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패 인물 처벌” 국민청원 등장..경찰에 이어 공정위까지 한진 총수 일가 압박 나서

[뉴스워커_김태연 기자] ‘물벼락 갑질’ 논란에 이어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 어머니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증폭되고 있다.

증언으로만 전해졌던 ‘갑질’이 동영상을 통해 생생하게 드러나자 재벌가 갑질 행태를 처단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분노와 참담함은 커지고 있다.

이에 국민들은 갑질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조씨 일가의 ‘갑질’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으로, 청와대 게시판에도 이명희 씨를 철저하게 조사해 처벌해 달라는 청원이 이어졌다.

한편 갑질 동영상의 논란이 확산되자 관세청과 경찰에 이어 국토부와 공정위까지 한진과 연관된 모든 사정당국이 한진 총수 일가를 압박하는 모양새로, ‘을의 반란’에 힘을 싣는 갑질에 대한 처단 강도가 강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 그래픽_황규성 뉴스워커 그래픽 담당

◆ 직원 밀치고 날뛰고..안하무인격 끝없는 갑질 행패

이명희 씨로 추정되는 여성의 폭행 영상이 공개되자 이를 본 대중들은 “현실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믿기 어렵다”라고 입을 모으며 충격과 분노를 표하고 있다.

지난 23일 공개된 동영상 속 조양호 부인 이명희로 추정되는 여성은 공사 현장에서 이성을 잃은 듯 날뛰는 모습을 하고 있다.

특히 한 여성을 밀치거나 삿대질을 하며 세게 질책했고, 그 옆의 남자 직원이 들고 있던 도면을 뺏어 땅바닥에 팽개쳤다.

이 모습을 보고 있는 직원들은 안하무인 행동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듯 무기력하게 당하고만 있어 대중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24일 오후 SBS 보도 기사에서는 이 이사장이 운전기사에게도 폭언을 한 것으로 방송됐다.

운전기사는 “출근해서 퇴근할때까지 폭언에 시달려야 했다”고 주장했다.

운전기사는 “오전 8시 출근부터 저녁 6시 퇴근때까지 수시로 이 씨의 폭언을 들어야 했다”라고 떠올렸고, 폭행도 여러 번 당했다고 밝혔다.

또한 던진 책에 맞은 눈이 퉁퉁 부어 병원 치료까지 받았었고, 또 다른 운전기사는 이 씨의 상습적 폭행과 폭언을 견디지 못해 운전기사들이 얼마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빈번했다고 주장했다.

24일 오후 JTBC ‘뉴스룸’에서는 조 회장 부부와 관련한 내부 직원의 고발이 방송됐다.

익명을 요구한 직원에 따르면 2011년 조 회장 부부는 한진그룹이 운영하는 제주 칼 호텔의 한 식당을 찾았다.

그런데 예약으로 귀빈석 자리가 없어 일반석을 안내하자 “조 회장이 대한항공 제주지역 본부장 부르고 누구 부르라고 했다. 이어 화를 내며 작은 유리그릇을 식당을 향해 집어던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직원은 “한 직원이 조 회장이 던진 그릇에 맞았으나 그 자리, 상황에서는 아무도 아픈 척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장이 직원들을 폭행했다는 또 다른 주장도 제기됐다.

직원은 “2011년 제주 제동목장 영빈관에서 열린 평창 올림픽 유치 축하연 자리에서 이 씨가 장식과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 욕을 하면서 소리를 질렀고, 화를 못 참은 나머지 총지배인의 다리까지 찼다”고 밝혔다.

그동안 조 회장 일가로부터 갑질을 당하고도 눌러왔던 내부 고발자의 증언과 폭로는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는 시점이다.

그러나 대한항공 측의 반응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라며 시종일관 같은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 끝없는 갑질에 ‘믿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참담함 느낀 여론

대한항공 조 회장 일가로부터 끊임없는 갑질 의혹이 제기되자 이를 지켜보고 있는 대중들은 분노와 함께 “믿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참담한 심정을 표하고 있다.

특히 이 이사장의 동영상에서 드러난 노동자들은 폭행까지 당하고 있었기에 “마치 내 자녀, 내 부모님이 당한 것 같이 안쓰럽다”라며 청와대 게시판에도 조 회장 일가를 철저하게 조사해 처벌해 달라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기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세습 구도가 낳은 이명희 갑질”, “대한항공 회장 일가 처벌” 등 현재 조 회장 일가 갑질 사건과 관련한 키워드로 올라온 청원은 수십여개를 넘어선다.

포털 사이트를 통해 네티즌들의 강한 질타도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rjjj**** 가진 것도 많은 사람들이 왜 그렇게 분노가 많을까”, “wnth**** 저 정도면 분노조절장애급인데 소름돋기까지 한다”, “qqwe****내 가족이 당했다고 생각하면 비참하고 끔찍할 지경”이라며 여러 의견을 달며 분노를 표하고 있다.

◆ 관세청과 경찰 이어 국토부와 공정위까지..강화된 ‘갑질 처단’

대중들의 분노가 ‘재벌계 갑질 폐단을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라는 을의 반란으로 이어지자 관세청과 경찰에 이어 국토부와 공정위까지 한진과 연관된 모든 사정당국이 총수 일가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경찰은 갑질 논란 내사를 벌이던 이명희 이사장의 직원 욕설과 함께 폭행 추정 동영상이 공개됨에 따라 이명희 이사장에 대한 내사를 정식 수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한편 조현민 전무의 휴대전화를 압수, 삭제된 파일을 보원해 물벼락 갑질 폭행을 수습하기 위해 협박과 회유 등이 있었는 지도 낱낱이 검토하고 있다.

폭행 등 혐의에 대한 조현민 모녀 경찰 수사가 이처럼 속도를 내는 가운데 관세청에 이어 공정위까지 한진의 ‘일감 몰아주기’ 비리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대한항공 기내판매팀에 조사관 6명을 보내 현장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내판매팀은 면세품을 관할하는 부서로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기내 면세품 판매 수익이 한진 사주 일가로 부당하게 흘러 들어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밀수와 폭행 등 혐의로 대한항공 모녀가 경찰과 관세 당국 수사 대상에 오른 가운데 공정위 조사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조원태 사장도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로 인해 한진 사주 일가족이 모두 ‘을의 반란’에 힘을 싣는 사정당국의 ‘갑질 처단’ 조사로 인해 속된 말로 탈탈 털리는 신세가 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