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성자산 1년 새 600억 증발, 자체경쟁력 하락에 순적자 확대

[뉴스워커_이호정 기자]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 1위 롯데지알에스(구 롯데리아, 대표 남익우)의 보유현금이 1년 새 600억 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경쟁력이 떨어진 가운데 ‘햄버거병’ 등 프랜차이즈 관련 사회적 이슈가 지난해 연달아 터진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 그래픽_황규성 그래픽 디자이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지알에스는 지난해 1조 896억 원의 매출과 마이너스(-) 7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순이익은 같은 기간 –94억 원에서 –151억 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실적이 이처럼 악화된 것은 자체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는 게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롯데지알에스의 가맹점수는 2014년 1131개, 2015년 1167개, 2016년 1196개로 증가했지만, 점포당 매출은 평균 8억 원, 7억 3910만 원, 7억 2270만 원 순으로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맥도날드에서 불거진 ‘햄버거병’을 비롯해 프랜차이즈 ‘갑질’ 사건이 연이어 터진 것도 롯데지알에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현금창출력을 의미하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2016년에는 873억 원에 달했으나 지난해에 –280억 원으로 마이너스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기업 활동을 통해 돈을 벌기는커녕 까먹었던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만기도래한 차입금을 보유한 현금으로 상환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롯데지알에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지난해 111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596억 원이나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차입금 상환 덕에 롯데지알에스의 재무건전성은 개선됐다. 지난해 부채는 6425억 원으로 전년보다 6.2% 줄어든 반면, 자본은 5948억 원으로 8.2% 증가했다. 이에 따른 부채비율도 108%를 기록, 전년보다 16.5%포인트 하락했다.

롯데지알에스 관계자는 “2016년 12월 31일이 토요일이라 어음 등 대금결제가 2017년으로 이월된 탓에 많이 감소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라며 "차입금 상환에도 사용하긴 했지만 그보다 앞서 설명한 대금 입금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 자료출처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편 롯데지알에스의 실적이 지난해 더욱 악화되면서 상장의 꿈도 멀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앞서 롯데지주 황각규 사장은 지주사 출범을 알리면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계열사 상장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롯데지알에스가 유력한 후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업종 자체의 성장모멘텀은 물론 자체경쟁력로 하락추세라 상장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롯데지알에스가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가운데 매장수 1위, 매출 1위 등 외형적인 면에서는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지만 수익성 부분에서는 밀리고 있다”며 “수익성 개선 없이는 상장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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