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치솟아 파산우려 나오고 있는 데도 연봉 늘려

▲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담당

[뉴스워커_이호정 기자] 한국석유공사(사장 양수영) 임직원들이 부실한 해외자원개발사업 인수로 빚더미에 앉았음에도 여전히 방만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벌어들인 수익으로 금융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연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석유공사 기관장이 수령한 연봉은 1억 2403만 원으로 전년보다 702만 원 늘어났다. 또 직원들의 연봉 역시 같은 기간 7260만 원에서 8281만 원으로 1021만 원 증가했다.

이는 경영평가 성과금 감소로 공기업의 임직원들의 연봉 인상폭이 꺾였던 것과 반대된 모습이다. 330개 공기업 기관장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1억 6322만 원으로 전년 대비 201만 원 줄었고, 직원들 역시 6707만 원으로 101만 원 증가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 자료출처_알리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2016년 전직원이 연봉을 10%씩 자진반납해 다른 공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상폭이 높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한국석유공사 직원들의 2016년 연봉은 7986만 원이다. 자진반납이 없었다고 가정해도 지난해 한국석유공사 직원들의 연봉은 전년보다 295만 원 인상돼 공기업 평균을 상회했다.  

물론 평균값이니 만큼 한국석유공사 임직원 연봉과 단순 비교하는데 무리가 있다. 하지만 한국석유공사가 전체적 흐름을 뛰어넘을 만큼 연봉을 인상할 만한 상황인지를 고려하면 납득되지 않는 수준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실제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2조 3125억 원의 매출과 174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순이익은 마이너스(-) 6751억 원으로 적자 상태가 유지됐다.

게다가 부채총계가 16조 8088억 원으로 2016년에 비해 9.5% 줄긴 했지만 자본총계가 2조 4926억 원으로 29%나 급감한 탓에 부채비율도 674%로 145.1%포인트나 상승했다. 이외 장단기차입금 역시 1조 478억 원으로 이에 따른 이자비용만 해도 3921억 원에 달한다. 즉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연봉 인상폭이 과도하다고 볼 수도 있는 셈이다.

업계관계자는 “한국석유공사의 유동성이 개선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파산 우려가 나올 만큼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며 “부채 탕감과 실적을 개선하긴 했지만 이를 이유로 연봉을 늘린 것은 국민들을 우롱하는 처세”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월 양수영 사장 취임 후 임금 반납과 조직축소 등 기사회생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게 그나마 다행스런 행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석유공사는 최근 구조조정을 통해 22개처 110개팀으로 구성된 조직을 18개처 99개팀으로 축소했다. 또 회사 부실 책임을 분담하고자 양수영 사장이 임금의 50%, 3급 이상 임직원들이 10%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이외 캐나다 하베스트 등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타당성 검토를 통해 경제성이 높지 않은 노후 유전은 단계적으로 매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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