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이필우 기자] 빙그레의 야심작 ‘슈퍼콘’에 대한 일본 제품 표절 논란이 불거지자 이에 대한 박영준 대표의 책임론 또한 불거지고 있는 양상이다. 현재 슈퍼콘 표절 논란과 관련 빙그레는 이례적으로 내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콘 아이스크림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빙그레가 내놓은 100억 프로젝트 슈퍼콘이 표절 의혹에 휘말리면서 승승장구하던 빙그레 박영준 대표의 발목을 잡았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일본 대표적인 제과업체인 에자키 글리코의 ‘자이언트콘’ 제품의 패키지 디자인, 제품의 형상 등이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한 것. 자이언트콘은 에자키 글리코의 대표적인 콘 제품이다. 출시 이후 일본 내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며 ‘국민 콘 아이스크림’ 반열에 오른 제품이다.

▲ 빙그레가 최근 슈퍼콘의 표절의혹이 불거지면서 박영준 사장의 신사업 발굴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래픽_진우현 그래픽 담당기자>

슈퍼콘은 빙그레 아이스크림 중 가장 비중있는 신규 프로젝트로 지난 3월 23일 주주총회를 통해 박영준 대표가 재선임된 직후, 대대적인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 출시됐다.

메로나, 투게더, 붕어싸만코 등 각 카테고리별 대표 상품을 갖고 있지만 콘 아이스크림은 1990년대 히트제품이었던 ‘허리케인콘’ 이후 마땅후 후속 에이스가 없는 상태였다. 이에 따라 4년의 연구개발 기간동안 100억원을 투자해 슈퍼콘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

특히 최근 '30년 빙그레 맨' 박영준 사장의 신성장 동력 개발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빙그레 안팎에서 높은 상태여서 슈퍼콘을 통해 이 같은 불안감을 해소하겠다는 것이 빙그레의 전략이었다.

지난 2015년 4월 취임 당시 박 사장에 대한 주변의 기대는 컸다. 대표제품 '바나나맛우유'의 제2전성기를 맞으면서 박 사장의 평가는 높아졌다. 카페와 화장품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한 바나나맛우유 마케팅으로 중장년층에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겐 신선함을 전달하는 등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제품 반열에 올려놓은 것이다.

성공한 구원투수이지만, 박 대표에게 빙그레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은 만만치 않는 과제였다. 당초 경영 계획과는 다르게 ▲포장용기 제조 및 판매업 ▲식품산업용 기계 임대 및 판매업 ▲음식점업 및 급식업 등 사업 연관성이 떨어지는 분야로의 진출을 모색하면서 미래 사업 개척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빙그레가 바나나 맛 우유에만 의지하고 있는 사이, 경쟁사들은 신성장 동력을 장착, 급격하게 앞서나가고 있다. 장기적인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프리미엄 소프트 아이스크림 사업에서 매일유업와 남양유업이 각각 ‘상하목장’과 ‘백미당’으로 소프트 아이스크림 시장을 선점했다. 반면, 빙그레의 ‘소프트 랩’은 지난 2017년 봄에서야 첫 매장을 겨우 문을 열었다. 경쟁사들의 대비해서는 매우 늦은 진출이다.

신제품들은 악재 등으로 인해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이번 슈퍼콘 사태 뿐만 아니라 지난 2015년 박 대표의 취임 초에는 ‘메론맛 우유’에서 식중독을 유발하는 ’살모넬라균’이 검출돼 전량 회수에 나서는 일이 벌어졌다. 메론맛 우유는 지난 2014년 2월 빙그레가 ‘바나나맛 우유’의 자매 브랜드로 야심차게 출시한 제품이다.

이에 따라 박 대표의 경영 성과는 ‘바나나 맛 우유’로 시작해서 ‘바나나 맛 우유’로 끝난다는 분석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실제로 빙그레의 영업이익은 2016년 372억원에서 347억원으로 약 6.8% 하락, 박 사장의 바나나 매직의 효과가 다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나나 마케팅에서 보여준 박영준 사장의 능력은 업계에서 인정되지만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선 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빙그레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며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개발할 수 있는 경영성과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박 대표에 경영 능력에 대한 지적은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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