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육성’, ‘야구사랑’ 두산家 4세 박정원 회장 편

[뉴스워커_김지훈 기자]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난 박정원 회장은 두산 창업주 故 박승직 초대회장의 4세이다. 박회장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마친 뒤, 첫 사회생활을 두산산업에서 시작을 했다.

두산산업에서 뉴욕지사와 도쿄지사를 거쳤으며, 일본 기린맥주 과장으로 잠시 근무를 하다 두산으로 다시 돌아와 동양맥주 과장, 이사 두산상사BG 대표이사, 2007년에는 두산건설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두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두산의 부회장을 겸직했다.

이후 2016년 초에는 그 동안 삼촌인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으로부터 그룹 회장직을 승계 받아 실질적인 두산家의 오너4세 경영시대를 열었다.

평소 소탈하고 과묵한 성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인재육성을 중시하는 스타일로 야구광인 박 회장이 구단주로 있는 두산베어스의 무명선수를 발굴해 육성하는 선수육성시스템에 잘 드러나고 있다고 한다.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한 오너 일가가 회사는 실적 악화 등으로 빚더미인데 해마다 수백억원의 배당을 챙겨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래픽_황규성 뉴스워커 그래픽 담당>

◆ 2016년 박 회장 취임 “새로운 성장페이지 만들어 나가자

2016년 3월 28일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은 서울 강동구 길동 DLI연강원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이날 박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올해로 창립 120주년을 맞는 두산의 혁신과 성장의 역사에 또 다른 성장의 페이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밝혔다.

이후 새로운 도약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그룹 재무구조 개선 마무리 〮신규사업 조기 정착 및 미래 성장동력 발굴 현장 중시 기업문화 구축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박 회장은 신규사업을 조기에 목표 궤도 올릴 것을 약속하며, 연료전지 사업을 글로벌 넘버원 플레이어로 키워나갈 것이며, 면세점 사업도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란 비전을 제시했다.

▲ 정리_뉴스워커

◆ 박 회장의 취임 후 2년 성적표는 ‘청신호’

두산그룹은 2018년 3월 박정원 회장의 취임 2주년을 맞이했다. 박 회장의 취임 이후 두산그룹의 실적은 상승했으며, 2017년 두산의 영업이익은 1조5,253억 원으로 2013년 이후 4년 만에 1조원대로 복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9.3% 늘어난 수치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러한 실적 상승은 두산 자체사업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 호조에 따른 것이다. 두산 자체사업 부문(BG)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전년대비 27% 증가한 2조6,248억 원, 영업이익은 23% 증가한 2,768억 원을 기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및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건설기계 사업 성장과 엔진 사업 수익성 개선 등에 힘입어 연결기준 매출 6조5,679억 원, 영업이익 6,608억 원을 기록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실적성장에도 불구, 박회장의 11조 차입금 숙제 남아있어…두산그룹 재무건정성 강화 필요, 영업이익 절반 대출이자로 빠져나가

박 회장의 취임 후 2년, 영업이익 1조 원대를 복귀하며,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막대한 차입금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017년 9월 기준 두산그룹의 차입금은 11조원을 넘어섰고 부채비율은 272.1%에 달한다. 차입금 이자비용만 연간 5,000억 원을 육박한다. 연간 벌어들인 영업이익(9000억~1조원)의 절반 이상이 대출 이자로 나가는 셈이다.

현재 두산그룹은 영업으로 번 돈의 상당수가 이자비용으로 빠져나가는 불안한 재무구조로 재무안정화를 최우선 목표로 잡고 있다.

2018년에도 계열사 매각을 통해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접고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은 2017년 주요 자산 및 사업부문 매각 등을 통해 자금 부족분을 충당하고 차입금을 상환했으나, 채무상황 부담 수준을 크게 완화시킬 정도의 차입금 감소는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재무구조 악화에도 오너일가의 꾸준한 배당금 챙기기…회사 힘들다 직원들 내보내며, 정작 오너일가 배당잔치

두산그룹은 2014년 말에 두산중공업에서 200여명을 내보냈으며, 2015년부터는 두산그룹의 2대 축인 두산인프라코어가 대규모 인원 축소에 나섰다.

2015년 2월 180명을 시작으로 9월에 200명, 11월에 450명을 내보냈고, 12월에는 700여명까지 1,530명이 넘게 ‘희망퇴직’에 동의해야 했다.

회사경영 악화를 이유로 직원들을 내보내는 가운데, 오너 일가는 매년 수백억 원의 고액 배당금을 챙겨 비판을 받았다.

㈜두산은 그룹의 지주회사로, 주요 주주가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최대주주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 등 ‘친인척’이 모두 33명이다. 오너 일가 특수관계인이 보통주의 총 44.05%, 우선주의 35.87%를 갖고 있다.

▲ 사람이 미래라는 두산그룹, 하지만 두산은 신입사원조차 정리해고 대상에 올리는 등 미래가 없는 행동을 해 한 때 빈축을 산 바 있다. 사진은 당시 두산그룹 광고

◆ 박 회장 및 오너일가 경영실적 상관없이 매년 배당금만 400억 원 이상 챙겨

박정원 회장은 2014년 두산으로부터 배당금으로만 70억 원을 받았다. 두산은 2014년 당기순이익보다 많은 현금 배당을 나눠줘 100%가 넘는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여기에 보수를 더하면 박 회장 혼자 2014년 100억 원 이상을 챙겼다.

매년 총 현금배당금액의 오너일가 지분율인 44% 단순히 곱해봐도 2014년 총 배당금 827억 원이므로, 오너일가는 363억 원, 2015년에는 배당금 912억 원이므로, 오너일가는 404억 원, 2016년 총 배당금 1,004억 원의 44%로 오너일가 441억 원을 챙긴 셈이다.

여기에 임원을 달고 있는 오너일가 관계자들은 매년 배당금 외에 연봉 및 성과보수까지 더하면, 매년 경영실적과 상관없이 박정원 회장 및 오너일가들이 수백억 원씩 주머니를 챙기고 있고, 회회사 어려울 때 마다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이란 반강제 권고아래 책임을 떠안기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두산그룹은 재무구조악화 상태를 풀지 못하고, 차입금이 수조원에 이르는 가운데 기업의 박회장과 오너일가는 경영책임을 지지 않고 매년 자기 배만 불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들을 비춰보면, 과연 두산그룹이 대한민국 최초의 근대적 기업, 120년이 넘는 우리나라 最古 기업이라 불리우며,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회사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것이 맞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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