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80% 이상 급감했지만 연봉 2억 원여 줄이는데 그쳐

▲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담당

[뉴스워커_이호정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연봉이 지난해 2억 원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브랜드 이미지 추락으로 남양유업의 수익성이 급감한 터라 일각에서는 홍 회장이 자신의 배만 불렸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홍원식 회장은 지난해 상여금 없이 급여로 16억 원을 지급받았다. 이는 전년 19억 원에 비해 13.9% 줄어든 금액이다. 반면 2017년 결산 실적을 바탕으로 지급받은 배당금은 4억 원여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홍 회장이 남양유업에서 지급받은 20억 원은 다른 식품기업 CEO들이 받은 금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경쟁사인 매일홀딩스만 봐도 그렇다. 이 회사 김정완 회장은 지난해 16억 원의 연봉과 5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받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홍 회장에게만 유독 제 배 불리기 급급했다는 평가가 나온 것은 남양유업의 수익성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 남양유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51억 원으로 전년보다 87.9% 줄었고, 순이익 역시 50억 원으로 86.5% 감소했다.

▲ 자료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업계관계자는 “경영자가 경영을 잘해서 연봉을 더 챙겨가는 것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지만 남양유업의 경우 실적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보니 홍원식 회장의 연봉도 따가운 눈총을 받는 것”이라며 “남양유업의 브랜드 이미지가 여전히 ‘갑질’과 오버랩 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연봉 챙기기보다 해당 이슈에서 벗어날 방법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남양유업의 수익성이 지난해 크게 악화된 것은 중국의 사드보복에 따른 분유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 ‘초코에몽’ 등 특정 제품과 임신한 여직원 퇴사 강요 등의 이슈로 소비자의 외면을 받은 게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남양유업의 주가도  지난해 5월 주당 96만 50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하락추세다. 지난 25일 종가는 66만 3000원으로 고점이었을 당시와 비교하면 31.3% 낮아졌다. 하지만 홍 회장이 남양유업 전체 지분의 과반이 넘는 51.68%를 보유하고 있어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한 주가 부양에 나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윤오 신영증권 연구원은 “판매협력조직(대리점)과의 상생을 통한 점유율 회복, 국내 커피믹스 시장의 프리미엄화와 고가 제품의 비중 상승, 분유 수출 판로 및 포트폴리오 확대가 성장 회복의 포인트”라며 “다만 성과가 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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