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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 美·中간 무역전쟁…중국, 반격에 나서다
박경희 기자  |  2580@newswor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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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26  17:2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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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박경희 기자] 중국이 미국발 관세폭탄에 대해 반격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중국 상무부도 미국산 돼지고기에 25%, 철강 파이프·과일·와인에 15%의 보복 관세를 결정했다.

◆ 중국 보복관세, 트럼프를 향한 정밀 타격

중국 상무부는 23일 미국산 수입품 가운데 총 128개 품목, 30억달러(약 3조 2400억원)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돼지고기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정밀 타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이다. 따라서 최대 생산국이면서 최대 수입국이기도 하다. 지난해만 해도 전 세계 소비량 1억1059억만t의 절반수준인 5494만t의 돼지고기를 중국이 소비했다. 그런데도 중국에서 생산되는 돼지고기 양은 5350t으로 소비보다 부족해 나머지 양은 수입에 의존해야만 했다.

   
▲ 그래픽_황규성 그래픽 전문기자

이렇듯 돼지고기 최대 소비국답게 돼지고기가 중국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큰데도, 중국이 대미 보복 관세 품목 중 하나로 선택한 것은 정치적 의미가 있다는 시각이다. 지난해 중국은 전체 돼지고기 수입양의 14%인 17만t을 미국에서 수입했는데, 미국의 양돈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세가 강한 미시간과 위스콘신 등에 몰려있다. 따라서 돼지고기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은 트럼프를 향한 직접반격이라는 것이다. 래리 카프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농업경제학자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트럼프의 정치적 지지층을 감안한 카드를 골라 정밀 타격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중요한 이유가 바로 자신을 지지자들에게 ‘아메리칸 퍼스트’를 외치며 무역과 세금, 이민 외교 등 모든 결정을 미국 노동자와 미국 가족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지지세를 이어가기 위해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다.

◆ G2간 전쟁에 글로벌 금융시장 휘청거려

세계의 두 경제대국이 무역전쟁에 돌입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금요일인 23일에 미국 다우지수가 4% 가량이 하락한 것을 비롯하여 유럽증시와 일본 등 주요국 증시가 대부분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도 3.1% 하락하면서, 지난 2012년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는데, 이는 거래소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7년 이후 30년 간 하루 낙폭 순위로는 역대 15위에 달하는 수준이다. 그만큼 미·중 무역전쟁의 공포감이 크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G2간의 무역전쟁으로 돌입하면 물가상승과 실업증가의 이중고가 나타나는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을 양산하고, 교역량 축소 등으로 국내에도 결국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GDP대비 무역 의존도가 68.8%로 매우 높은 편이다. 이중 중국, 미국, EU가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4.8%, 12.0%, 9.4% 등 46.2%로 세 지역의 비중이 가장 많다. 최근 문 대통령이 신 남방·북방 정책을 추진하면서 수출 다변화를 꾀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중국, 미국의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이 두 나라의 무역전쟁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우선 중국 중간재 수출이 많은 한국 기업의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중국 대미 수출이 감소하면 원재료 가공을 위탁받아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가공 무역이 동반 감소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매기는 관세) 조치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관세 부과 대상 제품 리스트가 확정돼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USTR 조치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업계와 협의를 통해 대응 방안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 장기화 될까?

G2의 무역전쟁은 이제 겨우 시작이지만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천보 대만 화중과학기술대 교수는 “미국의 무역전쟁 선포는 일자리를 늘리고, 중국을 누르려는 목적이 있다”면서 “전자는 협상을 통해 끝낼 수 있겠지만 후자는 다소 복잡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미국의 대중국 무역전쟁이 ‘아프간 전쟁처럼 오랫동안 빠져나올 수 없는 수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결과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지난 24일 미국의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중국의 경제 사령탑 류허 부총리가 전화통화를 한 것이다. 이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전면전으로 확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 전화통화에서 류 부총리는 “중국은 여전히 양국이 ‘합리적’이 되길 바라며 무역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협력하길 원한다”고 전했다고 중국의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또한 미국이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지난 8개월간 진행한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조사를 가리켜 “이것은 국제 무역 질서를 위반하고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전 세계에 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어 류 부총리는 “중국은 국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고, 그럴 힘이 있다”면서도 “양국이 서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미국의 므누신 장관의 답변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두 나라가 밝힌 관세 보복카드들은 결국 자국의 피해를 고스란히 가져가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타협을 하지 않겠는가 하는 전망이다. 특히 스인훙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미중 양국이 본격적으로 무역전쟁을 벌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무역갈등이 장기화하면 중국이 크게 다치겠지만 미국도 다칠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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