에서 ‘터닝메카드R 컨트롤러’를 검색하면 정가의 4배가 넘는 5만원 안팎에 판매되고 있다. 즉 손오공이 이런 상황을 교묘하게 악용했던 셈이다.

▲ 손오공 eshop에서는 터닝메카드R 컨트롤러 덱(컨트롤러)이 정가 1만2000원 팔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상품은 품절되어 소비자가 살 수 없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 손오공 eshop에서 터닝메카드R 컨트롤러 덱(컨트롤러)이 품절되어 구매할 수 없는 상태지만 이마트 몰에서는 정가 1만2000원이 1만8240원으로 큰 폭 인상되어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이를 놓고 손오공 측이나 이마트 측에서 상술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손오공이 본체인 RC카(메카드R 터닝카)와 달리 이를 조종하는 컨트롤러가 지난해 9월 출시 직후부터 품귀현상을 보여 왔지만 지금껏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단 점이다. 오히려 오픈마켓의 판매자들의 글을 보면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가보다 4배 이상 비싼 가격을 항의하는 소비자들에게 판매자들이 “제품 생산량이 적어 자신들도 다른 루트로 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매입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답변을 달기 때문이다.

그럼 손오공이 물량조절에 나선 이유는 뭘까. 업계에서는 실적 개선 조치로 보고 있다. 손오공은 지난해 1041억 원의 매출과 마이너스(-) 11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9.5%, 영업이익은 적자전환 됐다. 제작했던 애니메이션들이 이렇다 할 인기를 끌지 못하면서 완구 판매가 부진했던 게 원인이다.

따라서 실적을 개선할 방법이 뾰족이 없다 보니 손오공이 인기 완구 물량조절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15년 전략을 다시 꺼내든 것 아니겠냐는 게 업계의 얘기다. 또 논란을 빚고 있는 컨트롤러를 생산할 필요성이 없는 것도 요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완구업계 한 도매상은 “1만 2000원짜리 컨트롤러를 대체할 수 있는 6만 9600원짜리 완구(터닝메카드R 레이더)가 있다”며 “손오공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다 보니 (품귀현상을) 해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손오공뿐만 아니라 영실업, 아카데미과학 등 국내 완구 제조사들과 오픈마켓의 악질 리셀러들이 특정 인기제품을 볼모로 유통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시장전문가는 “정부가 2019년까지 완구 및 애니메이션 사업에 총 3800억 원의 자금을 투자해 해당 산업을 육성방침을 발표했는데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이도 중요하지만 동심을 파괴하는 장사치들을 제재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며 “소비자가 가격 거품으로 피해를 받지 않도록 유통 단계에서 마진율을 설정하는 등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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