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넘게 횡령 눈치도 못채…경찰 계좌동결에 30억 되찾아

▲ 그래픽_황규성 뉴스워커 그래픽 담당

SK하이닉스(대표 박성욱)에 수십억 원에 달하는 횡령사건이 발생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한 매체에 따르면 SK하이닉스 구매직원 A씨가 2016년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3개월 간 반도체 장비를 납품받은 것처럼 서류와 전산을 조작해 두 차례에 걸쳐 50억 원에 달하는 회사돈을 빼돌렸다.

당시 A씨의 직급은 사원·대리급으로 직장 내 말단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가 회사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는 총괄하는 부서 선임이었다. A씨가 이를 악용했다. A씨는 이 기간 경기도 화성시 소재 외국계기업에 30억 원과 20억 원을 이체했는데, 해당 기업이 A씨의 친구가 범행 2개월 전 만든 페이퍼컴퍼니였던 것이다.

A씨는 범행 직후인 2월 퇴사하고 잠적했다. 문제는 SK하이닉스가 A씨가 퇴사한 지 한 달이 넘도록 이 같은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다는 것이다. 3월 자산관리에 들어가면서 뒤늦게 납품받았다는 장비의 실체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경찰은 이달 초 A씨와 그의 친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경찰이 신고 직후 페이퍼컴퍼니 계좌 동결에 나서 SK하이닉스가 30억 원을 되찾았다는 것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 사건 이후 해당부서 담당 팀장을 인사조치하는 등 결재라인을 문책했다고 해당 매체는 보도했다. 또 SK하이닉스 관계자의 말을 빌려 사건 이후 구매업무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부서를 신설하고 범죄예방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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