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성 일간리웍스리포트 편집국장

여러분은 시공사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재건축·재개발사업이 성숙단계에 이를 즈음 우리는 시공사를 맞이하게 됩니다. 마치 성인이 되어 반려자를 만나는 것처럼 말이죠.

반려자는 어떻습니까. 돈을 벌어오기도 하고, 때론 술을 마시고 집에서 고성방가를 하기도 하죠. 요즘 시공사가 그런 것 같습니다.

정비사업에서 시공사를 선정하게 되면 그동안의 자금 압박이 일시에 풀리면서 살림살이도 다소 넉넉해지기도 하죠.

이 때문에 정비사업에서 가장 크고 어려운 업체를 뽑는 것이 시공사일 겁니다. 어떤 반려자가 집안에 들어오느냐에 따라 흥하기도 망하기도 하지 않습니까. 정비사업도 아파트에 어떤 브랜드가 입지하느냐에 따라 프리미엄이 붙기도 하고 마이너스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평생을 같이할 반려자를 선택한다는 것. 이것은 정비사업에서 시공사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한번 지으면 3~40년은 족히 같이 가야 할 테니까요.

그런데 요즘 이런 평생의 반려자를 선택했다가도 이혼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평생서약을 맺고도 이혼을 하는데 약혼을 하고 파기하는 경우는 더욱 다반사가 되고 있죠.

일례로 작년에는 여러 곳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서울의 용산사태가 발생했던 용산국제빌딩4구역이 그랬고, 왕십리뉴타운3구역 또한 그랬습니다. 안산의 군자주공6단지도 시공사와의 약혼을 파기했죠. 또 있습니다. 올해는 서울 동작구의 대림아파트가 대림산업과 갈라섰습니다. 그리고 강서구의 등촌1구역도 그랬죠, 최근에는 응암동의 응암1구역재개발이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각방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혼이나 약혼을 파기하면 재결합이나 재혼이 쉽지 않다는 것이죠. 결혼도 신중하게 생각해야겠지만 그것을 파기하는 것은 더욱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요.

용산4구역은 파혼을 선언 한 후 재혼을 하지 못해 발만 동동거리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결혼을 위한 러브콜도 해봤지만 여전히 혼자인 상태죠. 어디 이뿐이겠어요. 군자주공도 마찬가지고, 상도동에 대림아파트도 구경꾼만 많았지 선뜻 나서는 시공사가 없습니다. 은평구의 구산1구역 재건축도 현대산업개발과의 파경이후 새로운 반려자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요즘이 어떤 상황인지 여러분은 잘 아실 것입니다. 시장은 힘들어 어깨는 처지고, 한 걸음 한 걸음 떼어놓기가 참 힘든 때 아닙니까. 이럴 때 일수록 결혼이나 약혼 상대자가 마음에 안 들더라도 “그래도 내 사람이지”하는 생각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조합’ 뿐 아니라 ‘시공사’도 같아야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헤어져 본들 뾰족한 수가 있나요. 구애작전을 펼치느라 셀 수도 없는 많은 비용이 들어갔지 않았나요. 여기에 패물이다 뭐다해서 참 많이도 쏟아 부었을 텐데요. 결혼은 두 번 할 것은 못된다고 하죠. 그저 “미워도 내 사람이다”라고 생각하고 꾸준하게 대화를 나누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날이 상당히 덥습니다. 조금 있으면 장마철이 다가와 후덥지근하고 불쾌지수도 높아갈 것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건강 유념하시길 바랍니다./

▲ 신대성 뉴스워커 편집국장
나는 나의 글이 ‘바람’이었으면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글이 ‘음악’이거나 ‘노래’이기를 바란다. 오랫동안 뭇사람의 가슴에 머물러 있기를 고대하는 것이다.
난 나의 글이 ‘바람’이기를 원하는 것은 오랜 글쓰기의 습관 때문인지도 모른다. 신문기사는 지나간 글에 대해 추억을 살릴 수는 있지만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울먹임은 갖기 어렵다. 바람은 흐른다. 시대를 풍미했던 기사도 흐른다. 그래서 바람은 추억이 되고, 지나간 추억은 좋았건 나빴건 희미하다.
나는 나의 글에서 바람소리를 들었으면 한다. 바람소리는 때로 산들바람처럼 시원하지만, 격랑의 폭풍우처럼 거세기도 하다. 들녘에 부는 바람은 마른 풀잎사이를 지나며 야릇한 소리를 만든다. 바람은 지나고 다시 오지 않는다. 시대의 글이 그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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