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64.3% 급감, 김윤 회장 등 오너 3세 경영인 연봉은 30% 인상

[뉴스워커_이호정 기자] 삼양그룹(회장 김윤, 사진)의 기부금이 1년 새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핵심계열사인 삼양사 등의 수익성 악화가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합작회사들이 승승장구한 덕에 지분법 이익 증가로 순이익이 늘었고, 오너 일가가 챙긴 연봉과 배당금 등이 기부금을 압도하다 보니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비난 여론이 일각에서 일고 있다.

▲ 김윤 삼양그룹 회장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양홀딩스의 지난해 기부금은 연결 기준 23억 9600만 원으로 전년에 비해 64.3%나 감소했다. 이는 캐시카우인 삼양사의 영업이익이 889억 원으로 같은 기간 39.7% 줄고, 순이익이 492억 원으로 51.4% 감소한 것과 무관치 않다. 실제 삼양사의 기부금 역시 수익성 악화로 인해 14억 2900만 원을 기록, 2016년에 비해 75% 줄었다.

그룹 매출의 과반이상을 차지하는 계열사의 수익성이 악화됐으니 기부금을 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던 상황으로 볼 수도 있는 셈이다. 하지만 순이익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휴비스와 삼남석유화학, 삼양화인테크놀러지 등 합작회사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지분법 이익이 지난해 80억 원으로 2016년보다 153.5% 늘면서 순이익이 672억 원으로 3.1% 증가했기 때문이다.

물론 기업의 기부금 지출이 강제돼 있는 사항도 아닌 만큼 내부사정에 따라 충분히 조정될 수도 있다. 하지만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을 비롯한 3세 경영인들이 지난해 지급받은 연봉과 배당금이 기부금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보니 일각에서는 ‘제 배 채우기에 급급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 자료_금융감독원

실제 김윤 회장은 지난해 21억 원여의 연봉과 함께 배당금으로 9억 원여를 수령했다. 이는 2016년에 비해 25.1% 증가한 금액이다. 또 김원 부회장과 김량 부회장 역시 연봉과 배당금으로 23억 원과 20억 원여를 받아 각각 19.8%%, 18.1%씩 늘었다.

간단히 이들 3세 경영인이 지난해 지급받은 연봉과 배당금 총액만 해도 72억 원으로 기부금(67억 원)보다 5억 원여가 많다. 또 대상을 삼양그룹 오너 일가로 확대하면 이들에게 지급된 연봉과 배당금은 약 130억 원 수준으로 기부금 대비 5배나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관계자는 “김윤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연봉이 늘어난 가운데 기부금은 줄다 보니 뒷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분법 이익을 제거하면 사실상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었던 만큼 개선되면 기부금도 다시 늘리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어 “김윤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오너 3세 경영인들이 책임경영을 위해 올 초 삼양사 등 계열사로 자리를 옮긴 만큼 삼양홀딩스의 올해 실적에 업계의 관심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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